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어떤 책을 읽느냐가 중요하다. 한해를 계획하는데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생활은 풍족하나 아이러니하게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6개월에 천만 원 모으기』책을 읽었다. 이 책은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라는 EBS 화제의 다큐 방송을 담은 책이다. 비록 삼일만 실천하더라도 새해가 되면 작심하게 만들지 않는가.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경제적 인간을 뜻한다. 상담자 8명이 6개월 동안 천만원 모으기에 도전한다. 수입이 곧 지출이라서 저축 한번 해본 적이 없다던 한 도전자가 눈물을 머금고 짠내나는 과정을 통해 천만원 모으기에 성공한다. 재테크 전문가들의 꾸준한 관리로 본인도 믿지 못할 성공을 이루게 한다.
20년 넘게 회계팀에서 근무하고 있기에 경제적으로 잘 살고 있다고 자부하며 살았다. 그러나 편리함 속에 소중한 내 돈이 줄줄 세고 있다는 것을 멘토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깨달았다. 이대표, 성선화, 김유라는 재테크 전문가로서 본인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도전자들에게 전수한다.
지금은 신용카드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많은 것이 해결된다. 돈을 쓰는데 너무도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기에 돈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훨씬 힘들다. 스마트폰으로 클릭 몇 번만에 우리집까지 물건이 배달되는 세상이다. 한푼이라도 싸게 사려고 발품을 팔며 재래시장에 다녔던 과거와는 분명 다른 세상이다.
돈을 모으는 방법은 딱 두 가지밖에 없다. 돈을 쓰지 않거나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수입의 절반을 저축한 후 지출만 해도 마이너스 인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30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말처럼 쉽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덜 쓰느냐다. 저축을 좌우하는 건 수입이 아니라 지출 통제다.”라는 말도 알고 있다. 그러나 편리함을 선택했더니 인생이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독서가 읽는 것에 끝나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래서 책에 나오는 대로 일단 따라서 해봤다. 신용카드 사용하지 말고, 하루에 만원만 쓰기로 했다. 한달이면 30만원 한도내에서 꼭 필요한 것만 사기로 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한 달만이라도 그렇게 살아보기로 했는데 사실 불편한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몸에 배인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었다.
국가대표 짠돌이 이대표는 번만큼 써버리는 한 상담자에게 ‘하루에 만 원으로 살기’라는 극처방을 내린다. 하루에 쓸 돈을 정해놓고 쓰면, 지출에 끌려다니는 게 아니라 지출을 끌고 다니며 오늘을 내 마음대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일단 상담자에게 적성에 맞는 직업 찾기, 지출 줄이기, 월말 결산해 보기, 신용카드 안 쓰기, 데이트 통장 만들기, 보험 다이어트에 도전하라는 과제를 줬는데 도전자는 끝까지 성실하게 실천을 해서 성공한다.
욕구 불만과 스트레스가 불필요한 소비를 부른다. 소비는 심리라고 했다. 필요하지 않아도 물건을 자꾸 사는 것 역시 욕구를 채우기 위한 것이다. 그 욕구를 다른 창조적인 일로 바꾸면 된다. 이렇게 독서를 통해 글쓰기를 하면 욕구 불만이 아니라 해소가 되니 일석이조가 된다. 또한 가계부는 지출 기록부가 아니다. 내가 적자를 내고 있는지 흑자를 내고 있는지 알기 위한 일종의 재무제표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가격이 착한 물건을 살때는 내가 사치스러운 명품을 사는 것도 아니라며 변명을 대부분 하게 된다. 과소비란 비싼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필요없는 물건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절약의 시작은 소비 감정 조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을 토대로 실천한다면 돈 쓰는 취미가 돈 버는 취미로 바꿔진다. 무심코 사용하는 신용카드는 대출임에 분명하다. 집을 사기 위한 대출도 아니고 오직 소비를 위해 빚을 져야 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말자. 신용카드는 악마의 족쇄다.
식비 절약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냉장고 파먹기다. 주부라면 이것은 쉽게 따라할 수 있다. 특히 냉동실을 집중적으로 먼저 파먹자. 냉장실은 자주 확인하는데 냉동실은 무관심하게 방치해서 파먹지 않으면 천년만년 저장하고도 또 구입하는 어릴석은 행동을 일삼게 된다는 말에 웃음이 나왔다. 내 이야기이다. 냉장고가 가벼워질수록 통장은 무거워진다는 진리를 따라 가족의 동의를 구한 후 냉장고 문에 “냉동고, 냉장고 파먹은 후 식재료 구입할테니 협조를 구합니다.”라고 써서 붙여 놓았다.
회사에서 사먹는 점심 한끼가 대략 8천원 정도 한다. 그렇기에 3천원 하는 김밥 한줄은 싸다고 생각하고 쉽게 사먹는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저렴한 것이 있으니 손수 김밥을 만들어서 먹는 것이다. 최근에 지인이 맛있는 김을 줬다. 어디에 쓸까, 생각하는 중에 김밥을 만들어 먹었다.
맛살, 당근, 햄, 우엉과 단무지를 사는데 6천 480원이 들었다. 집에 있는 계란으로 지단을 만들고 묵은김치를 잘라서 함께 넣어 김밥을 말았더니 시중보다 더 맛있는 김밥이 되었다. 중요한 것은 이 재료값으로 10개의 다양한 김밥을 만들어 먹었다. 2만원 넘게 경비 절약을 한 셈이다. 손수 만든다는 것이 번거롭고 수고롭지만 그만큼 비용은 절약된다. 외식만 줄여도 우리집 경제를 살릴수 있다.
책은 절약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도움이 되는 다양한 재테크 정보도 알려준다.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 들어 가면 <내계좌 한눈>이 나온다. 클릭해서 전체 동의한 후 공인인증서 로그인 하면 화석처럼 잠자고 있던 짜투리 돈이 보인다. 클릭 몇 번에 눈 먼 내 돈을 찾아서 주거래 통장에 편리하게 입금했다. 나는 3,479원을 찾아왔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소중한 내 돈을 잃어버릴뻔 했다.
절약이 전부는 아니다. 최고의 재테크는 ‘몸값 높이기’이라고 말하는 멘토가 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며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면 수입도 발생하고 지금보다 더 큰 수입원이 되기에 자기계발에 힘쓰라고 한다. 어느 한 순간도 내가 선택하지 않은 순간이 없기에 남 탓하지 말며 살아야겠다.
“인생에서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은 매우 중요하다. 돈은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준다.”라고 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야 한다.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인생은 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않는다. 인생은 성공과 과정이 있을 뿐이다. 6개월 동안 피나는 노력 끝에 천만 원을 모은 도전자도 있지만 그 액수를 채우지 못한 도전자도 있다. 비록 천만 원 모으기가 되지 않더라도 그들은 과정을 통해 성장했으리라 본다. 6개월의 훈련 속에 이미 그들의 삶에 큰 변화가 찾아온 셈이다. 물론 책을 읽은 내 삶속에서도 변화의 꽃은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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