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읍성, 셀카봉아 고맙다]
2014년 11월 21일, 결혼 21주년을 맞이했다. 부부는 둘이 만나 하는 되는 것인데, 우리가 21일에 결혼한 것을 보면 역시나 둘이 하나가 되어서 더 잘 살고 있나보다. 세월 참 빠르다. 21주년을 함께 살아준 남편에게 감사의 편지를 쓰고 축하금까지 봉투에 넣어서 전해줬다. 결혼기념일에 아내가 남편한테만 선물을 바라는 것은 뭔가 모순이것 같아 나는 여러해 전부터 고마운 남편에게 편지와 함께 선물을 한다. 나또한 남편한테 받고 싶은 결혼기념일 선물은 단연 남편의 편지이다.
기념일을 조촐하게 둘이 보내고자 주말, 집에서 30분 거리인 고창 읍성을 산책하러 갔다. 고창 선운사는 자주 갔는데, 사실 읍성은 처음이다. 생각보다 산책하기에 참 좋다. 우리는 먼저 성 위로 걷다가 성 바깥쪽을 걷다가 성 안 숲길을 걷자고 했다. 그래서 세가지 길을 전부 걸어보자고 했다.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려는 인파속에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빨간 단풍잎 만큼이나 예쁜 중년 여인들의 한 무리가 고운 단풍 앞에서 여고생마냥 사진을 찍으며 해맑게 웃는다.
사진찍기 좋아하는 우리부부의 일등공신 셀카봉을 들고 우리는 소나무 숲속에서 또는 대나무 숲속에서도 사진을 찍어댔다. 남편과 나의 놀이 코드가 맞으니 무엇을 해도 즐겁고 기쁘다. 노란은행잎이 무성한 나무도 운치가 있고 너무 눈부시어 아름다운 빨간 단풍도 예쁘다.
아내를 향한 사랑이 절절하게 묘사된 남편의 편지를 받아서 기쁘고, 또한 남편이 다니는 회사 사모님이 우리의 결혼기념일마다 챙겨주는 편지와 축하금을 받고 나니, 남편이 회사에서 어떤 신뢰를 주는지 알 것 같다. 주말, 날씨도 포근했고 즐겁게 웃으며 걷다보니 기분좋은 땀이 났다. 더워서 상의를 벗는데 그 순간 남편은 나를 포착했나보다. 옷 벗는 여인의 모습이 차례대로 찍혔다. 즐거운 산책을 끝내고 우리는 우리들만의 만찬을 즐기기 위해 한정식 <마실>에서 여유있는 점심을 먹고 고창 휴스파 온천에서 피로를 풀었다.
결혼한 부부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해년마다 결혼기념일이 되면 가족사진을 찍길 바란다. 이왕이면 같은 장소에서 찍으면 좋겠다. 아이의 성장과정이 한눈에 보여서 좋고 희노애락 속에 부부의 얼굴이 닮아가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결혼기념일에 그 어떤 선물보다 서로에게 함께 살아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편지를 써주자. 돈이나 물질적인 선물보다 마음을 담아 꾹꾹 눌러쓴 편지는 오래도록 사랑의 향기를 풍기며 서로의 마음속에 오롯이 남기 때문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단풍아래 사진찍는 여인들]
[늦가을이 가고 있구나]
[노랏은행이 그윽한 가을]
[붉은단풍에 눈이 부셔]
[고창 읍성, 봄은 이런 모습일 게다]
[러브 하트, 우리부부의 마음]
[고목에 빨간 단풍잎 2개, 우리부부와 닮았다]
[셀카 찍을때마다 내 얼굴이 크게 나오길래, 절반은 숨겼다]
[걷다보니 땀이 나길래 아웃도어를 벗었는데, 옴마야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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