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봄날, 골뱅이를 품은 국수 이야기

순수산 2012. 4. 8. 21:31

 

 

 

봄날, 뭔가 새콤달콤한 것이 당기는 계절이다.

"자기야~ 무슨 요리해줄까?"

"국수"

주말이나 주일날, 늘상 먹는 밥 말고 다른 것을 요리하고 싶을때 울황제가 좋아하는 국수를 해준다.

블러그 친구가 이 요리를 참 맛깔스럽게 포스팅한 것을 모방한 것이다.

주부경력 많은 사람들이 이 요리를 보면 헛점 여러군데를 말하겠지만...

(국수는 물기가 없고, 국수를 가지런히 한방향으로 건지지 못했고,

접시에 너무 많은 양을 담아서 보기에 답답하고...골뱅이무침은 왜그렇게 숨어있고,... ㅎㅎㅎ)

그런데, 누굴 보여주기 위한 포스팅이 아니라, 주말 울황제와 함께 먹기 바로 직전에 기념삼아 찍은 사진이다.

나는 이만한 요리를 뚝딱 했다는 것에 내 자신한테 칭찬한다. 자화자찬 작렬~~~

내가 시간없고(요리보다는 책보는 시간이 훨씬 많아서 문제임) 요리를 안하려고 해서 그렇지

내가 마음만 먹고 요리를 하게 되면.....맛으로 여럿 사람 보낼 수 있다. ㅎㅎ

 

내 요리를 먹어본 사람은 다들 얘기한다.

"00님 어쩜 이런 요리를 할 수 있어요? 정말로 맛있어요~"

나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요리 몇가지만 집중 공략해서 대접하니 타인들이 요리를 아주 잘하는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전에 나는 요리솜씨보다는 대접받는 사람이 감동 받을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내 요리 포스팅에는 레시피가 없고 대신 스토리가 있다.

 

열등감보다는 교만이 낫다.

어제 tv 프로에서 김정운 교수가 한 말이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나는 찌질이보다 못나도 당당한 사람이 좋다.

열등감에 쌓여 나는 왜 못할까~신세한탄하며 시도조차 하지 않은 사람보다

못하는 것 80%에 매달려 있지 않고 내가 잘할 수 있는 20%에 집중하는 것, 이것이 현명한 길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는 밤새도록 공부하고 연구해도 지치지 않고 재미있다.

 

 

지난 토요일 점심메뉴로 골뱅이무침하면서 미역 굴쌈도 준비했다.

초고추장의 새콤달콤함 속에 쌉싸름한 바다향이 버물려졌으니...

이 두가지 음식으로 우린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행복~ 별 것 없습니다.

느끼기 나름이고 행복과 감동도 훈련이 필요합니다.

 

 

 

저녁은 거지처럼 먹고 아침은 황제처럼 먹어라

우린집은 아주 잘 실천하며 산다.

아침식탁은 부러질 정도로 화려하다.

그러니까...

며칠 전에는 그 바쁘다는 아침식사 준비로 (6시50분 아침식사함)

생두부를 물에 살짝 데워서 팔각모로 자르고 한쪽에는 제육볶음 담아서 깨소금 송송송 뿌려서 접시에 준비하고,

집들이때나 어려운 손님초대할때 한다는 무쌈요리(오이, 달걀지단, 맛살, 파프리카를 채썰어)를 했고

세식구 밥과 국과 반찬 네가지 정도 차렸으니

우리집 작은 식탁이 화려할만하지 않는가.

 

"아침 8시에 출근하는 사람이 시간 걸리는 요리를 어떻게 아침에 다 하냐구요?"

"어렵지 않아요~ 웬만한 음식은 전날 저녁에 다 준비해놓고

데우고 끓일것만 준비하고 밥만 푸면 돼요~ 30분이면 셋팅까지 준비완료 됩니다."

심지어 남편 도시락 싸는데, 반찬 세가지 준비하고, 보온물병 준비하고

회사에서 먹을 제 저녁식사 도시락 챙기고...ㅎㅎㅎ

내가 생각해도 아침시간을 참 바지런하게 보내고 있네요~

 

 

 

 

오색꿀떡

정말 쫄깃쫄깃하고 맛있다.

이것이 더 달달하고 맛있는 이유는

울 회사가 입찰 낙찰돼어 모임에서 낙찰회사한테 주는 축하선물이라 그렇다.

출출한 오후 5시경 먹는데,

이보다 더 맛난 꿀떡이 또 있을까~~~

 

 

04.02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