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 운봉읍 용산리... 지리산 운봉 바래봉에서 지금 한창 철쭉 축제를 하고 있다.
근로자들은 필히 쉬어야 하는 근로자의 날 아들은 등교했기에 울황제도 나도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 8시, 집에서 바래봉으로 출발하려는데 날씨는 곧 비가 올 것같아 흐끄무리했다.
아닌게 아니라 오후에 비가 온단다.
맑은 날만 산에 가면 재미없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 운치가 있고
눈이 내리면 눈이 내린대로 운치가 있는 것이
산행이다.
담양-고창-88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조금 넘게 달렸다.
호남사람...정말로 88고속도로 타면 아주 속터진다.
편도 1차선.....말이 된가!
고속도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느리다.
저속도로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차 바로 앞에 엄청 큰 덤프트럭이 세월아 네월아 하며 달린다.
덤프트럭 때문에 우린 60키로 유지하면서 어쩔수 없이 천천히 갔다.
그래도
좋았다.
여기저기 봄꽃 흐드러지게 핀 들판을 구경하고
밀폐된 차안에서 둘만의 심도있는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아들이 동승했다면 못할 그런 이야기도
우린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며
서로 이해하게 되고 배려하게 되었다.
그래서 부부끼리 얘기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소통하기 위해서...
소통이 되면 결혼생활이 원만해진다.
평소 대화없는 부부들 참 많은데,
부부 산행을 강추한다.
집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지리산 바래봉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우리집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연신 바래봉철쭉제를 홍보하더니...그 덕을 톡톡히 봤다.)
우린 바래봉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산에 오르기도 전에
너무 이른 시간이라 행사요원만 있었는데
관광객들은 별로 없었는데
앞으로 자주 오자고 둘이 약속했다.
캬아~~~~~~~분홍 철쭉이 한없이 펼쳐진다.
해발 약 500m에서 만개하기 시작해 점점 정상으로 번져나가는데,
지금은 이렇게 입구쪽에 만개한 상태이다.
그러니 5월 한달 내내 점차적으로 만개할 것이다.
나는 눈이 휘둥그레져 입구부터 사진을 찍으려니 울황제,
정상에 갔다온 후 편안한 마음으로 찍자고 달랜다.
가야할 길이 무척 바쁘단다.
그렇게 하지 뭐.
에이~ 그래도 눈이 자꾸 가는데,
일단 철쭉을 찍고보자.
20분 정도 쉼없이 오르막을 올랐다.
습한 날씨에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다.
입구 매장에서 구입한 칡 한병(만원)을 사서
마실 것을 생각하며 행복하게 가방에 넣고 오더니
울황제 한모금한 후 미소를 짓는다.
입안 가득 씁쓰레하고 달착지근한 향이
남아서 좋았다.
(헬스클럽 2개월 다닌 후 4키로 감량한 울황제,
뱃살이 어디갔어? 어디 간거야?)
비가 올 것 같아 햇님도 안나올것 같아 모자를 차 안에 놓고 왔는데
오르는 내내 더워서 머리칼이 땀으로 전부 젖었다.
얼굴에서 비오듯이 땀이 흐른다.
헉헉 대며 한발 한발 딛고 걷는데..
예전 지리산 정상에 오를때,
산이 험하면 이런 소리밖에 나지 않는다.
탁탁탁 스틱소리,
헉헉헉 거친 숨소리,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사람들의 대화소리는 사라진다.
힘들어서...
아참, 땀으로 범벅된 쉰내는 보너스~
더 오르니 운무가 서서히 나타난다.
이른 시간이라 더욱 그런 것 같다.
와아~
처음 바래봉에 가는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기라도 한듯
운무가 산을 덮은 모습이다.
계속 바람따라 운무는 빠르게 이동을 하고
산은 보였다없어졌다
장난을 친다.
사계절...이 자리에서 꼭 사진을 찍자고 울황제도 감탄하며 한마디 한다.
오늘은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여서 이런 멋진 모습을 보여준 것인데...
오잉? 웬 크리스마스 장식트리야.
ㅎㅎㅎ
입구에 철쭉을 본 후 우린 오르면서 활짝 핀 철쭉 구경하기 힘들었다.
철쭉 대신 이렇게 진달래가 우리를 맞이한다.
날씨가 춥고, 높은 지대이므로
철쭉이 피려면 아직 멀었다.
대신, 진달래와 부드럽게 속살을 보인 새순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했다.
아랫동네 다 진 벚꽃도 구경했다.
ㅎㅎㅎ
참 곱다.
요게 요게 철쭉이다.
바래봉 철쭉 개화시기
해발 500m =>4.25 ~5.5
해발 700m =>5.1 ~5.10
해발 900m =>5.5 ~5.15
해발 정상 =>5.10 ~5.20
우린 진달래 축제에 다녀 온 것이다.
한폭의 산수화
여기까지 엄청 힘든 코스이므로
이렇게 좀 지친 모습이다.
땀에 얼굴이 엉망이다.
머리묶을 고무줄이 간절히 그리웠다.
너무 더워서 말이다.
넌 누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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