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 정상]
<모악산(母岳山)>은 전라북도 김제시와 완주군에 걸쳐있는 높이 793m의 산이다. 1971년 12월 1일에 도립공원으로 지정 되었다. 모악산 도립공원 입구에는 백제 법왕 원년에 창건된 금산사 절이 있다. 모악산 정상에 있는 구조물은 방송사 송신탑(JTV, KBS전주)으로 1977년 KBS전주방송국이 TV방송 전파송출을 위해 세워졌고 이후에 모악산 정상 복원을 위해 철거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 오다가 2008년 송신탑 옥상이 일반에게 개방되었다. [위키백과 발췌]
등산코스 : 주차장-대원사-수왕사-모악산 정상-헬기장-사랑바위-선녀폭포-주차장(4시간 소요)
지난주에 고흥 팔영산을 다녀왔기에 이번에는 좀 가까운 전북 김제에 있는 모악산을 다녀왔다. 사실 요즘 종아리의 근육이 터질 듯이 빵빵하다. 종아리 니들이 고생이 많다. 지난주에는 헬스클럽에 3번 나가서 빨리걷기와 달리기를 했고 주일에는 지인들과 산책 2시간을 했고 주말에는 남편과 모악산을 다녀왔으니 다리가 뻑뻑하다. 그래도 산이 좋아 떠나는 산행이기에 그 무엇도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간단히 간식을 챙겨서 1시간 30분 달려 도착한 모악산. 옴마야~ 처음 가보는 모악산인데 등산객들이 엄청 많이 와있다. 이렇게 유명한 산이였나. 우리는 도립공원이라 그나마 관리가 되어서 산행하기에는 무리가 없겠다, 싶어서 선택했는데, 일단 등산객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오를만한 산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런데 맑은 공기를 마시러 갔다가 여기저기 등산객들의 거친 호흡속에 지난 밤의 과음의 냄새도 진하게 풍긴다. 어쩔수 없이 함께 오르는 산행이라 맡아졌고, 새소리 바람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본인이 좋아하는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오르는 꼴불견 등산객 때문에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밀집된 등산객들의 소란스러움을 피하고 그들로 인한 좋지 않는 술냄새와 라디오 소음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우리는 조용한 코스를 선택했다. 경사가 좀 급해도 우리들만의 조용한 산행이라 좋았다. 그런데 남편은 정상을 향해 거침없이 올라간다. 인적없는 산속에 마누라가 뒤에 따라온다는 것을 남편은 잠시 잊었을까. 나도 걸음 빠르기로 뒤지는 사람은 아닌데 이렇게 남편과 산행만 하면 뒤에 쳐져서 “제발 좀 천천히 걸어가자.”라고 애걸하게 된다. 잠시 내 말을 들어주는 듯 거리가 좁혀지다가 어느새 남편과 내 거리는 또다시 10미터쯤 된다.
산 초입은 봄인데,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겨울 끝자락을 부여잡고 있다. 길은 얼음이 녹지 않아 약간 위험했다. 여기저기 나무 아래 잔설이 보인다. 칼바람은 얼굴을 때려서 차다못해 얼얼한데 계속 오르막이라 등짝에서는 땀이 또르륵 흘러내린다. 뜨거운 찜질방에서 냉커피를 마시면 몸속은 시원하게 만들지만 열기에 노출된 몸은 여전히 뜨겁다. 이 오르막의 산행과 찜질방에서의 상황이 정반대다.
793m 높지도 낮지도 않는 정상은 방송사 송신탑 조형물이 있었다. 다른 산의 정상과는 사뭇 달랐다. 간식으로 떡과 과일을 챙겨 갔으나 산 입구에서 모싯잎 떡을 2천원에 주고 샀는데 향긋한 맛이다. 올해는 우리나라 100대 산을 올라가 보자고 남편과 계획을 세웠는데(벌써 올랐던 산도 많다), 하나씩 오를 때마다 성취감과 감회가 남다르다. 그 계획이 아니더라도 산행이 주는 즐거움과 만족감과 행복은 다녀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왜 그렇게 힘들게 산행을 하고 또다시 산에 오르게 되는지.
“어차피 내려올 산을 뭐하러 땀 흘리며 애쓰게 올라가느냐?”
간혹 산 좋아하는 우리부부에게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을 만나는데, 우리와는 산에 대한 생각 자체가 다른 사람이라 그냥 웃음으로 넘긴다. 정상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험난한 길을 뚜벅뚜벅 두발로 걸어서 올라갔다는 사실이 주는 성취와 기쁨이 상당하다. 산행은 사람을 순화시킨다. 그리고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내 몸을 정화시킨다.
하산하는 길에 우리와 동무해준 시원한 계곡의 물소리가 청량하다. 모악산은 사계절 모두 가보고 싶은 산이다. 어떤 산이든 사계절은 가봐야 그 산에 대해서 조금은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완연한 봄이 되면 다시 한번 찾아가리라. 별 기대없이 오른 산이였기에 모악산이 주는 기쁨이 컸다. 동행해준 남편에게 고맙고, 모든 것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바람이 어찌나 불던지~ 자동으로 합체]
[오늘의 간식]
[오늘의 등산코스]
[산은 아직도 얼음이 남아있고 잔설도 있다]
[절반은 내려왔다]
[키큰 나무들을 우러러 보다]
[둘이 뽀뽀하는 바위]
[물살이 부딪쳐 생긴 고드름]
[사진작가 포스]
[아, 찍혔다]
[이런 멋진 모습도 담았다]
[아, 내 뒷모습 또 찍혔다]
[오늘도 셀카로 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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