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눈길, 안전운전 필수!

순수산 2012. 2. 9. 10:02

 

[2012년  02월  09일  07:58  아파트 베란다에서]

 

 

어제 눈이 많이 오긴 왔나 봅니다.

사무실에 콕 박혀 컴퓨터 쳐다보며 일만 하고 있었으니, 도로가 그렇게 콩콩 얼었는지는 몰랐습니다.

밖에서 일보고 온 직장후배가 사무실 주차장에 주차된 제 차에 쌓인 눈을 한참이나 털어내고 사무실에 들어온지 모르고,

"주차장에서 한참이나 뭐하며 늦게 온거야?"

"언니 차에 눈이 하도 많이 쌓였길래~ 눈 치우고 왔어요."

"이쁜 것...여기 간식 먹어. 수고했어~"

 

여기까지는 제 차가 호강을 했습니다.

본인 차도 눈 치우기 귀찮은데, 마음씨 고운 울 여직원이

제 차의 눈까지 치워 주었으니까요.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워 퇴근 10분 전에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사무실에서 100 미터도 못가서 약간 내리막인데, 도로 양쪽에 주차가 되어있어서 길이 좀 좁았습니다.

차 한 대 겨우 빠져 나가는 길인데, 뭣이 급한지 아래서 택시가 올라오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내리막이라 내 차가 빠져 나가고 올라오면 될 것 같은데,

택시야, 한시가 바쁜 차랑이라 마구 들이대더라구요.

순간, 접촉사고가 났습니다.

올라오는 차량 피한다고 브레이크 살짝 밟고 핸들을 살짝 틀었더니,

미끌리어 꽝~

 

원인은 눈길이라 미끄러워 어쩔수 없는 상황이였습니다.

도로는 꽁꽁 얼고 그 위에 계속 눈이 쌓였으니, 평소보다 더 조심히 운전을 했어야 하는데,

제 실수가 컸지요.

운전할때 외제차, 택시, 덤프트럭을 항상 조심하라는 울황제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아파트 앞 눈 쌓인 근린공원]

 

 

감사하게도 골목길이라 큰 충돌은 아니였고,

인사 사고 전혀 없었으며, 상대 차량은 기스가 살짝 났습니다.

제 차는 앞 범퍼가 조금 파손되었구요.

카메라로 상대차량을 찍고, 제 차량도 찍었습니다.

운전하면서 접촉사고 한두번씩 있는지라, 운전하다보면 일어날수 있는 일...

그 상황에서 침착하게 하려고 무던히 애를 썼습니다.

택시기사 아저씨보다 더 침착하려고 애를 썼구요.

사고 처리 및 수습하느라 밖에서 30분 가량 추위에 떨었더니...손이 다 곱았더라구요.

결국 나는 울황제한테 전화연결을 해서 택시기사 아저씨랑 통화하게 했고

보험처리 하기로 결론을 맺었습니다.

 

 

 

 

 

내 차로 운전하면서 뭔 일만 생기면 남편한테 의지하고

연식이 오래된 차라, 어디에 무슨 고장이 생겨도 또 남편한테 의지하고

다른 일에는 똑똑하다는 말 들으면서 왜 차량에 대해서는 남편한테 의지하는지...

머리 복잡하니 거기까지 세세히 알고 싶지는 않으나

여하튼 남편한테 미안한 생각이 불쑥 들었습니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평생교육이란 말....

살면서 우리는 수시로 수업료를 납부합니다.

공짜 수업은 수업내용도 빨리 잊겠지요.

비싼 수업료를 내면 그 수업 내용에 대해서는 오래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어제의 접촉사고도 내 인생의 한 조각이고, 이것으로 인해 저는 또 깨달음이 있었구요.

 

그러나

어제의 꿀꿀한 기분으로 오늘 새롭게 시작하는 하루를 망칠수는 없지요.

오늘은 제 인생에서 또 특별히 멋진 날로 기록하고 싶거든요.

오늘 아침, 다시 떠오르는 태양을 찍으면서 제 마음을 새롭게 다잡아 봅니다.

 

 

 


 

“러시아 유학 당시 교수님께 물었어요. ‘선생님, 전 왜 이렇게 힘든가요?’

선생님이 답대신 철학자가 쓴 시집 한 권을 주시면서 공부해오라고 하셨어요.

그 러시아 시의 내용인즉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말이었어요.

전 깜짝 놀랐어요. 지금까지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우리의 인생은 늘 행복하고 힘들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이 언제부턴가 있었죠.

힘들면 우리 인생이 아닌가요? 그런데 생각해봤어요.

힘들 때와 힘들지 않을 때가 얼마만큼씩 있지?

생각해보면 즐거울 때보다 힘들 때가 좀 더 많은 게 인생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그 힘든 시간들을 사랑하지 않으면 나는 나의 인생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 되요.”

 

- tvN <스타 특강SHOW>에서 박신양의 한 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