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쭌 과 껀]
지난 주에는 교회 고등부 반별모임이 있어서 우리반(3-1반)이 함께 모였다.
2012년 1월 1일부터 교회 고등부 교사로 아이들을 섬기게 되었는데,
나는 3학년 남학생 4명을 배정받았다.
(아들만 달랑 하나 키워 본지라 남학생으로 배정해 달라고 부장쌤한테 말씀드렸더니, 턱하니 3학년을 맡으라 하셨다)
"여학생을 배정해달라고 하지 왜 남학생을 배정해 달라고 했어?" 울황제가 말하길래~
딸을 키워보지 못한지라 오히려 여학생들의 심리상태를 내가 잘 몰라서리...
또한 무뚝뚝하지만 깔끔하고 할 말만 단답형으로 하는 울아들한테 익숙한지라
나는 남학생을 훨씬 편할 것 같아 배정해 달라고 했다.
이제 한달이 막 지난 지금...
어쩜 내가 낳은 아들마냥 귀엽고 예쁘던지...
잘한 일이 있으면 칭찬을 엄청 해준다. 그리고 정말로 하고 있는 것 보면 귀엽다.
(내가 나이를 먹은겨~)
키는 180 미터 넘어 내가 올려다 봐도 이녀석들은
내 아들처럼 예쁘다.
"아들들아~ 날씨도 추우니 우리 고기 먹으러 가자. 어때?"
"네~ 쌤 저는 뭐든지 잘 먹습니다."
우리반 "홍"이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한 관계로 불참하고 대신 다같이 친구인 울아들을 차에 태웠더니,
아이구 차가 좁아서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나는 내 차가 이렇게 작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ㅎㅎ
[찐 과 윤]
사진 찍기 싫어하더니 녀석들은 눈빛이 다들 제각각이다.
식성이 왕성한 열아홉살,
누룽지 반그릇 겨우 비우고 있는데,
이 녀석들은 밥공기 2그릇씩을 뚝딱 비웠다.
어찌나 먹는 모습이 예쁘던지...
자식 입 속에 들어가는 숟가락만 봐서 배 부르다더니...
ㅎㅎㅎ
[나이를 먹은겨~ 아줌마 포스 절절~]
밥을 먹고 헤어지기 아쉬워 내가 탁구를 치자고 제안했다.
"쭌~ 너는 언제 탁구 쳐봤어?"
"초등학교때 치고 오늘이 처음이예요."
"헐~~~"
"껀, 너는 언제 탁구 쳐봤어?"
"저는 중학교 2학년때 치고 정말로 오랜만이예요."
아이들이 이런 운동할 기회가 얼마나 있었을까.
학교와 학원을 다니느라 정작 이 아이들은 운동다운 운동은 거의 못했으리라.
특히나 남학생들은 학교 점심시간때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정도
얼마나 운동이 하고 싶었으면,
시간이 아까워 점심을 거르고 운동을 하다가
탈진으로 보건실에 가서 응급처치를 받았던
울아들처럼...ㅎㅎ
휴식을 취한다는 것이 고작
tv를 본다든지, 아니면 스마트폰을 갖고 논다든지
컴퓨터 게임을 한다든지, 아니면, mp3 음악을 듣는 정도였을 것이다.
다들, 설레는 마음으로 탁구장으로 갔다.
아예 탁구를 못친다는 찐~이 점수를 메기고
나를 포함해 우리 넷은 복식으로 게임을 여러번 했다.
탁구실력이 그렇게 좋지 않는데, 우리팀이 계속 이겼던 것은
아이들이 그만큼 오랜만에 라켓을 잡은 이유였으리라.
오랜만에 운동을 했더니, 기분 좋은 땀을 흘렸다.
정말로 많이 웃고 훨씬 친해졌던 귀한 시간이였다.
"아들들아,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점심때라도 시간 내서
교회 탁구장에 와서 1시간씩 탁구치면 훨씬 공부도 잘 될꺼야."
"쌤~ 탁구 치니까 진짜 좋네요."
"그럼 우리 다음에 또 하자."
'순수산 이야기[1] > 생각, 사유의 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길, 안전운전 필수! (0) | 2012.02.09 |
---|---|
죽을 때 후회하는 5가지 (0) | 2012.02.08 |
한나, 라라, 순수산 레몬테이블에 앉다 (0) | 2012.02.04 |
인간은 자신이 결심한 만큼 행복해진다 (0) | 2012.02.03 |
추억은 우주에서 하나밖에 없는 값진 재산 (0) | 2012.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