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거실을 서재로

순수산 2011. 3. 29. 16:04

 

 

 

TV를 거실에서 안방(나의 서재 ?)으로 옮겼다.

그 자리에 책장을 하나 더 놓아 뒤죽박죽 여기저기 쌓여있던 책들을 제자리에 줄맞춰 놓았다.

아직도 여기저기 나눠져 있던 책들은 또 어찌 해야 되나...

한번 읽으면 다시 읽기 힘든 책들이 공간을 차지하면서 그리 넓지 않는 집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나에게 힘을 주고 용기를 준 책을 버리기에는 매정한 것 같아서. 

 

이 중에는 읽지 않은 책들이 훨씬 많다.

언제 시간 나면 하나하나 읽어야겠다.

 

주말과 주일 잠깐 보는 TV는 우리집의 애물단지가 되어 덩그러니 거실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과감히 뒷전으로 물러났다.

 

 

 

2002년부터 매년 우리집의 미미하고 소소한 얘기거리를 담아 철해 놓은

나의 보물 2호 <순수산 가족신문>이 벌써 10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가족신문...이라는 것이 지극히 우리집 가정사의 얘기므로

타인들에게 별 의미가 없겠지만

1년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우리가정의 히스토리라 우리에겐 의미가 크다.

1년을 투명화일 40페이지 분량에 다 넣으려니

매월 A4 용지 5내지 6면씩 작성한다.

넘쳐나는 기사로 항상 지면이 부족한 것이 탈이다.

궂은 일보다는 좋은 일만 담아 놓고 싶다.

간간히 나의 지인들의 얼굴도 수록되어 있으니

어느날 우리집을 방문하여 본인의 얼굴을 찾아낸다면

얼마나 재미 있을까.

처음에는 우리가족 셋이 나눠서 신문을 만들어갔는데,

지금은 모든 것이 내 차지가 되었다.

 

 아들이 장가 가서 손주 낳아주면

손주와 가족신문을 읽으면서

니네 아빠가 초등학교 때 이랬단다.

니네 아빠가 고등학교 때 이랬단다.

하며

추억여행이나 떠나야지.~~

 

 

 

 

평소에도 미니도서관 분위기가 난다는 거실을 업그레드 시켜서

거실을 서재로 만들었다.

웬지 앉아 있으면 책을 읽어야 될 것 같은 분위기...

굿~이다.

 

 

며칠전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7층 딸부자집 선생님이 시골에서 갖고 오셨다고

울황제한테 무  2개를 주셨단다.  하나는 냉장고 서랍에 넣어놓고

하나는 보는 재미로 물에 담아 놓았더니, 쑥쑥 컸다.

어느날 못본 사이에 꽃까지 피우는게 아닌가.

얼마나 기특하고 이쁜지...

물만 먹고도 잘 자라는 이녀석...

이것을 유채꽃이라 하나???

 

 

 

유채꽃을 직접 본 적이 없어서 어림짐작으로 그려려니 생각해본다.

 

앞으로 거실겸 서재겸 도서관이라 생각하며 이곳에서

우리가족 많은 책을 읽을 것이며

아들은 공부도 하고, 과외수업도 하고

온가족이 대화도 많이 나누는

웃음꽃 피는 생각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리라.

 

TV를 안방으로 옮기고 책장을 넣고 책을 정리하면서 끙끙대던

울황제

"일을 크게 벌리지 마라."

"살림 옮기는 것 쉽지 않다."

투덜대더니만....

지금은 본인이 가장 만족해하며 잘 사용하고 있다.

 

조강지처 말 잘 들어 손해보는 남편 없다.

나이 먹을수록 아내말씀 명심하며 잘 새기자.

이런 표어를 급조해본다.

하하하

 

 

TV !!!

이제 너는 한물 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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