순수산 이야기[1]/여행, 떠나는 기쁨

무등산 옛길 따라(사도반 산행 1)

순수산 2010. 11. 17. 09:19

<사도반 11명 중 6명 참석>

출발~~

 

                                      ○언  제 : 2010. 11. 13(토)  오전10시 ~ 오후 6시

                                      ○코   스 : 무등산장 버스 종점(원효사)-무등산 옛길-서석대-입석대-장불재-중머리재-증심사(왕복8시간)

                                      ○누구 랑 : 사도반 제자들 6명

 

 

 

사도훈련을 받고 있는 제자반 11명 중 과반수를 넘은 6명이 선조들이 거닐었던 무등산 옛길을 갔습니다. 

늘 밤에 만나 수업을 하기에 이렇게 교제하는 시간이 부족한 저희에게 오늘과 같은 날은 소풍가는 날과 같습니다.

우리는 이 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얼마나 재미있을까...그냥 있어도 좋은 사람들인데...자연과 함께 하니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우린....아주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가자고 했습니다. 이또한 재미라면 재미지요. 오고가는 사람, 배경을 맘껏 구경할 수 있잖아요.

교회에서 9시에 만나 버스(7번, 1187번) 두번을 갈아타서 무등산장 원효사에 도착했습니다.

<몇년 만에 만원 버스에 시달린 울 반장님과 임산부는 멀미증세로 산에 오르기도 전에 한고비를 겪었습니다.>

 

 

이정표를 보자마자 사진기를 들이밀었더니,

미소가 이쁘고 귀여운 동생이 인간 이정표가 되어줍니다.

"언니~ 나를 이쁘게 찍어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 동생은 늘 열정이 뿜어져 나와 저에게까지 전해주는

마음 따뜻한 동생입니다.

 

 

그에 질새라, 이 동생도 참 훈훈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동생입니다.

교회에서 울 황제를 만나면~~

"형부~ " 하며 친형부를 만난것처럼 반가워 달라붙습니다. ㅋㅋ

사실 집사님~ 한 것보다 훨씬 더 정겨운 호칭입니다.

 

 

 

무등산에는 숱하게 올라갔지만 이렇게 옛 선조들이 거닐었던 옛길은 처음입니다.

숲이 우거져 하늘이 보이지 않는 조용하고 아늑한 숲길이였습니다.

우리 여섯명은 산행 초입부터 쫑알쫑알 할 말들이 많습니다.

 

"언니야~ 나는 대학 다닐때 와보고 처음이니...한 20년 되어간다."

"언니야~ 너무 좋다. 우리 계절마다 꼭 또 오자."

 

졸망졸망한 아이들 키우느라 산행이 오래만인 동생들이

나를 보며 너무 좋다고 행복해합니다.

 

 

 

락&락 보온병 2개에 원두커피를 타온 동생이 행복해하며 커피를 따라줍니다.

"언니야~ 여기서 좀 쉬었다 가자. 응~"

언제 정상까지 갈련지 쉼터만 나오면 일단 의자에 앉고 봅니다.

 

 

모였으니 또 사진찍고~~~

울 반장님이 싸오신 보이차도 마시고, 동생이 싸온 말랑말랑한 3종세트 떡도 먹었습니다.

떡이 월매나 맛있던지...집에 도착하면 다들 사서 들고 가자고 할 정도였습니다.

 

 

 

 

주변 경치를 볼 정도로 탁 틔인 길이 아니기에 오로지 앞만 보고 계속 걸었습니다.

단풍은 별로 없었지만 우리들의 마음이 뜨겁고 빨간 단풍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추울가봐 목폴라에 바람막이를 입고 갔더니..얼굴 가득 땀이 비오듯 흐릅니다.

"언니야~ 나, 요즘 땀 흘릴 일 없었는데, 이렇게 땀을 흘리니 기분이 좋다~"

 

제가 워낙 걷는 속도가 빨라 앞장서서 올라가니 뒤에서 뛰어오는 동생들이

"언니야~ 좀 천천히 가자." 며 달려옵니다.

저도 함께 두런두런 얘기나누며 걷고 싶은데, 어느 순간 저는 또 앞장서서 걷고 있습니다.

이것 고치기 힘든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어찌 하겠습니까~~~

그렇게 생겨먹었는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