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솔가지에 식초를 넣어서 이렇게 멋진 작품이 탄생]
사무실 사옥 1층에는 공방이 있다. 공방에는 다양한 도자기가 차곡차곡 쌓여 있었는데 이번에 먼지를 털고 조명을 받게 되는 전시회가 열렸다. 공방 사장님이 전시회를 연다기에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찾아갔다. 누굴 축하하기 꽃다발을 사본 경험이 얼마만인가. 핑크빛 안개꽃과 샛노란 후리지아를 합했더니 예쁘다. ‘봄바람에 실려오는 꽃내음이 담긴 도자기’라는 입간판을 보니 봄과 어울리는 전시회다.
공방 사장님은 처음부터 도자기를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다육이가 예뻐서 키우다보니 다육이 담을 그릇이 많이 필요했다. 매번 그릇을 사기도 번거롭고 해서 취미삼아 시작한 것이 공방까지 차리게 되었다. 도자기를 만들고 판매까지 하면서 여기서 더 발전해 꽃차를 만들게 되었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꽃들이 있다는 것을 꽃차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한송이의 꽃차를 찻잔에 넣고 온수를 부으면 색과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꽃차는 도자기 찻잔에 담아야 일품이다. 꽃차에서 끝나지 않고 공방 사장님은 전통음식까지 배웠는데 음식도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고급스러운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출근하면 머그컵에 카누 믹스 하나 털어 넣어서 휘리릭 돌려 빠르게 마신다. 산재된 일을 처리하려면 하루가 빠듯하다. 그러나 은은한 향과 자연의 빛깔까지 감상할수 있는 꽃차는 육체뿐 아니라 영원까지 맑게 한다. 꽃차는 재빨리 휘리릭이 마시는 것이 아니다. 슬며시 눈을 감고 맛과 향을 음미한 후 차분히 여유를 갖고 마셔야 된다. 꽃차 한잔의 여유를 언제나 누려볼까. 워낙 바쁜 일상이라 그럴 여유가 당최 나에게는 주어지지 않는다. 나는 장미꽃송이와 솔가지를 넣어 식초를 부어서 만든 꽃초를 하나 사왔다. 창작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어쩜 이런 조합을 하려고 했을까. 이것이 예술의 세계다.
봄햇살이 참으로 따사롭다. 꽃내음을 실은 봄바람이 코 끝에 닿으니 간지럽고 향기롭다. 오늘은 무겁고 어두웠던 겨울이 완전히 바이바이 손을 흔들어댄다. 나도 미련없이 어서 가라며 손을 흔들어줬다. 봄이 어서 오길 기다렸기 때문이다. 나는 겨울보다는 봄과 훨씬 더 친하다. 산과 들로 다니면서 내 발자국을 콕콕 남기며 봄을 만끽하고 싶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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