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힐링,나의 산얘기

제암산-사랑하오리

순수산 2010. 5. 7. 09:54

 

<요강바위>에서 잠시 쉬고 있을때 만났던 분들을 철쭉평원에서 또 만났다.

멀리 아랫마을을 내려다보는 두 분의 모습이 참 여유롭고 예쁘고 보기 좋아서 손에 들고 있는 카메라로 허락도 없이 담아버렸다.

그런 다음 큰소리로

"참 멋집니다."

소리를 쳤더니 뒤를 돌아 나를 쳐다보며 웃으신다.

 

한참만에 우리가 있는 쪽으로 걸어오시길래...

디지털카메라에 담긴 두부부의 모습을 보여드렸다.

어떻게 이 사진을 전해드릴지...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고

다음 산행을 위해서 우리는 간단히 얘기하고 또 걸어올라갔다.

 

산을 오르는 내내 왜 그때 메일주소라도 알려달라고 하지 않았을까....자꾸 후회가 되었다.

뭐 대단한 사진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해주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계속하다가 정상을 눈앞에 두고 다시 세번째 만나게 되었다.

나는 용감하게 아내분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으며 서로 전화번호를 입력해 놓았다.

간절히 바라면 만나게 되나보다.

 

 


 

사실 나는 산행 출발부터 최악의 컨디션이였다.

장거리..아니 단거리 여행만 가도 심한 멀미를 해대는 촌스런 사람이고

이날따라 신경쓸 일이 있어서 계속 헛배가 불러 허리가 굽어지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다.

산을 내려올때까지 얼굴은 최대한 밝은 표정이였지만

몸은 극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산행은 즐거웠고

힘들지 않았다.

<무슨 조화인지...ㅋㅋ>

 

그런데...

광주에 도착하여 멋진부부가 대접한 한방오리 음식을 먹고

헛배부름이 가라앉았고 그 정갈한 음식점 분위기에 피곤한 몸을 쉴수 있었다.

오후 4시라 손님은 우리뿐이였고

주인장은 온 정성을 다해서

우리를 위해 봉사하셨다.

 

 

예전에 한번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훈제오리를 먹었는데...

그렇게 많은 양을 준 식당은 또 처음이였다.

이번에는 옻을 넣은 삼삼한 국물이 일품이였다. 약오리에 각종 한방재료를 넣어 푹 고아 만든 요리였다.

음식이라는 표현보다는 몸에 좋은 보약을 먹는다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

먹으면 먹을수록 헛배는 가라앉고

네 사람이 나누는 이야기는 무르익고...

 

 

상추 등 갖종 야채를 텃밭에서 직접 재배해서 주시기에 대량주문한 맛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반찬도 깔끔하고 전부 맛있었다. 특히 막 무친 겉절이를 세번씩이나 리필해줘서 참 고마웠다.

너무 미안하여 그만 주시라고 해도...

온전히 우리를 위해서 무친 겉절이니 다 드린다는 것이다.

 

여러 음식점을 다녀보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고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음식점은...사실 몇 안된다.

 

1. 친절한 주인장(손님을 가족처럼 섬기는 분)

2. 맛있는 음식(엄마의 손맛, 담백하고 삼삼한 맛)

3.조용하고 여유로운 식당(어떤 곳은 시장통인지 혼동할 정도로 시끄러운 곳은 딱 질색한다.)

4. 편한 주차시설(견인해 갈까봐 걱정하지 않는 곳...)

 

이 음식점이 내가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광주에서 사시는 분은 꼭 한번 가보셔도 후회하지 않을 듯 싶다.

이름도 기억할만한 곳...

사랑하오리

 

비록 명함은 투박하지만 음식은 진국인 곳에서 멋진부부와 함께 한 하루~~~

정말로 충만했던 하루였다.

벌써 다음에 갈 산행을 계획해본다.

 

 

 

 


 철쭉으로 유명한 장흥 제암산에서 불어오는 바람(2010.05.05 오후 12시 경)을 담아왔어요. 시원하게 들이 마시고 건강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