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꽃의 정체는 무엇일까?
꽃일까? 아니면 나무일까?
꽃나무?
10 여일 전부터 활짝 핀 이꽃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사무실로 출,퇴근하면서 하루에 두번씩 보지만 정작 만지지도 못했고 어떤 꽃인지 알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차를 갓길로 주차해놓고 사진을 찍기엔 위험천만한 도로이다.
어제 퇴근하는 길에 멀찍하니 주차해놓고 걸어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막상 운전하고 가다보면 내리기가 싶지않다.
그런데...
오늘 점심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던 차 우리집 동네 대박 추어탕집으로 가자고 내가 그랬다. 꿍꿍이 속이 있었던 것이다.
혹시 몰라 카메라를 챙겨서 회사차에 네명이 타고 씽씽 달렸다.
식당에 가면서 다시 한번 쳐다보니 그 간절함이 극에 달했다.
내 꼭 오늘은 만져볼꺼야~~
< 한동안 이녀석한테 마음을 홀딱 빼꼈다.>
우리교회 바로 옆, 이런 시간에는 처음가는 추어탕집...낮시간에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은 몰랐다.
주 메뉴가 나오기 전에 삼합이 나온다는 것과 압력솥에 밥을 고슬고슬 해주고 누룽지까지 준다는 것 외에는 큰 이유가 없는데 사람이 참 많다.
빈자리가 없을 정도이고 점심 먹으러 오는 사람이 밖에서 기다릴 정도였다.
우리는 다행히 자리에 앉아 모처럼 삼합을 먹고 사람들의 웅성웅성 소리에<약간 소음에 가까운> 어떻게 추어탕을 먹었는지 모르게 먹었다.
오랜만에 참 맛난 점심을 먹었다. 먹는 것보다 이렇게 짧은시간이지만 밖에 나왔다는 것이 행복했다.
"공팀장님~ 사무실 가는 길에 31사단에서 저를 내려주세요~"
"왜요? 걸어오시게요?"
"네~ 꼭 만나봐야 할 녀석이 있습니다."
"언니, 그럼 같이 내려요. 그렇지 않아서 운동삼아 걸어가고 싶었어요."
"그래, 그럼 같이 내리자고..."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은 시원했다.
우리는 신호등 근처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고 그렇게 그리워했던 꽃한테 갔다.
"뭔 우산을 들고 내렸어?"
"얼굴이 햇살에 그을리잖아요."
사무실 차량에 비상용으로 있는 우산을 양산 대용으로 갖고 장대리가 내렸다.
"야, 그래도 검정우산은 좀 그렇다. 나랑 멀찍허니 떨어져서 걸어라."
"왜요?"
"비만 오면 머리 풀고 출현하는 사람있는데, 요즘은 햇살이 따사로우면 검정우산 들고 출현하는 사람이 생겼다더라. 그러니...ㅋㅋ"
우리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호호하하 즐겁게 걸었다.
꿋꿋하게 검정우산 쓰고 걸어가는 장대리...
햇살 뜨거운 날 우산 쓰고 돌아다니는 사람 있으니 조심하길...
ㅋㅋㅋ
운전할때는 빨간꽃이 꽃잔디인줄 알았는데, 아니다.
이 녀석도 꽤 멋진 놈이다.
자주 보는 노란꽃
캬~~~~~~~~~
신기한 꽃을 발견했다. 꽃의 지름은 0.5센치나 될까...
희안하게 생긴 아주 작은 꽃이다. 다른 꽃사진을 찍고 있으니 앞장 서서 걸어간 장대리가 이 꽃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으란다.
예쁘다.
31사단 화단을 따라 걸으며 우리는 아주 작은 꽃을 발견하는 족족 사진을 찍었다.
눈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어느새 꽃향기가 솔솔 내 코를 간지럽게 한다.
어라, 목단 비슷하게 생긴 이녀석도 때깔이 참 곱다.
꽃술은 더 신기하군. 조금만 곁을 살펴도 이렇게 멋진 것이 지천에 깔렸다.
꽃하고 놀면서 15 분쯤 걸었을까, 우리 사무실이 눈에 들어온다. 근린공원으로 들어가니 꽃 지름이 0.5센티도 안되는 꽃을 또 발견했다.
이 꽃은 돋보기로 봐야 할 정도로 아주 작았다. 남들은 그냥 풀이라고 생각할 가장 작은 꽃을 둘이 발견하고 기뻐했다.
사랑과 관심을 갖고 보면 예쁘지 않는 것이 없다.
정말로 간절히 원하면 얻게 된다.
나는 그 무엇을 얻기 위해 간절히 원했으며, 또한 열심히 노력은 했던가!
근린공원을 한바퀴 돌고 5분 거리에 있는 사무실에 도착하니 사무실 주변 휀스 옆 덩굴장미가 벌써 피었다.
이제 한동안 붉은 장미를 보며 사무실 출입이 행복하겠다.
사무실 화단에서 또 작은 보라꽃을 발견했다. 꽃에 물을 주면서 흙이 잎에 튀어 좀 깨끗하지는 않지만
분명 그냥 스쳐지나가면 모를 아주 작은 꽃을 보았다.
이녀석을 깨끗하게 씻기면 또 얼마나 이쁠까.
"사무실로 걸어서 오니 아까 먹었던 추어탕이 벌써 소화가 다 되었어요."
점심 먹고 20 여분 걸어오니 운동도 되고 따사로운 햇살도 받아 건강해진 기분이다.
그리고 훨씬 기분도 업된다.
이렇게 행복한 시간~ 내일도 또 기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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