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1]/생각, 사유의 공간

우리동네 꽃잔치

순수산 2010. 4. 9. 13:11

 

 

 

왜 그랬을까.....어제 하루종일 우울모드에 빠져 있었다.

감기 기운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사무실 일은 계속 나를 피곤하게 했다.

십년이 넘도록 똑같은 일을 하다보니 순간순간 매너리즘에 빠져 살고 있다.

나는 원래 우울모드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였는데......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아뭏튼 시간은 거침없이 잘도 지나간다.

하루는 꼬박꼬박 잊지 않고 챙겨서 가는 것 같은데

일주일은 쉬웅~지나간다.

어제가 월요일 인것 같은데 벌써 금요일이다.

 

 

그래서 어제는 6시에 퇴근하자마자 집에 들어가지 않고 곧바로 집 근처 근린공원 주변에 차를 주차하고

카메라를 들고 공원을 한바퀴 돌았다.

지천에 꽃는 피고 바람은 살랑살랑 코끝을 간지럽게 한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서 끙끙대며 걸어가는 동네 아주머니들은 꽃을 본채만채 지나가는데...

나는 이 꽃을 처음보는 사람처럼 신기해하며 카메라에 마구 담았다.

 

 

감사하게도 우리집에서 10여 분 거리에 앞쪽, 옆쪽 등 근린공원이 서너개가 있다.

집 뒷쪽에는 한새봉이 있으니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휴식을 취할 수 있는데...말이다.

<꿈꾸는 공연장>도 마련되어 있었는데...아마 처음 자세히 살펴본 것 같다.

이 꽃들은 다들 제몫을 톡톡히 하며

잊지 않고 피어났다.

 

 

정자에 앉아 도시락을 까먹어도 좋을듯 싶다.

동네 아주머니들이랑 수다를 떨어도 좋을듯 싶다.

그런데 사실 이 정자가 숲속에 있으면

엉덩이라도 붙여보겠는데

이렇게 동네 번화가 옆에 있으니

왠지 물위에 기름처럼 겉돈다.

 

 

이 꽃들 중에서 가장 늦게 피고 있는 철쭉도 잊지 않고 피어나고 있었다.

근린공원 한 곳에서만 이렇게 꽃들이 만발하고 있으니

서너군데를 다 돌았다면 엄청났을 것이다.

우리동네 꽃잔치는 진작부터 열렸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관심밖이였는데

어제라도 가서 맘껏 누렸으니

불행 중에 다행이다.

 

 

벚꽃도 골목길 상가 간판을 덮고 있었다.

20여 분 동안 산책아닌 산책을 통해 한결 마음이 평안해졌다.

콧바람을 들여마셔도 보고 퇴근길 분주한 상가도 여유롭게 쳐다봤다.

내 몸에 휴식이 필요한 것 같다.

그동안 너무 바삐 산 것 같다.

산에 한번 다녀와야겠다.

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