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걸어서 회사까지

순수산 2011. 1. 3. 08:56

 

 

동화속으로 걸어갑니다.

 

 

 

2010.12.31 06.35

 

눈이 내렸다. 그것도 아주 많이. 방송에서는 30센치미터가 내렸다고 했다. 순간 갈등이 생긴다. 추우니 차를 갖고 출근할까, 아니면 미끄러우니 그냥 걸어갈까.....

어제 차를 갖고 출근했는데 40분이 걸렸다.(평소 10분 거리인데...)

좋다, 오늘은 등산간다는 생각으로 걸어가자. 출근길이 아니라 등산길이라 생각하자. ㅋㅋㅋ

 

2010.12.31 07.38

 

보는 눈은 아름답다. 베란다 창가에 가서 사진을 찍는데...왜그렇게 즐거운지....괜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등산복을 입고 마스크을 쓰고(감기가 덜 나았다) 마스크로 인해 안경에 습기가 차므로 안경은 케이스에 넣어 가방에 담았다. 그리고 가죽장갑에 빠뜨릴수 없는 카메라....

 

울황제한테 내가 사 준 <시크라멘>도 한 장 찍어줬다. 

 

그럼 걸어서 회사까지 출발~~~~~~~~~ 

 

 

차를 두고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도로는 한가했다. 차는 정체되지 않았다. 단.....버스정류장에 사람들로 북적댔다.

나는 사람들 구경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혼자만의 즐거운 길을 떠났다.

 

 

뽀드득 뽀드득 이런 소리가 내 귀를 즐겁게 한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빨리 출근하여 제 사업장 앞을 열심히 쓸고 있다.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사업장은 잘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캬~~~~~~~~~눈의 나라에 온 것 같다.

그런데....인도로 가야 하는데 발을 어디에 놔둘지 모르겠다. 푹푹 눈에 빠진다.

겨우 먼저 걸어간 선각자(?)의 도움을 받아 그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 걷는다.

해찰하다간 바로 눈에 빠질 태세다.

 

 

 

 

 

평소 이 길을 꼭 걷고 싶었다. 푸른 잎이 무성할때 사진도 찍고 싶었는데...항상 운전하면서 그저 바라만 봤는데...오늘은 원없이 걷는다.

 

 

 

학창시절...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이런 나무 그림을 그렸던 것 같다. 나무 한쪽이 눈으로 덮혀있는 그림을 그려 칭찬받았던 그시절~~~이 아련히 떠오른다.

 

 

갑가지 사이렌 소리를 내더니 이렇게 제설차가 눈을 쓸고 간다. 대신 옆으로 튀긴 눈은 맞아야 했다. ㅋㅋ

 

빠른 걸음으로 걷다보니 등에서 땀이 나온다. 그리고 사무실도 눈에 보인다.

미끄러지지 않고 한 40분 정도 정신없이 걸었던 것 같다. 우리 사무실 동네에 이렇게 벽화가 있는줄은 몰랐다.  꽤 괜찮은 동네이다. ㅋㅋ

 

 

 

이 길을 따라 걸으면 선비를 만날 것 같다.

 

드디어~~~~~~~~~

 

 

사무실 주차장에 도착했다.

업무용 차량은 눈속에 파묻혀 있고...

먼저 온 후배동료가 걷기 편하게 삽으로 한 줄을 만들어놓았다.

 

열심히 일한 "당신(삽)" 이제 쉬어도 된다.

 

 

 

 

 

히야~~~~~~~~

사무실에 도착했다.

 

"장대리, 걸어서 회사까지 온 이 특별한 날 찍어주라~~~"

 

저 이렇게 삽니다.

 

오늘 걸어서 회사까지 오면서 일석삼조의 맛을 봤다.

 

 

이 추위에 씩씩하게 걸음으로 땀나서 운동했지.

기름도 나지 않는 우리나라....기름값 절약했지.

평소 아쉽게 지나쳤던 배경사진 원없이 찍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