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못 먹어본 음식이 더 맛있어 보인다

순수산 2011. 4. 4. 23:33

    

이외수님의 책에서 이 글귀를 읽은 기억이 난다.

방 칸막이로 이렇게 멋진 글을 옮겨놓은 센스~~~

 

 

사무실 실장님이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강력추천 한 음식점을 소개시켜줬다.

"하늘 위에 강태공"

회정식 식당이라며 우리 사무실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지난 토요일 저녁 8시에 아들은 찬양연습차 교회에 가고

모처럼 울황제와 둘만이 오붓한 외식을 하고자 찾아갔다.

 

"예약하셨습니까?"

우리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서빙하시는 분이 물어본다.

"예약 안 했는데요."

"손님 죄송한데 오늘 재료가 전부 떨어져서 받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아쉬운 마음에 명함만 들고 다시 나왔다.

과연 얼마나 맛있고, 그에 비해 얼마나 착한 가격이면 이렇게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을까...

못 먹어본 음식이 더 맛있어 보이는 것은 당연하겠지.

.

.

.

외식하자고 나갔는데, 그냥 집에서 먹기가 뭐해서 우리는

집에서 가까운 음식점을 들어갔는데, 자리가 없어서 번호표를 받고 또 기다렸다.

사실 남들은 진작 유명한 음식점이라 알고 이용했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제 알게 된 것이다.

ㅋㅋㅋ

 

식사 후 만족 100%인 샤브샤브 전문 음식점은 다음에 기록하기로 하고...

재료가 떨어져서 문전박대당한 강태공~이곳을 꼭 가보고 말테야, 생각했는데,

 

오늘 사무실 점심식사를 강태공으로 가서 먹었다.

11시에 미리 예약을 필히 해놓고...12시에 도착했다.

 

다섯 명이 갔는데, 1인분에 10,000원이니 아주 착한 가격이다.

나오는 메뉴들을 보니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이 좋아할 메뉴이다.

정작 회는 몇점 되지 않는데 회정식이라는 말은 좀 그랬다.

 

그래도 늘상 점심식사로 무엇을 먹어야 할까, 고민을 했는데,

오늘은 좀 색다른 점심을 먹게 되어 행복하다.

 

 

 음식 담은 그릇이 예뻤다

시금치 콩나물을 넣은 된장국이 맛났다 


회정식으로 나온 전식 메뉴들이다.

보시다시피 여러가지를 고루고루 먹을 수 있다는 점...

 

11시에 이름까지 남기며 예약을 했는데,

우리 예약방에 다른 손님들이 앉아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도 바쁘니 식당 종업원 실수로 잘못 알려준 것이다.

 

우리가 먼저 예약한 관계로 종업원은 기존에 앉아 있던 손님들을 홀로 쫓아내고

우리보고 이 자리를 앉으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주 불친절하게(소리를 탁탁 내며) 기존 셋팅된 앞접시 등을 치우면서

새롭게 셋팅해준다.

 

 

 꽁치구이

 떡 튀김~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점도 불친절하면

좋은 맛을 느낄수 없다.

음식점에 손님들로 북적대려면

 

1. 친절

2. 음식맛

3. 아주 특별한 차별화된 음식(동치미, 김치, 등)

주 메뉴보다는 특별한 음식을 먹기 위해 찾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

 


 

 부침개

골뱅이 초무침 

 

회가 나오기 전에 부지런히 에피타이저를 먹고

뭐 여기에서는 에피타이저라기 보다는 이 메뉴들이 주 메뉴처럼 느껴진다.

왜냐면..

회정식에 회가 별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당 회  다섯점... 

월남쌈 


그리 양은 많지 않지만 여러가지를 먹다보니

서서히 배가 불러온다.

나중에 매운탕이 나오면 먹을 수 있을지 ...

그러나,

 

 

 잡채

가오리 찜

 

전식을 다 먹고 매운탕을 기다리는데 그 시간이 좀 걸렸다.

배부르게 먹었던 음식들이 아주 조금 소화가 된 후

매운탕이 나온 것이다.

그러니,

우린 밥 공기 하나에 매운탕을 또 먹었다.

이 집의 특징은

공기에 밥이 1/3밖에 담겨 있지 않았다는 것.

여자들이야 적정 양이지만 남자들은 공기 추가를 시켜야 할 판이다.

그래서 우리 남직원도 공기 추가를 시켰다.

또한 밥 반찬이 좀 부실했다.

마지막까지 좀 더 신경을 썼다면 훨씬 좋은 기억으로 남았을텐데...


 

 한치 만두

매운탕


 

나는 이 음식점에 별 다섯개 중 몇개를 줄 수 있을까?

★☆

 

 

못 먹어본 음식..먹어보니 이젠 덜 맛있어 보인다.

그래도 누군가와 또 함께 가보고 싶은 곳이다. 

 

'순수산 이야기[1] > 생각, 사유의 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나, 길거리 카페에서 차 한잔  (0) 2011.04.07
셀 가족을 위한 간식  (0) 2011.04.06
엄마표 점심  (0) 2011.04.01
거실을 서재로  (0) 2011.03.29
한새봉 봄맞이  (0) 2011.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