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화단에 다른 작물들은 죄다 씨 뿌린만큼 잘 자라는데,
이상하게 참외 열매만 나오지 않았다.
화단에 물주고 잡초 제거하고 열심히 키운 차장님한테
"아니, 참외는 언제 구경할 수 있나요?"
"그러니까요. 참외가 왜 안 나오는지 저도 모르겠네요. 정 안 나오면 제가 직접 사서 맛보여 드릴께요~"
다들 밭농사가 처음이라 아주 실험삼아 하는 재배라 서로 장담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참외를 사주지 않으려고 참외한테 성장촉진제를 줬을까.
ㅋㅋㅋ
이런 대화가 오고 간 다음 얼마 지나지 않아
참외가 정말로 열렸어요.
참 신기하다.
라면가락처럼 꼬불꼬불한 참외 줄기~~~~~
꽃이 먼저 나온 다음에 열매가 맺혔을텐데...
보고 있으면 꼭 열매가 맺힌 다음 꽃이 핀 것 같다.
그러니 모든게 신기할 따름이다.
향기로운 꽃이 피면 나비가 날아드는 것은 당연하지.
오이는 또 얼마나 실하게 열렸는지, 여러번 따서 먹었다.
바로 오이를 따서 먹으면 정말로 아삭아삭 소리도 경쾌하다.
싱싱해서 그러하겠지.
미니토마토가 빨갛게 익을때마다 따서 먹었다.
출출한 오후 간식으로 최고였다.
가지도 요리를 해먹을만큼 실하게 자랐다.
고추는 또 얼마나 쑥쑥 자라는지...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위의 모습은 2011.07.28에 찍은 것이다.
2주 정도 지난 오늘 아침, 차를 주차하고 참외한테 갔습니다.
기특하게나 세상에 참외가 이렇게 쑥쑥 자랐습니다.
이제 노랗게 물들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작물재배의 이런 기쁨과 행복 덕분에 이렇게 밭농사를 하나보다, 싶습니다.
직접 재배는 하지 않았지만,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뿌듯해지고 행복해집니다.
과연 참외는 언제쯤 맛을 볼 수 있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봅니다.
한쪽에 수박 먹고 씨를 뿌려 놓았는데, 수박 잎이 나왔습니다.
ㅋㅋㅋ
"사장님, 앞으로 화단에 꽃은 심지 말고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다 심게요~"
먹는 재미에 푹 빠진 내 말에 사장님이 빙그레 웃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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