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구천동 계곡에 가을이 깊어간다
주일이 아닌 평일이나 주말에 산행을 가다보면 주변에 다들
집사님, 장로님, 권사님 이런 호칭들이 들린다.
우리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개천철, 이날 산행을 앞두고 나는 설레었다.
전날 2일에는 잠도 오지 않아 새벽1시까지 TV를 시청했다.
그도그럴것이 몇년전에 곤도라만 타고 향적봉에 올라 많은 미련이 남은 산이라
빠른 시일내에 3시간을 뚜벅뚜벅 걸어올라 가고 싶었던 것이다.
그날이 온 것이다.
동행한 권사님은 동네 산을 오르며 워밍업을 한다고 했으니
우리의 산행은 그리 힘들지 않을 것 같았다.
광주에서 무주 구천동까지 꼬박 2시간을 운전해서 갔다.
전북 장수는 울긋불긋 사과열매가 많이 열렸다.
우리집에 저런 사과나무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싶다.
오늘 산행 일정 코스는
구천동 탐방지원센터 - 인월담 - 구월담 - 백련사 - 향적봉
설천봉 - 무주리조트 곤도라 - 셔틀버스 - 구천동 탐방지원센터
등산은 3시간 30분 소요, 하산은 30분 소요
이런 일정으로 계획을 세웠다.
10시에 도착한 구천동이다.
산행하려는 다른 일행들도 정상까지 3시간을 걸어야 하니 다들 바삐 걷는다.
시원한 공기에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까지 듣고 있자니
춥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여름 얼마나 더웠는가. 2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시원하다.
우리나라 정말로 좋은 나라다.
와우~계곡물이 정말로 맑다.
1급수다.
제19경 비파담에서 우리는 한동안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했다.
어찌 이런 모습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는가.
물론 소중한 것은 돈과 바꿀 수 없다.
그 자체가 값진 가치가 되므로
평지라 아직까지는 힘든 코스가 아니다.
이렇게 해맑게 웃으면서 정상까지 가야 하는데.....
평지는 백련사에서 끝난다.
그 뒤로는 정말로 경사가 급하고 험하다.
이렇게 두쌍의 부부동반으로 가면 남자는 남자끼리 많은 대화를 하며 앞장서서 걷고
뒷따라 가는 여자들도 외롭지 않게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되어 좋다.
향적봉까지 5.2km 부지런히 걸어야겠다.
눈 좋은 우리 남편이 이런 곳을 발견하여 사진을 찍었다.
벤치에 앉아 앞을 보면 계곡물이 고즈넉하게 흐르고 있다.
우리집 앞마당이였으면 참 좋겠다.
또 걷자. 갈 길이 멀다.
물들어가는 가을이 이렇게 왔다.
오메~ 단풍 들겄네.
온 힘을 다해 걷고 있는 두분 화이팅.
좀 힘들더라도 건강을 위해 일년에 4번 정도는 함께 산행하기를 바래본다.
사진사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사진 찍어드리느라 바쁘다.
엄청 힘들어하는 권사님과 발걸음을 함께 하며 드디어 정상에 다달았다.
이렇게 힘든 산은 난생처음이라고 하는데,
힘들어하는 권사님과 발걸음을 맞춰서인지 나는
이렇게 쉬운 산행은 난생처음이다.
ㅎㅎㅎ
우리나라에서 네번째로 높은 덕유산(1,614m)를 3시간 꼬박 걸어서 온 것이다.
와우~ 기쁘다.
굽이굽이 펼쳐지는 능선을 보라. 예술이다.
올 8월에 봤던 제주도 한라산의 모습과 비슷하다.
내려갈때는 곤도라 타고 20분만에 내려가므로 여유가 생겨서인지 정상에 오르자
모든 것이 해결된것처럼 흐뭇하다.
오르는 동안 푸짐하게 준비해 오신 떡과 과일과 커피, 고구마를 먹으면서
정말로 산해진미를 먹은듯 포만감이 주는 행복을 느꼈다.
이런 간식은 집에서 먹을때 느끼는 맛과는 차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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