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딸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순수산 2011. 7. 22. 09:16

 

 

 

아들을 키워서 사춘기가 되면 남남이 되고

군대에 가면 손님, 장가가면 사돈이 된다.

 

 

아들이 어릴때는 1촌, 대학가면 4촌, 군대 다녀오면 8촌,

장가가면 사돈의 8촌이 된다.

서울서 살면 동포, 이민가면 해외동포가 된다.

 

 

딸 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

딸 둘이면 은메달,

딸하나에 아들 하나면 동메달,

아들 둘이면 목메달

아들 셋이면 거꾸로 목메달이 된다.

 

 

장가간 아들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되고

며느리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딸은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다.

 

 

출가하면 아들은 큰도둑

며느리는 좀도둑

딸은 예쁜 도둑이 된다

 

 

남편은 집에 두면 근심덩어리

데리고 나가면 짐덩어리

마주 앉으면 웬수덩어리

며느리에게 맡기면 구박덩어리

 

 

잘난 아들은 국가의 아들

돈 잘버는 아들은 사돈의 아들

빚진 아들은 내 아들이 된다

아들에게 재물을 안주면 맞아죽고

반만 주면 졸려죽고

다주면 굶어 죽는다

 

 

 

 

 

가거도에 살고 있는 둘째 동서가 이번에 세째 딸을 출산했다.

몸도 약하고 노산으로 힘들었을텐데 순산을 했다니 무척이나 축하할 일이다.

그런데..

이미 딸이 둘이나 있으니 아들을 낳았으면 했나보다.

그렇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은 미련이 남고 부럽다.

나는 딸 가진 아빠도 아니고 엄마가 가장 부럽다.

그래서 주변에 이런 엄마들 보면 나는 항상

"얼마나 좋으세요~부럽습니다."

자동으로 나온다.

 

혹시라도 동서가 서운할까봐 축하금에 짧은 편지를 써서 담아주려고 했는데...

센스 500단의 울황제가 어디서 이런 센스만점의 글을 봤는지...

타이핑해서 제수씨한테 주란다.

울황제의 살가운 마음이 보인다.

<내가 늦둥이 딸을 낳아봐~~~ㅎㅎ>

 

나는 아들만 달랑 하나 있는 엄마다.

일명 "목메달"이다.

그래서 나는 외친다.

딸보다 더 훌륭한 아들로 키우겠다고...ㅋㅋ

 

<혹시라도 이 글은 울아들이 안봐야 하는데...뭐 볼일도 없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