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
다음날 가족들이 휴양림 숙소를 나오면서 가까운 곳을 관광하고자 남편과 나는 새벽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새벽 6시, 숙소를 나오는데 물안개가 저 밑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이런날 사진 찍으면 정말로 멋이 있는데... 사진 찍을 준비를 하고 차를 타고 10여 분을 달렸다. 그런데 안개가 너무 심했다. 비상등을 켜도 보일까말까, 조심조심 호수를 지나서 최저 속도로 운전해 가니 공원이 눈에 들어왔다.
예당국민관광지 조각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우리는 처음 가본 곳이라 안내판을 읽은 후 공원 쪽으로 걸어 올라갔다. 그 새벽에 사진 작가들은 안개속에서 멋진 작품을 건져내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는 손에 쏙 들어온 스마트 폰을 들고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우리부부는 사이좋게 사진을 찍어줬다.
이미 새벽이 주는 깊은 맛과 멋을 알기에 우리는 간혹 새벽 산책을 선호한다. 이날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고요한 새벽, 이슬을 머금고 있는 풀잎들, 시끄럽지 않고 분주하지 않는 새벽, 그것도 남편과 오롯이 그 주변을 통째로 느낄수 있다는 재미를 알기에 우리는 충분히 그곳을 둘러보며 마음껏 즐겼다.
아침 일찍, 세수만 하고 나왔으니 화장기 하나없는 얼굴이다. 그러나 그 수수한 모습이 더 새벽과 어울리고 예뻤다. 그 새벽에 짙은 화장을 했다면 안개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다. 동떨어짐이 아니라 주변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멋지다.
가족과 함께 둘러봐도 좋을 주변 관광지로 정하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서 아침겸 점심을 먹고 온가족이 모여 조각공원에 갔을때는 해가 중천에 떴다. 날씨도 덥고 사람도 많았다. 남편과 새벽에 왔던 그 아름다운 공원이 아닌 것 같았다. 불과 6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그동안 많은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새벽이 주는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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