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8명이 모이기까지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다들 바쁜 사람들이라 한자리에 모여서 이렇게 산행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
두달 전부터 이 산행을 추진하면서 문자도 여러번 보내고, 여러 상황들이 겹쳐 산행모임을 취소해 버릴까, 싶었는데, 단 한 사람이라도
이 산행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 있었으리라 믿었기에 실행으로 옮겼다. 우리의 산행을 취소했다면...... 이런 멋진 추억은 없었겠지.
그럼 산행 출발~~~~~
무등산 국립공원보다는 좀더 가까운 담양 금성산성으로 목적지를 잡고 우리는 주말 오전 9시에 주차장에 모였다.
어쩜 봄날씨가 이리도 좋을 수 있을까! 다들 입에서 탄성이 절로 나왔다.
산행 8명 중에는 부부동반(같이 제자훈련 받았기에) 두쌍이 있다. 그리고 산행 후 점심 식사 장소로 2명이 모이기로 해서 총 10명이 모이는 모임이다.
말만 들었던 금성산성에 처음 왔다는 분도 있고
산행이 오랜만이라 주변을 살피고, 만나서 반가워 얘기를 나누느니라, 풀과 꽃들에게 인사도 나눠야 하기에 자꾸 대원들이 뒤쳐저서 걸어온다.
"오늘 산행은 제가 인솔하겠습니다. 산행 후 1시까지 창평에 있는 음식점에 도착해야 되니 해찰하면 안됩니다."
출발 직전 대원들에게 말했으나, 이 사람들 내 입에서 여러번 이 말이 나오게끔....해찰께나 했다.
담양온천에 주차를 해놓고 우리는 샛길로 빠르게 올라갔다.
오랜만에 탁 틔인 자연으로 돌아와 걷고 있으니 마음까지 한결 여유러워진다.
음식점에 1시까지 도착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우리를 기다릴 두 사람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빨리 걸어야 했다.
다리가 불편해서 산행할 수 없는 반장님과, 오전 일정이 잡혀버린 유칼린을 위해서라도...
산행 초입은 경사가 급한 코스인데, 대원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잘 따라와준다.
나는 앞장서서 빠른 걸음으로 걷고, 뒤에 오는 대원들 사진도 찍어 줬다.
이렇게 바쁜 일상을 벗어나 함께 하니 정말로 좋다.
끊임없이 얘기하며 행복해 하는 대원들...
모임을 추진하고 집행하기까지 신경쓸 것이 많아서
이번 산행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엄포를 놓았는데,
힘들더라도 또 가고 싶어진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참....
걸어오는 것을 포착!
얼굴 가득 미소 가득
남자 다섯!
"불화살을 쏴라~"
"물을 끓여라."
높은 성에 오르자 사극의 멘트가 생각났나보다.
현0님의 이런 멘트가 어찌나 귀엽던지
꼭 그의 초등학생 아들을 보는 것 같다.
ㅎㅎㅎ
여자 셋!
딸 재롱잔치가 있었는데, 그곳에 가지 않고 산행을 선택한 종0
이날이 대청소가 잡혀있고, 시험일인데, 그것 다 뒤로 하고 산행에 동참한 연0
참말로 대단한 열정들이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추억 하나 건져간다.
쉬었다가 출발했으니 분명 함께 출발했는데,
꼭 걸어가다보면 이렇게 뒤에서 이 팀들이 걸어오고 있다.
사진 찍어주라고 손 흔드는 귀여운 동생~
미리 계획에 잡힌 이 산행에 참여하기 위해 하루에 운전을 12시간 동안 해서 피곤에 절여 있는 현0
느긋함의 대명사 박서방이 있어서 한결 여유롭다더니, 현0씨는 결국 피곤한 몸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었나보다.
무던히도 힘들게 산을 오른다.
학창시절, 수학여행에서나 찍어보는 이런 사진
다들 얼굴 가득 웃음이 가득찼다.
나이 40세가 넘은 아저씨 아줌마들이건만,
우리들은 이날 고등학생이 되었다.
자세히 보면 우리나라 지도가 보인다.
비록 숲의 녹음이 없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이런 길을 걸어서 우리는
담양온천-보국문-충용문-노적봉-보국사터-서문까지
왕복 2시간 동안 산행을 했다.
유치원생들을 가르치는 연0는 출발 당시
"언니, 나는 정글의 법칙 이런 곳에 나가면 엄청 적응하며 잘 살 것 같아~"
아니나 다를까...
빠른 길을 찾다가 우리는 길을 잘못 택해
경사가 급한 난코스 중에 난코스로 내려가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난코스를 즐기며 내려오는 저 미소 아줌마!
출입금지를 표시한 줄을 잡고
고무줄 모션을 보여준 장난꾸러기 같은 한 쌍의 부부다.
내가 사진 찍으려면 본인이 사진 찍어준다고 양보해주는 용0!
산행 출발 당시 아웃도어의 모델급으로 출현한 준0
멋지고 맛난 간식을 싸준 아내의 내조가 일품이였던 인0
금성산성에서 먹기에는 조금 아까운, 지리산 종주에나 어울리는 간식이였다.
물장난 치는 부부 한 쌍
연애하는 시절로 컴백했으리라.
사진사 의식하지 말고 장난치라고 했더니
결국 의식하며 뒤돌아 보는 늘 재밌게 사는 부부 한 쌍
금성산성의 확실한 인증샷을 찍어보자.
현0, 종0
인0, 준0
연0, 종0
일행 중 나이는 가장 많은데, 보기에는 제일 어려 보여~
ㅎㅎㅎ
인0
준0
누가 네명의 자녀가 있는 40대 아줌마라고 하겠는가
내가 보기에는 수학여행 온 고등학생이다.
즐겁게 행복하게 산행을 잘 마치고 우리는 1분 쯤 달려
두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음식점으로 출발했다.
함께 했기에 더욱 좋았던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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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 음식도 잘 먹고
맛난 음료도 잘 마시고
다음에는 남해로 떠나자고 하는데...
좋은 날 또 잡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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