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꽃들의 유혹

순수산 2010. 4. 6. 09:16

 

 

출근길.......꽃들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참 힘들다.

출근길... 집에서 사무실까지 5km도 안되니 차로 10분 정도 소요되는 짧은 거리이다.

그 짧은 거리를 운전하면서 가로수 옆에 활짝 핀 꽃들을 곁눈질로 살짝살짝 보면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마음같아서는 차를 옆에 정차시키고 꽃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매만지고 싶다.

<정차하면 주차장이 될 것이다.ㅋㅋ>

 

가로수 옆 언덕에 핀 꽃들이 무슨 군락지를 이룬 것은 아니다.

어쩌다 한그루 달랑 피었는데도 이뻤다.

진달래.....분홍빛을 띄우며 산들산들 며칠째 나를 보고 웃고 있다.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나는 3월 말일까지 법인결산을 위해 야무지게 정신없이 분주했다.

왜 그렇게 바쁠때 마음은 콩밭에 가서 놀고 있는지 모르겠다.

마음은 진작에 꽃밭에서 뒹글고 있었다.

 

업무차 은행가는 길에 차들이 씽~씽~ 달리는  큰 도로로 가지 않고 조금 한적한 청소년수련관 길을 선택해서 운전한다.

내가 이 길을 선택하는 것은 간간히 꽃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짬을 내서라도 잠시 정차하여 꽃들과 대면할 수 있다.

며칠 전 결국 유혹의 손길을 뿌리치지 못하고

빨리 사무실에 도착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목달라하는 나에게 10분의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차를 정차시키고

청소년수련관으로 들어갔다.

목련이 화알짝 폈다.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이쁘고 행복한가.

 

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

꽃은 무슨 연유로 이렇게 만인에게 사랑을 받고 살까...

아름다움일 것이다.

우리가 추한 것은 피하고 싶고 멀리하고 싶고 만지고 싶지 않지만

예쁘고 아름다운 것에는 끌리는 법이다.

눈에 한가득 목련의 우아한 자태를 담아봤다.

 

 

그 옆에 삐약삐약 병아리를 방불케하는 개나리를 보았다.

유달산 개나리 축제를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간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다음주 목포에 결혼식이 있는데 그 참에 유달산을 가보리라.

 

 

 

불혹( 不惑 )

미혹되지 않는 나이이건만

나는 종종 꽃들에게 유혹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