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축하하기 위해 멀리 있는 여고에서 온 친구들]
그 많은 날, 날씨가 좋았는데 졸업식날 비와 눈이 내려며 많이 추웠다.
집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아들학교에 도착하니 주차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하기사 이 학교 재단 또 다른 고등학교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졸업식을 했으니 당연하다 싶다.
강당에 모여든 아이들 중에 한눈에 봐도
나, 고3이라고 표시가 정확하게 나는 학생들이 자리에 앉자
졸업식이 시작되었다.
아들 학교는 남녀공학인데
아들을 축하하기 위해 다른 학교 여고생들이 왔다.
초딩 친구를 비롯한 학교 친구들과 교회 친구들 등
아들은 친구들이 참 많다.
고등학교 졸업할때 나도 상 많이 받았는데...
상만 받았나, 상품도 받고, 장학금도 받았는데...
졸업식 풍경을 보면서 내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되었다.
엄마가 사진 찍을테니 포즈 잡으라고 하면
제일 싫어하는 녀석인데 이렇게 포즈까지 잡아줬다.
저 많은 아이들 중에서
울 아들이 제일 멋지다.
특별히 서로 넷이 잘 알고 있기에
사진을 찍어줬다.
아들 옆 남학생은 아들이 교회로 전도한 친구이다.
같은 학교 다른 반 친구인데 둘이 잘 어울린다.
울 아들이 학교에서 제일 가깝게 사는지는 모르지만
"엄마, 급식이 완전 맛없어서 친구들이랑 점심때 우리집에서 같이 라면 먹고 가네~"
혼자 크는 아이라 사실 먹는 것을 항상 갖춰 놓아도 줄어드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먹성 좋은 친구들 서너명 데리고 오면 순식간에 없어진다. ㅎㅎ
그덕에 아들도 경쟁하며 더 많이 먹었으리라.
봉지라면을 사다 놓으면 순간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아들, 적당히 좀 데리고 와라. 그리고 라면 먹었으면 설거지 정도는 해 놓고...."
우리집을 중간 쉼터라 생각하는지 아들 친구들은 수시로 드나들었다.
[사탕 꽃다발을 받은 친구 덕분에 사탕을 하나씩 물고~]
"다른 학교지만 뒷배경에 사람이 하나도 없다. 사진 찍어줄께 빨리 서 봐~"
나는 사진기사를 자청하며 이녀석들의 추억을 만들어줬다.
날씨가 추우니 복도에서 기다리라고 여자 친구들한테 얘기를 해놓고~
아들과 나는 교실로 들어갔다.
담임 쌤이 일일이 아이들을 호명하며 상장과 앨범을 나눠주면서 포옹하고 악수를 하신다.
담임 쌤은 국민 여동생 문근영의 담임을 하셨던 분인데
정말로 자상하시고 멋진 분이시다.
감사하게도 2,3학년 2년동안 울아들 담임을 맡으셨다.
[졸업식이 끝나고 반으로 들어와 친구들과 함께]
앨범을 열어보고 그날을 기억하며 깔깔깔 웃는 녀석들...
수시에 합격해서 완전 대학생처럼 온 녀석도 있고
어떤 녀석은 연예인 스타일을 하고 온 녀석도 있었다.
장난기 충만한 어떤 녀석은
"선생님 저 상 하나 주세요~ 우리 할머니도 오셨는데 저 상 안받으면 창피해요."
오랜만에 본 친구들이 반가운지 웃고 떠들었지만 눈물은 없었다.
졸업..
한 단락의 마무리이지 끝이 아니라 것
다시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것
울아들도 잘 알고 있겠지
아들, 졸업 진심으로 축하한다. 넌 또다른 삶에서도 잘 살꺼야.
학창시절 친구들을 항상 기억하고 네 삶의 든든한 힘이 되길 바라며
힘들고 어려울 때 선생님께 조언도 구하고
고등학교 3년의 학창시절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눈물은 없었지만 아쉬움은 좀 남았던 졸업식이다.
네명의 녀석들과 함께 점심을 같이 먹고 사무실로 들어갈까, 생각하다가
내가 있으면 저 녀석들이 좀 불편할 것 같아서
"아들, 엄마가 돈만 줄테니 너희들 넷이 가서 맛난 것 사먹고 들어가렴."
"엄마도 점심 먹어야 되잖아."
"응, 엄마는 회사 들어가서 먹을께..."
오후 1시 정도에 사무실에 도착했더니
"왜 이렇게 빨리 오세요? 점심은 먹고 오신 거예요?"
"안 먹었어. 여기서 먹어야 될 것 같아."
"왜요? 아들한테 차였어요? ㅎㅎㅎ"
"센스있는 엄마라서...ㅎㅎㅎ"
201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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