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가족,사랑의 열매

짝짝이 신발, 요즘 패션이 아닙니다

순수산 2012. 9. 19. 00:00

 

[요즘 패션 아닙니다. 바삐 살면 신발도 짝짝으로 신고 다닙니다. 헐]

 

나 요즘 분주병에 걸렸나 봐.

왜 그렇게 바쁘고 힘든지 모른다.

특히 월요일은 더욱 그렇다.

 

지난 10일 월요일...

회사에 출근해서 결재 및 세금 내고 정신없이 하루를 시작했다.

회사 스케일이 커지면 결재할 금액도 커진다. 거의 억 단위다.

 

내 몸보신을 위해 친정엄마는 우족을 하루종일 끓여서 통에 담아 놓았으니

꼭 이날 갖고 가서 냉장고에 넣어 두란다.

 

보험 계약 건이 있어서 사무실로 설계사님이 오늘 찾아 오기로 했다.

미루고 미룬 날짜가 이날이다.

 

나......이날 꼭 병원에 가야 했는데...

너무 바빠서 못갔다. 가방을 들고 병원으로 가려다가 또 몰려온 일로 인해

미뤘다.

 

우리집 김치냉장고가 이틀째 고장인데,

수리 기사님한테 최대한 빨리 와달라고 했더니 하필이면 월요일 이 날에 찾아 온단다.

그래서 잠시 집에 들려서 2시간 가량 수리하는 것을 지켜보고

사무실로 최대한 빨리 돌아왔는데,

사무실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내가 집에서 신발을 짝짝으로 신고 왔다는 사실을...

(같은 장소에서 두개를 동시에 샀기에 착용감이 비슷했다.

단, 하나는 슬리퍼과 하나는 샌달이다.ㅎㅎㅎ 색상은 어쩔거냐고...)

사무실에서 신발 신은 발을 보니

어이도 없고

웃음도 나오고

왜 그렇게 정신없이 살고 있는지

허탈했다.

 

요전에 아들의 짝짝이 양발 사건과

남편의 짝짝이 젓가락 사건으로 [샘터]에 글이 실렸는데,

전부 내가 저지른 소행이라 이제는 생각된다. ㅎㅎ

 

먼훗날...정말로 하릴없이 하품하며 지내고 있을때

이 포스팅을 보면서

바쁘고 열심히 산 40대 중년의 여인을 떠올리겠지.

저녁에 카메라로 찍은 짝짝이 신발 사진을

남편과 아들에게 보여줬더니 다들 한바탕 웃더라.

 

이날 하루가 끝날려면 아직 멀었다.

저녁에는 아들 담임 쌤하고 진학 상담이 잡혀 있어서 상담했고

(거의 초싸움을 해서 빵집에서 간식을 사들고 갔다.

주차하고 무엇을 산다는 것도 시간이 없어서 못할때 많다.)

 

더 늦은 저녁에는 아들 레슨 쌤하고 진학 상담이 또 잡혀 있었다.

 

이렇게 바쁜 일정속에 내 비서역활을 톡톡히 하고 있는

내 핸드폰..

핸드폰 사용의 우선순위는 

"따라라라라라~~~~  회장님....아들 학교로 출발할 시간이 됐습니다."

어디로 갈 시간이 됐다는 [알람]이다.

가스불에 압력솥의 음식이 다 됐다는 [알람]이다.

.

.

.

그리고 손수첩이다.

거기엔 하루 일정이 세세하게 적혀있다.

꼼꼼하게 일정대로 일을 해도 돌발적인 일이 생기기 마련이니...

(나, 칠남매의 맏며느리다. 헐~           나, 친정에는 사남매의 장녀다. 헐~)

 

나는 요즘 무지 바쁘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