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이 모여 영원을 이루는 고수동굴
대부분이 석회석 지질로 이루어진 단양의 지하 깊숙한 곳에는 인간의 손이 미쳐 닿지 않은 미지의 석회동굴이 수십 개씩 자리하고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256호로 지정된 고수동굴은 길이 1,700m에 이르는 자연동굴로 동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동굴로 손꼽힌다.-관광안내책자 발췌-
5억년 창조의 신비를 간직했다는 고수동굴은 15도의 기온과 95%의 습도로 지상과는 완전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그래도 이른 시간에 입장하여 1시간 가량 동굴을 둘러봐서 다행이다. 동굴을 관람하는데 좁기도 하고 계단의 경사가 급해 높기도 했다. 많은 인파로 시원한 동굴에서 땀이 날 정도였다. 관람을 다 하고 동굴 밖의 세상에 나오니 무더위가 우리를 맞이했다. 쨍쨍~ 태양 아래 고수동굴 입장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무엇이든지 빨리 서두르는 것이 현명하다. 더위에 짱나고 기다리는 줄에 짱나고 동굴에 들어가서도 많은 인파로 짱나고 대략 그럴듯 싶었다. 동굴 입구 상가에서 고무신을 무료로 빌려주는데(물론 물건 사면서 대여하길 원하겠지만) 슬리퍼가 아닌 이상 굳이 빌리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바닥이 미끄럽지 않다.
푸른 물길 위 투명한 그림자를 던지는 도담삼봉(제1경)
단양팔경 중에서도 제1경으로 손꼽히는 도담삼봉은 일찍이 조선 개국공신이었던 정도전의 유년시절을 함께해 준 훌륭한 벗이자 퇴계 이황 선생의 시심(詩心)을 흔들어 놓은 명승지이기도 하다. 정도전을 훗날 호를 도담이라고 지을 정도로 도담삼봉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세 개의 커다란 봉우리가 단양까지 흘러들어온 깊은 사연을 알 수 없지만 팔도강산에 더욱 아름다운 풍광을 더하고자 했던 하늘의 뜻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풍경 속 또다른 풍경 석문(제2경)
단양팔경 중 제2경에 속한다. 도담삼봉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도담삼봉에서 상류 쪽으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전망대로 이어지는 계단에 접어드는데 그 길을 따라 300m 쯤 숨가쁘게 오르면 무지개를 닮은 석문이 너른 품을 활짝 열고 손님을 맞이한다. 자연의 솜씨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조형미가 돋보이는 석문은 울창한 수풀로 한껏 치장하고 멋들어진 풍경 속으로 녹아들어 있다.
날씨가 어찌나 덥던지 속전속결이 된다. 도담삼봉에서 사진을 찍은 후 바로 석문으로 갔다. 소백산도 그렇게 계단을 오르지 않았는데, 어제의 산행 후유증으로 계단을 오르는데 다리가 뻑뻑하다. 석문에서 사진을 찍고 내려오는데, 음악분수에서 유행가가 흘러나온다. 일반인이 노래를 부르면 시원한 분수가 뿜어져 나온다. 한 곡에 2천원을 내면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단, 노래는 1절만 한다. 2천원은 분수 전기값 정도 될 것 같다.
심오한 아름다움 사인암(제5경)
푸르고 영롱한 옥빛 여울이 수백 척의 기암절벽을 안고 휘도는 곳. 수려한 절경을 간직한 덕분에 운선구곡(雲仙九曲)이라는 이름을 얻은 그곳에 단양팔경의 제5경에 속하는 사인암이 자리하고 있다. 최고의 화원이라 칭송받던 단원 김홍도도 사인암을 그리려 붓을 잡았다가 1년여를 고민했다고 하니 그 복잡 미묘한 매력을 평범한 심미안으로 만끽할 수 있을까?
효소로 반찬을 만든다는 유명한 식당이 있길래 사인암 바로 옆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생각보다 착한 가격은 아니였다. 유원지라 어쩔수 없지만 너무나 눈에 드러나는 상술이라 기분이 좀 그랬다. 4시간의 장거리 운전을 해서 집으로 돌아가야 했기에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 출발하자고 식당 앞 평상에 돗자리를 깔고 1시간 정도 오수를 즐겼다.
올때 180km/h 까지 속도를 내며 자동차 스피드를 즐긴 남편은(물론 6시간의 등산이 부담)갈때도 고속도로에서 지그재그 운전을 했다. 도저히 눈뜨고 볼 수 없는 아찔할 운전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다. 불꽃같은 눈동자로 지켜주신 주께 감사를 드린다. 충북 단양으로 떠난 이번 여름휴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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