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강도단 패션이 되어버렸네. ㅎㅎ]
2014년 12월 31일 교회 송년예배를 드리고 집에 도착하니 새벽 1시 30분이 되었다. 쉽게 잠이 오지 않았지만 한숨 자고 우리 부부는 오전 10시쯤에 아.점을 먹은 후 무등산국립공원에 가기로 했다. 날씨는 춥지만 2015년 새해 첫날, 집에 그냥 있기에는 너무나 아깝다. 커피와 귤을 챙기고 눈길이라 아이젠과 스틱을 챙겨서 집을 나섰다.
지하 주차장에서 푹 쉬고 있는 자동차를 더 쉬게 한후 우리는 시내버스를 타고 가기로 햇다. 운전할 때는 볼수 없는 풍경을 버스를 타고 가면 볼 수 있기에 기대가 된다. 그러나 너무나 오랜만에 타보는 버스라 혹시 실수할까봐,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기다리는 사람들한테 물어봤다.
“혹시 버스비로 만원권 지폐를 넣어도 되나요?”
천원짜리 지폐가 부족해서 물어봤더니, 정작 본인도 처음타는 버스라 잘 모른다는 것이다.
성인 버스요금은 1,200원. 지폐는 천원권만 들어가고 동전은 동전투입구에 넣어야 한다. 2,000원을 내면 잔돈 남겨주는 기계에서 쭈르룩 800원이 쏟아진다. 우리부부는 그래서 2,400원을 내고 탔다가 무등산까지 가지 않기에 무등산 가까운 곳에서 다시 버스를 갈아탔다. 무등산 가는데 총 4,800원 들었다. 올때도 이만큼 들어갔다. 손수 운전해서 간 것보다 복잡하긴 하지만 미끄러운 빙판길 운전에 신경쓰지 않고 타고 갔으니 마음은 평안했다.
우리가 공원 입구에 도착했을 때 부지런한 사람들은 하산을 하고 있었다. 새벽에 올라간 듯 싶다. 강바람에 얼굴을 감싸고 털모자를 쓰고 장갑을 끼고 아이젠을 신고 발토시로 무장을 했다. 패션을 보니 부부 강도단이 따로 없다. 한발 한발 걸어가니 기분좋은 땀이 나온다. 눈 밟는 소리도 뽀드득 뽀드득 맑은 음악처럼 들린다.
몇백년이 된 당산나무 앞에서 휴식을 갖었다. 벤치 위에 수북하게 쌓인 눈을 보니, 멋진 식탁처럼 보였다. 커피 한잔으로 숨을 돌리고 사진도 찍으면서 오가는 등산객들을 구경했다.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면서 더 많은 등산객들이 찾아온다. 1,000M 고지가 넘는 이렇게 좋은 산이 집에서 버스로 30분 거리에 있다는 자체가 참으로 감사하다.
오늘의 목표 중머리재를 도착하니, 파란 아웃도어를 똑같이 입은 젊은이들이 100명이 넘게 있다. 아마 회사 동료인 듯 싶다. 가족단위로 친구단위로 수많은 인파들이 중머리재에서 산행을 즐기고 있었다. 비록 1시간 넘게 올른 산행이지만 매서운 바람에 사진 몇장만 찍고 내려왔다. 점심때가 지나 허기진 것도 있지만 정상을 향해 오르는 과정이 더 중요하지 막상 정상에서는 오래 머물지 못한다.
7천원으로 보리밥 뷔페로 행복을 주는 행복식당. 특별한 메뉴는 아니지만 이곳에서 먹을때마다 항상 맛있었던 이유는 아마 산행후 먹기에 그렇지 않을까, 싶다. 올한해 첫날을 산행으로 시작했다. 2015년 송년예배를 드리는 마지막 날까지 사랑과 겸손과 지혜를 바라며 열정적으로 부지런히 살자.
[눈 쌓인 벤치]
[스틱도 나무에 기대어 쉬고 있다]
[행복식당]
나이 들어 가장 행복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공부를 하는 것이다.
재미가 없을 때 공부는 지겨운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공부는 그래서 재미있다
고로 재미가 있기에 행복한 것이다.
자신감이 충만하면 남의 시선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내가 나를 좋아하고 사랑해야 남도 좋아하고 사랑하게 된다.
-김정운 교수 강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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