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남 2녀를 둔 우리엄마
오빠는 직장이 먼 곳이라 자주 못오고
남동생은 늦게 퇴근하므로 자주 못오고
결정적으로 엄마의 대소변을 받아내기에는 두 아들은 적격자가 못된다.
아침 9시 부터 내가 퇴근할때까지 올케가 엄마를 간호하고
내가 퇴근해서 엄마병실에 가면 올케는 집으로 퇴근하면 그때부터 내가 다음날 올케가 올때까지 엄마를 간호한다.
토,일요일도 근무가 걸리는 살인스케쥴의 여동생은 어린 두조카 때문에 도저히 시간을 내기가 힘들기에
토요일 하루 정도 퇴근한 후 엄마 병실에서 잔다.
병실의 방문객들을 보면 머스마들은 별로 없고
오더라도 툭툭 한마디씩 던지는 말에는 정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코골이선수 할머니의 둘째아들은 딸같은 아들이라 며느리보다 더 살갑게 어머니를 챙긴다.
그래도...딸들이 "엄마~ 엄마~" 해가면서 살갑게 어루만져 준다.
아빠한테는 아들이 최고일지 몰라도
엄마에게 딸은 최고 중에 최고다.
그런데, 어쪄랴~
나는 아들만 달랑 하나이고
여동생도 아들만 둘이고
올케도 아들만 하나이니...
(우리집은 딸이 귀하디 귀한 집이다)
우리는 안아프면서 건강하게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
멋없고, 정없고, 살갑지 못한 아들들의 병간호를 받고 싶지 않으니까!
어제 대중탕 찜질방에서 한주의 피로를 풀고 있는데, 초면인 엄마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울엄마 병간호 얘기를 하게 되었다.
"그래도 친정엄마는 복 받은 분이시네요~ 요즘 자식이 있어도 부모 병간호 안하는 사람 몇명을 봤습니다.
병들고 힘 없으니 자식들이 천대하더라구요. 그 모습을 직접 보니 너무도 불쌍하더라구요."
상황이 되지 않아 어쩔수 없이 부모님 병간호를 못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세사람이 스케쥴 조정해가면서 엄마를 간호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엄마 간호할때 우리서로 지치지 않도록 새 힘을 불어 넣어주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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