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아들,군대 이야기

[곡성] 도림사 계곡에서 휴가나온 아들과 시원한 시간을 보내다

순수산 2015. 7. 21. 13:44

 

 

 

아들이 8박9일의 휴가를 잘 보내고 오늘 군대에 복귀했다. 경기 파주에서 내려온 첫날, 아들은 우리집 동네를 보는 순간 고향의 공기가 좋아서 흠흠흠 많이 마셨다고 했다.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나올뻔 했다고 한다. 이제 전역까지는 5개월 남았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휴가가 끝나고 복귀하게 되면 아들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 차로 터미널까지 데려다 줄때는 씩씩하게 보내줬는데, 막상 퇴근후 아들 없는 텅빈 집안을 보면 가슴 한편이 아릴 것이다.

“엄마, 나 간다고 울지는 않겠지.”

데려다 주는 차안에서 아들이 넌지시 내게 물어본다. 엄마는 쿨한 성격이라 울지 않는다고 했으나, 문득 어느 순간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지는 모르겠다.

 

“엄마, 이제 2초밖에 안 남았어.”

이틀 전에 아들이 뜬금없이 이런 말을 하길래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니, 휴가가 워낙 순식간에 지나가므로 1일을 1초로 계산한다고 했다. 9초 배당받아 이제 2초밖에 남지 않았다고 서운해 했다. 휴가 나오면 맛있는 음식 많이 만들어 주라고 주변에서 얘기하지만 예전에 당한 것이 있기에 이제는 음식을 만들어 먹이지 않는다. 출근하는 엄마 아빠와 얼굴보며 같이 식사하고 짧게라도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아침식사 시간이라 아들은 매일 새벽 6시 30분이면 어김없이 기상했다. 8일 동안 아들의 점심, 저녁은 매일 친구, 형들, 누나들과 밖에서 먹었다. 아니 그들이 우리 아들을 지극히 챙겨서 잘 먹여줘서 고맙다.

 

“엄마, 나는 이번에도 사랑을 듬뿍 받았어. 형들과 누나들이 잘 챙겨줬어.”

교회 청년부 찬양단 싱어를 하다가 입대한 아들은 휴가 나올때마다 교회 청년들이 함께 해줬다. 특히 전역한 형들은 아들을 끔찍하게 챙기고 선배로서 인생의 조언도 해주고, 살가운 누나들도 잘 챙겨줬고 친구들도 많아 늘 바쁘게 보냈다. 5일 동안 매일 만난 친구도 있다고 했다. 모든 것이 감사하다. 영화도 3편을 보고 많은 추억을 쌓아 가슴에 담고 부대로 복귀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아들, 아무리 바빠도 가족과 함께 하게 토요일 오후 시간은 좀 빼주라.”

바쁜 아들이 배려를 하여 우리가족은 최근에 다녀온 곡성 동악산 도림사 계곡에 갔다. 찌는듯한 무더운 날씨였지만 워낙 시원한 계곡이라 2시간 동안 있었는데 추울 정도였다. 여름 한때를 울아들과 함께 계곡에서 수박, 자두, 복숭아, 옥수수를 먹고 계곡 주변에 펼쳐진 현수막을 보고 통닭까지 배달시켜먹었다. 비록 양은 적었지만 따뜻한 통닭을 계곡에서 먹는 것도 괜찮았다. 아들과 함께하니 그냥 다 좋았다.

 

이종현의 [내 사랑아] 노래를 좋아해 아들한테 배워서 피아노로 연주한번 해달라고 했더니, 바로 스마트폰을 검색해서 가사 위의 코드표만 보고 연주를 해줬다. 악보도 없이 코드만 보고 연주하는 아들을 보니 신기하고 멋있었다. 출근하는 시간은 다됐는데 아들의 연주를 더 듣고 싶었는데 가는 시간이 야속할 정도였다. 피아노 치는 아들이 순식간에 내 마음을 녹였다. 그동안 풀어졌던 긴장을 다시 추수리고 군복무 안전하게 잘하라고 아침식탁에서 남편이 기도를 드렸다. 이제 부모의 보호를 벗어나니, 또다시 주께 아들을 맡기며 지켜달라고 기도 드린다.

 

 

 

 

 

 

 

 

 

 

 

 

[아들~ 통닭집 전화번호 있다. 통닭 시켜먹자.]

 

 

 

 

 

 

 

 

 

 

 


 

[복귀 전 오늘 아파트 현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