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요가 여행
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할 나이가 되었다. 운 좋게 감사와 행복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얼굴빛이 곱다. 그들은 화사하고 맑디맑다. 반면 아침마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어떤가. 오만상을 짓고 있다. 웃어서 늘어나는 기분 좋은 주름이 아니라, 걱정과 회한 속에 찌들리고 늘어나는 욕망을 채우지 못해 안달하는 주름만 가득하다. 그것으로 인해 한달 전에 내 생애 처음으로 많이 아팠다. 몸을 가누지 못할만큼 기력이 없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자꾸 몸이 말을 걸어온다. 어디가 아프니 정비해달란다.
시간에 쫓기어 살다보니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아프고 나니 건강이 제일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병을 고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근본을 찾아 치료하고 허한 부분은 보강하고 부족한 체력을 강화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남편이 요가를 권했다. 10년째 돈을 다루는 회계파트에서 일하다보니 내 사전에 대충은 통하지 않고, 완벽하려는 성격 탓에 쉽게 피로를 느끼는 내게 요가만한 것이 없다는 남편의 설명이다. 다행히 주 3회 저녁시간을 이용하여 큰 부담없이 요가를 접하게 되었다.
동사무소에서 주최하는 요가 강의를 여섯 번째 받았는데 요가를 하고 집에 돌아오면 하루의 피로가 봄눈 녹듯이 사르르 없어진다. 개운한 마음에 요즘 출근길이 가볍다. 동료들한테 현대인들에게 요가만한 것은 없다고 침이 마르도록 얘기한다. 자칭 요가 전도사가 되었다. 요가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지만 내 몸에 좋은 기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통하는 느낌이다. 신비한 요가의 진면목을 알아가려면 아직 멀었지만 요가를 통해 느끼는 행복이 크다. 첫째, 일분일초를 쪼깨 쓰는 내게 요가를 배우는 한 시간은 온전히 나에게 투자할 수 있다. 둘째, 명상을 하니 몸과 마음이 청정하여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셋째, 나를 힘들게 하는 욕심, 아집, 자만심, 이기심를 버리는 반면 연민, 감사, 행복을 얻었다. 넷째, 좀 더 건강할 때 건강을 챙길 수 있어서 좋다. 예방하는 차원에서 요가는 내 몸을 건강하게 조율해 준다. 다섯째, 요가에 대한 열정을 팝콘처럼 터뜨리는 강사님의 명강의도 좋고 이웃사촌 주민들과 같이 배우니 한결 평화롭고 정겹다.
요가는 사회적인 직책과 역할의 둘레 속에 본연의 나를 찾게 한다. 요가는 여유를 갖고 세상을 바라보게 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알게 하고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준다. 삶의 활력소를 발산하게 하는 요가 여행을 나는 오늘도 즐겁게 떠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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