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새봉의 새벽
새벽 4시에 일어났다. 오늘은 특별새벽기도 남편팀의 찬양이 있는 날이다. 그래서 30분 먼저 일어났다. 준비된 팀들은 확실히 달랐다. 30여명의 성도들이 통일된 복장으로 힘찬 찬양으로 새벽을 깨웠다. 참 은혜로운 시간이였다. 울 남편이 있어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지금까지 본 찬양중에 제일 잘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하하하
교회를 다녀 온 후 바로 한새봉(새벽 6시)으로 출발했다. 멤버는 목욕탕 친구(?)들이다. 초가을을 연상할만큼 바람은 정말 시원했다. 맑았다. 청아했다.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이 고마웠다. 한발한발 산으로 향하면서 우린
“야, 정말 기분 좋다.”
“이 기분을 어떻게 설명할까...”
“행복하다.”
새벽을 깨워 그 새벽에 동참하는 기분이 정말 날개를 달고 하늘을 올라가는 느낌이다. 새벽기도는 기도도 기도지만 내 삶의 패러다임(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테두리로서의 인식의 체계. 또는 사물에 대한 이론적인 틀이나 체계)을 전환시켰다. 사실 나는 아침잠이 많다. 저녁 늦게까지는 할 수 있어도 새벽에 하는 일은 정말 힘들다. 특히 새벽기도는 새 사전에는 꿈도 꿔보지 못했다. 그런데 전교인 세이레 새벽기도를 통해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난 할 수 있다. 이런 내가 예쁘다.
든든한 남편을 대동하여 산에 오르니 마음이 편안했다. 남편은 전날 축구를 새벽 1시까지 보고(본인이 봐서 3:1로 이겼다고 우김) 네시에 일어났으니 세시간도 못잤다. 탁월한 정신력이 아니고서야 어찌 산에 갈 수 있을까. 이것은 하나님이 남편에게 준 선물 은사이다. 며칠 전 뒷산에서 뱀을 봤다는 얘기를 들어서 내심 불안했다. 연약한 우리들만 가기에는 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산에 오르면서 나오는 땀은 기분 좋은 땀이다. 또 그 땀은 산들바람에 살짝 말라버린다. 새벽공기 특히 산에서 마시는 공기는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자연이 주는 보물 중에 보물이다. 우린 맘껏 들이마시고 맘껏 서로 기쁨을 나눴다. 산을 같이 다니고 목욕탕을 같이 다니면 정말 놀랍게도 가까운 친구가 된다. 나이를 떠나 우리는 하나님이 맺어준 친구가 되었다.
글 쓰기 좋아하고 사진 찍기 좋아하는 나는 언제나 카메라를 갖고 다닌다. 그 새벽에 쌩얼로 사진 찍자고 하는 여인네는 많지 않으리라. 카메라를 들이밀자 서로 피하길래,
“이 순간의 기분과 기쁨을 저장해서 두고두고 꺼내 보자.”고 했더니
순순히 응해준다. 한 등치들 하는 우리들은 서로 외소해 보이려고 배를 가리고 뒤에서 찍는다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그 새벽에 한바탕 웃게 만든다.
오늘 하루를 48시간처럼 사용할 것 같은 뭔가 시간을 많이 벌어버린 것 같은 충만한 가슴으로 새벽의 한새봉을 다녀왔다. 예전에는 한주 동안 쌓인 스트레스 푼다고 일요일만 되면 아침 9시까지 잠을 잤는데 이제는 일요일이기에 더욱 더 일찍 일어나 내 안의 찌든 때를 벗기고 내 안의 영이 기뻐할 수 있게 부지런하게 살고 있다. 육신이 피곤하여 못하는 일이 없도록 정신을 가다듬고 늘 성령 안에 충만한 삶을 디자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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