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행복,나의 글쓰기

목사님이 어떻게 아셨을까?

순수산 2007. 12. 17. 13:04

다음날 기말고사가 있는 아들녀석과 함께 우리가족은 저녁예배에 참석했다.

두시간 동안 시험공부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는데 경험상

교회에 가서 예배 드리는 것이 낫다는 것을 우린 알고 있었다.

 

예전에 엄마아빠 저녁예배(7-9시)를 가면 아들녀석은 이때를 기회삼아

컴퓨터 게임을 맘 놓고 했었다. 그런데 한두번 따라 나서더니 찬양과 율동을 많이

하는 주일밤 예배를 순순히 따라나선다.

 

또한 낮에 중등부 예배를 드릴때는 소예배실에서 하므로 대예배실 본당에는 아들녀석이

올 경우가 거의 없는데 가족이 함께 한자리에 할 수 있다는 것이 나는 무척 좋다. 

 

오늘 낮에 공부 좀 하라는 엄마 말을 뒤로 한채 토, 일요일만 하는 컴퓨터 게임을 하고자 손이

근질근질하여 내일 시험을 앞두고도 아들 녀석은 온통 어떻게 하면 게임 좀 해볼까,

안달하던차 나한테 한소리를 들어서 시무룩했었는데...교회에 따라 나선 것이다.

 

그런데 저녁 예배때 목사님 설교 중에

청소년들 컴퓨터 게임에 중독된 이야기를 하시는것이다. 옳거니, 나는 마음이 후련했다.

아들녀석 뉘우침이 있는지 눈 동그랗게 뜨고 처음으로 졸지 않고 말씀을 잘 듣는다.

 

"아들, 엄마가 목사님한테 전화도 드리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고 계실까?"

"..."

 

정말 온몸을 다하여 찬양을 부르고

교회에 참석한 교인들 모두 일어나

워십팀에 맞춰 율동도 따라서 하다보면

몸과 마음이 막 건강해지고 힘이 솟는

그런 느낌이 든다. 기도도 많이 할 수 있는

주일밤 예배가 참 좋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들이 차 안에서 말한다.

"엄마, 앞으로 게임은 방학때만 할께요."

"아니야. 그렇게 하지 않아도 돼. 정해진 시간에만 하면 되는데

시험기간이 되면 자제했다가 시험 끝나고 하면 되잖아."

 

아들녀석을 보면서 순간순간 화가 치밀때가 있는데

울 황제와 나는 더욱 더 참을 인을 이마에 그리며 꾹 참는다.

밉다가도 바로 돌아서서 가족이 함께 웃는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서로에게 더 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 

 

 

 

 

'순수산 이야기[2] > 행복,나의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맛있는 첫눈  (0) 2007.12.31
장녀들의 수난  (0) 2007.12.22
목욕탕으로 소풍가다  (0) 2007.12.10
칭찬 맛보기  (0) 2007.12.07
  (0) 2007.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