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힐링,나의 산얘기

[조계산] 순천 송광사 꽃향기 따라 오른 세번째로 힘든 산이다

순수산 2013. 6. 14. 14:22

 

[장군봉으로 가는 길목에서]

 

 

송광사 입구 꽃향기 따라 코를 벌렁벌렁거리며 기분좋게 출발했으나

생각보다 정상이 멀었고, 무더운 날씨와 날벌레들의 방해작전으로 힘들었으나

하산길에 만난 시원한 계곡에 두발을 담그고 나서야 발이 깨지는듯이 시원해서 좋았다.

 

 

 

 등산코스  :   송광사 - 천자암 - 원보리밥집 - 작은굴목재 - 배바위 - 장군봉(884M) [10.5KM]

 하산코스  :   장군봉(884M) - 원보리밥집 - 송광굴목재 - 송광대피소 - 송광사 [5.5KM]

 총 16KM의 거리를 오전 10시에 출발해서 오후 6시에 하산한 정말로 힘든 산행이였다.

 

 

*아들이 고1때 수학선생님이 수행평가 숙제로 내준 [지리산 천황봉]에서 가족 인증사진 찍어오기,

라는 숙제를 하고자 온가족 지리산행을 했는데, 그때가 가장 힘든 산이였고,

*장흥 사자산을 남편과 둘이 갔는데, 등산길이 없어서 우리가 길을 만들고, 오고가는 길에

우리만 달랑 산을 오르는 무시무시한 산행으로 기억남은 두번째 힘든 산이였고,

*이번 송광사와 선운사 사이에 있는 조계산 장군봉을 오르는데 생각보다 엄청 힘든 산이였다. 쌍향수를 보기 위해 힘든 코스를 선택했으나

8시간 동안 산행을 했으니 어찌 힘들지 않겠는가. 오르는 산마다 산행스토리가 있었으니, 이또한 두고두고 얘기거리가 되겠다. 

 

 

 

 

 

 

 

 

송광사는...

16국사를 비롯하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고승대덕을 배출해 삼보사찰 가운데서도 승보종찰로서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사찰이다.

16국사를 비롯하여 많은 고승대덕을 배출한 승보종찰로서 통도사, 해인사와 함께 한국 삼보 사찰중의 하나이다.

 

 

 

 

 

 

 

 

 

 

천자암에서

 

 

힘든 산이라 그런지 등산객을 거의 못봤다. 그래서 셀카로

우리가 장군봉에 올랐을때도 달랑 우리 둘뿐..그래서 함께 사진을 찍지 못했다.

 

 

 

 

쌍향수는...

송광사의 부속암자인 천자암에 있는 곱향나무 두 그루 쌍향수는 천연기념물 제88호이다.

 

 

 

 

 

 

 

 

 

때죽나무 꽃이 낙화되어 등산길이 꽃길이다.

정말로 사뿐히 즈려밟고 지나갔다.

 

 

 

 

앞장서서 계속 뒤따라 가는 나를 남편은 어서 빨리 오라,고 눈빛으로 말한다.

남편은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길 원하고

나는 천천히 걷되 주변의 꽃과 산세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느라 자꾸 뒤처진다.

그래도 나처럼 남편 잘 따라서 산행하는 아내도 몇명 없을 것이다.

그럼 그럼

 

 

 

 

 

드디어 그 유명하다는 원보리밥 집에 도착했다.

산행 이정표에 나올 정도이니 그 유명세가 대단하다.

보리밥 6천원, 도토리묵무침 6천원 우리는 1만8천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원래가...비빔밥을 잘 먹지 않는 나는 공기밥 반그릇 정도 반찬과 먹고

가마솥에 끓인 무한리필 누룽지를 등산객들은 한대접씩 떠와서 먹고 구수한 숭늉까지 마신다.

이곳 보리밥 집은 그룹 회사처럼 느껴졌다.

 

 

보리밥집까지 오는 길도 만만치 않아서 보리밥만 먹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막상 밥을 먹고 나니 힘이 솟았는지 생각이 달라졌다.

이곳에서 2.1키로만 가면 장군봉이 나오는데, 그냥 가면 아쉬울 것 같다.

우리는 무리를 하더라도 장군봉까지 올라가자고 했다.

 

 

 

 

 

 

 

 

 

말이 2키로이지 무척 힘든 산행이다.

목적지가 멀지 않는 것 같은데, 이정표가 나와 있지 않다.

국립공원만큼의 관리를 원한 것은 아닌데...

내가 지쳐 힘들어서인지 관리부실이 눈에 들어왔다.

 

거센 숨소리를 내며 무겁게 한발짝씩 걷는 등산객을 위해

"힘내세요. 고지가 멀지 않았습니다. 0.1키로 남았으니 젖먹던 힘까지 내세요. 화이팅!"

이런 아이디어 문구가 예쁜 글씨로 팻말에 써있다면 없던 힘도 생길 것 같다.

 

 

 

 

 

 

드디어 장군봉에 도착했다.

몇시간만에 도착했는지 모른다. 

무릎이 시큰거리고 발목이 아프고 온몸은 땀으로 척척하다.

고지에 올랐는데 등산객은 딸랑 우리둘뿐

이런 경험 처음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힘들어서 많이 오르지 않는 산인가보다.

우린 지친 몸으로 각자 사진을 찍어줬다.

 

 

 

 

 

 

정말로 승리의 'V"를 안할수가 없었다.

이 산행 정상에 오른 것만도 우린 승리했다.

 

 

 

산행하기 좋은 산은

 

남자들 보다 여자들이 많이 오르는 산이다. 그만큼 위험하지 않고 완만한 산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이 자주 왕래하는 산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산이라도 우리 부부 달랑 둘이 걷게 되면 웬지 무섬증이 생긴다.

군립, 도립보다는 국립공원 산을 다니자. 등산객을 위해 산이 잘 관리되어서 훨씬 좋다.

 

 

조계산 산행을 하고 나서야 산행하기 좋은 산의 정의가 자동으로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