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여행,일상을 벗다

[남창계곡] 시원한 물소리와 웃음소리

순수산 2012. 7. 25. 15:28

 

[부부는 닮았다]

 

 

앞으로 이 모임 이름을 무엇이라고 칭할까...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에라도 함께 웃고 같이 나누고자 차 한대에 6명이 승차하므로

우린 앞으로 6인조 모임이라고 해야겠다.

울황제가 운전하고 멀미를 할수도 있다고 하여 내가 조수석에 타고

우린 오후 4시에 만나 저녁 11시까지

무려 7시간 동안 함께 보내며 즐거웠다.

 

목적지는 장성 남창계곡이다.

주일, 날씨가 얼마나 뜨겁고 후덥지근한지

그러나 만나면 즐겁고 행복하기에 이런 날씨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50 여분을 달려 도착한 남창계곡은 일단 울창한 숲속 안에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다.

 

 

 

 

 

남창계곡 입구에서 10 여분 걸어들어가니 한적한 계곡이 나왔다.

우리가 오후 늦은시간을 택한 이유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별로 없고 조용해서 참 좋았다.

일단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나는 사진 찍기에 바빴다.

 

 

 

 

장소가 너무나 마음에 든다고 우리에게 연신 칭찬을 해주시던 분들이다.

어쩜 간식도 이렇게 맛있냐며, 빵도 정말로 달지 않고 맛있다고 또 칭찬을 해주시는 분들이다.

사실, 수박과 옥수수를 준비하려다가 못하고

포도와 자두를 준비하고,

맛있다고 소문난 빵집에서 덜 달고 50,60대 분들이 좋아하실 빵 서너가지 산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내가 가장 어린 40대다. ㅎㅎ

어르신들과 허심탄회 즐겁게 얘기할 수 있도록 끼여주심에 영광이로소다.

어쩜 이렇게 젊게 사시는지, 매사 긍정적이고 적극적이고 즐겁게 사시는 분들한테 늘 배우는 것이 많다.

 

 

[부부는 닮았다]

 

 

블랙으로 맞춰 입으신 집사님 부부

한마디씩 하는 말씀이 어찌나 좌중을 웃게 만드는지 김집사님의 큰 매력이다.

매사 겸손하시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상대를 기분좋게 칭찬해주시는 권사님 참 좋으신 분이다.

 

 

 

[부부는 닮았다]

 

연세가 제일 많은신 남집사님은 생각보다 젊어 보이시고 젊게 사신다.

개구쟁이처럼 행동하시는 모습이 또 얼마나 귀여운지 보는 내내 웃음이 나온다.

내조 잘하시고 조용하시고 늘 부지런히 사시는 여집사님도 참 좋은 분이시다.

이런 분들과 함께 교제를 나눌수 있음에 감사하다.

 

 

 

어릴적 냇가에서 목욕할때 조약돌을 사용해서 때를 밀었다고 그때 그모습을 리얼하게 재연해 주시는

집사님 덕분에 우리는 또 웃었다.

그때 그랬지~ 다들 추억의 어린시절을 상기시키며 행복해 하는 시간이 되었다.

지금은 참 살기 좋지~이런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도

감사라고 하셨다.

 

 

배경이 좋아서 찍다보니 가방 사진이 되었다.

"가방~ 너 오늘 모델된거야."

 

 

 

 

남창계곡은 이렇게 숲이 우거져 뜨거운 태양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아서 좋다.

계곡을 따라서 쭉 올라가면 입암산성이 나온다.

저녁식사를 예약해 놓고 조금 더 위로 걸어갔는데,

오후가 되자 산모기가 따라와서 우리를 귀찮게 하기에 많이 가지 못하고 내려오게 되었다.

 

 

7시가 거의 다 되어 아쉬움을 뒤로한채 우리는 꿩고기를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

정말로 시골 한적한 곳에 식당이 있었다.

밭일 하다가 전화예약을 받고 즉석에서 꿩을 잡고 텃밭에서 야채를 뜯어서 준비를 해놓았다.

우리는 그 식당에 들어가 평상에 앉아 음식 셋팅되기를 기다리며

정원을 한바퀴 돌았다.

 

 

 

 

"호박꽃이 흰색도 있네요~ 저는 노란색만 봤는데..."

신기해하며 흰호박꽃 쪽으로 갔는데,

"호박꽃이 아니라 박꽃이야~"

"네? 박꽃이라구요. 꼭 호박꽃처럼 생겼는데요?"

 

 

여기서부터 도시촌놈(?)의 내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ㅎㅎㅎ

 

 

진짜 신기한 박꽃...박이 열렸다.

박꽃 나는 이날 처음봤다.

 

시골에서 사셨던 두분들은 박에 얼킨 얘기를 계속 나누고 계신다.

나도 시골이야기에 끼고 싶어서~

내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이파리에 대해서 아는체를 했다.

 

 

 

 

"권사님~ 이것은 깻잎 맞죠. 이것은 제가 정확히 알겠어요."

"깻잎 아니여~ 방아잎이여."

그러면서 이파리를 하나 따서 향기를 맡아보라고 내 코에 갖다 댄다.

향이 강렬하고 너무 진해서 약간 비위가 돌았다.

"이것을 따서 호박이랑 채썰어서 전 지져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

 

 

그러면서 또 두분은 방아잎에 얼킨 추억 이야기를 한참동안 하신다.

시골에서 살았다는 것은 할 이야기가 많이 있다는 뜻이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그래서 나는 시골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무지 부럽다.

나는 지금도 도시에서 태어나 시골생활을 못해본 것이 너무도 아쉽다.

시골생활을 했다면 나의 글은 훨씬 더 정감어린 글이 됐을 것이다.

 

 

 

방아꽃이 피었다.

 

 

 

 

 

신기한 꽃

 

 

 

이것은 목화꽃이란다.

목화...그려면 하얀 솜만 본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꽃을 본 것은 또 처음이다.

활짝 피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또 두분은 목화꽃에 얼킨 어린시절 얘기에 여념이 없다.

이것을 따서 먹으면 진짜 맛있다고 했다.

ㅎㅎㅎ

 

 

 

 

 

또 한쪽에는 꽈리가 열렸다.

이것이 익으면 빠갛게 변한다.

개구쟁이님께서 이 열매를 따와 찢어보니 안에 미니토마토처럼 단단한 열매가 나왔다.

그 단단한 열매 안을 파내고 입에 넣고 이리저리 굴리면

놀이감이 된다고 하셨다.

 

꽃을 찍고 꽃에 얼킨 사연을 얘기하고 있으니 음식이 다 됐다고 하셨다.

처음 먹어보는 꿩 샤브샤브

살짝 데쳤는데, 참 부드럽다. 막 잡아서 그런가보다.

샤브샤브 다 먹고 거기에 떡살과 표고버섯을 넣고

꿩떡국을 먹었는데, 정말로 담백하고 구수하다.

 

"꿩 대신 닭이라고 하잖아. 그만큼 꿩이 닭보다 훨씬 좋은거야."

 

 

 

 

 

 

장춘가든

담양군 월산면 신계리 87-1

061-383-5242

 

세련된 맛은 없지만 시골엄마가 차려준 정감어린 밥상이였다.

텃밭에서 방금 뜯어온 부추, 상추, 배추, 이름모를 약초들...

음식을 먹기 전에 먼저 주인장의 푸근한 마음이 전해지는 그맛...

꼭 다시 한번 가보리라.

 

 

 

이 좋은 만남이 마냥 좋아 집으로 돌아가기 아쉬워~

죽녹원 대나무숲을 거닐기로 했다.

쭉쭉 뻗은 대나무를 걷는데, 밤이라 조금 무섭기도 했다.

우리외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바람한점 불지 않는 무더위였다.

ㅎㅎㅎ

 

 

그래서 다시 바로 앞에 있는

관방천을 거닐었다.

 

형형색색의 분수가 시야를 집중시켰다.

그 늦은시간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분수의 떨어지는 물소리와 잘 어우러졌다.

 

 

 

 

 

 

관방천, 역사가 깊은 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또는 누워

부담없이 편안하게 대화를 했다.

깊어가는 여름밤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늘 만나면 행복하고 즐거운 사람들~

믿음 안에 이런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감사하다

 

 

 

 

 

[남창계곡 시원한 물소리]

 

오늘처럼 찌는듯한 무더운 날씨에 남창계곡 물소리를

들으면서 조금이나마 더위를 식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