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번 온전히 쉬는 토요일에 나는 이 토요일에 어떻게 보내야 맛있게 보내는 것일까, 항상 고민한다. 워낙 내가 없으면 안되는 회사(?)라 많이 쉴수가 없다. 가장 손쉽고 피로가 확가고 즐거운 데이트가 되는 목욕탕으로 소풍가기,로 정했다. 소풍?
맘에 맞는 목욕탕 의인(?)들을 섭외한다. 일단 섬기기 왕인 교회 셀팀장(유치원 원장님)을 문자로 초빙한다. 그 다음에 동갑인 친구(의원 부인)도 초빙한다. 내가 할 일은 그분들과 열심히 이야기 하고(사실 정보를 엄청 얻는다) 내 등을 맡기는 것이다. 뭔소리?
섬기기 왕 팀장님은 섬기기가 온몸에 덕지덕지 묻어난다. 나이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 엄마처럼 우리의 스트레스 받은 사연을 고개 끄덕끄덕 해가면서 연신 들어주신다. 그리고 내 등판을 정말 시원하게 밀어주신다. 또 있다. 곡물팩으로 엄청 큰 내 얼굴을 붓칠해 가면서 발라주신다. 또 있다. 냉커피 한대야를 시켜서 그것 먹어줘야 한다. 이날 팀장님은 정작 본인 얼굴은 팩도 안하면서(안해도 이쁘다.) 나를 비롯한 네명에게 초록색 곡물팩을 정성스럽게 발라주셨다. 이러니 내가 존경한다. 막 퍼준다. 퍼 줘도 끝이 없다.
절대 의원부인처럼 행세 안한다. 그냥 목욕탕 친구이다. 얼마나 소탈하고 건강(겉모습)한지 앞으로 운동도 같이 다니기로 했다. 정 많고 남편 잘 섬기고 지금 하는일에 열심히 한다. 등치는 가장 큰데 하는 것은 제일 귀엽다.
우리 셋은 반신욕을 하면서 커피 한대야 다 마시고 한증탕에, 찜질방에 무지 바쁘게 보냈다. 일주일동안 쌓인 스트레스 팡팡 날리고 오고가는 정감어린 이야기로 정은 쌓고 웃고 울고 얘기하고...
아침 8시에 집에서 나섰는데 오후 1시가(5시간) 다 되어가는 시간에 목욕탕을 내가 제일 먼저 나왔다. 그럼 다른 사람들은 어찌 되었을까, 모른다. 찜질방에서 피로를 더 풀고 계실 것이다. 사실 나도 더 있고 싶었는데 오후 일정 때문에 미련을 안고 나왔다.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였는지 모른다. 지난 피곤은 다 풀린것 같은데 너무 많이 땀을 빼서 피곤(하품)이 몰려왔다.
"팀장님, 목욕탕으로 소풍 온 느낌이예요."
사실 전날부터 매우 설레였다. 내일 얼마나 재미있을까...하고
주5일제 근무하시는 분들은 별사람 다 있다고 싱겁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한달에 어쩌다 온전히 쉬는 저에게는 그 쉬는 토요일이 소풍가는 날이 됩니다. 목욕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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