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07. 08:00 베란다에서]
허기를 달리기엔 편의점이 좋다.
시간이 주는, 묘한 느낌을 알기엔 쉬는 날이 좋다.
몰래, 사람들 사는 향내를 맡고 싶으면 시장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의 옆모습을 보기엔 극장이 좋다.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기에는 파도가 좋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은 생각할 필요 없이 내가 태어난 곳이 좋다.
조금이라도 마음을 위로 받기엔 바람 부는 날이 좋다.
여행의 폭을 위해서라면
한 장보다는 각각 다르게 그려진 두 장의 지도를 갖는 게 좋다.
세상이 아름답다는 걸 알기 위해선, 높은 곳일수록 좋다.
세상 그 어떤 시간보다도,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시간이 좋다.
희망이라는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두근거릴수록 좋다.
고꾸라지는 기분을 이기고 싶을 때는 폭죽이 좋다.
사랑하기에는 조금 가난한 것이 낫고
사랑하기에는 오늘이 다 가기 전에 좋다.
-이병률 여행산문집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중에서-
방금 사무실 여자 셋이서 [대박 추어탕]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왔다.
여러 추어탕 식당이 주변에 있지만 이름도 잘 지은 대박 추어탕은 사람이 줄을 서서 먹을 정도이다.
왜 그럴까...이유야 당연히 있다.
일단, 추어탕집에 삼합(보쌈,홍어,묵은김치)이 따끈따끈하게 나온다.
이단, 밥을 압력밥솥에 바로 해서 준다.
삼단, 이 밥을 다 먹고 누룽지를 만들어서 준다.
사단, 반찬도 괜찮다.
아주 배부르게 맛나게 잘 먹고 사무실에 도착했는데,
오늘 입찰 건에서 우리회사가 낙찰이 하나 되었다.
뭐 금액은 그리 큰 것은 아니지만 일단 됐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사실...우리회사는 종종 낙찰이 되는 복받는 회사이다.
"언니, 우리가 방금 대박 집에 갔다와서 낙찰 대박이 난 것 같아요~"
입찰담당 장대리가 어쩜 센스있게 말도 잘한다.
"그래, 앞으로 종종 대박집으로 점심 먹으러 가자."
뭐든 이름값을 한다고 한다.
대박추어탕집.....아마 대박이 꽤나 오래 자주 일어날 것 같다.
제목만 봐도 이 글이 어떤 글인지 대충 짐작을 하는 것처럼
살아가는데 이름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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