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데크 전망대에서]
장수 장안산(1,237m)은 일명 영취산이라고도 한다. 산의 높이는 1,237m 이다. 장수, 번암, 계남, 장계 등 4개 면의 중앙에 있으며 그렇게 크지 않는 산이다. 백두대간이 뻗어 전국의 팔대 종산중 제일 광활한 면적을 점유하고 있다.
▣ 산행코스 : 무룡고개 - 1차 데크 전망대 - 2차 데크 전망대 - 장안산 정상(3.2km)
전북 장수 장안산을 가기로 하고 출발하기 전에 광주에서 네비게이션을 찍어보니 1시간 30분 차로 달리면 도착할 듯 싶었다. 그러나 길치인 남편에게 초행길이라 예상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목적지를 찾기 위해 참 많이 달렸다. 꼬불꼬불한 길을 제일 싫어하는데 멀미를 두 번씩이나 할뻔 하고 도착한 곳은 생태숲이였다. 장안산이 아니길래 다시 운전해 간 곳은 어디 계곡이였다. 우여곡절을 겪은후 2시간 30분만에 무룡고개에서 오르는 장안산 코스를 찾게 되었다. 휴우~ 이런 길치 남편과 한달에 한번이상 산행한다는 것이 기적이다. 장수는 사과(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로 유명하여 정거장마다 사과모양 조형물이 되어 있다. 수확 철에 장수에 가면 풍성하게 열매맺은 사과나무를 만날 수 있다. 영글어 있는 붉은 사과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리라.
흐린 날씨라 산행을 하는데 덥지 않아서 좋았다. 몇몇의 등산객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주로 부부 산행인이였다. 먼훗날 우리 부부의 모습을 보는 듯 흐뭇했다. 산을 오르면서 남편은 계속 내려오는 등산객들한테 “수고하십니다.” 인사를 건넨다.
한걸음씩 장안산을 오르는데 우리집 뒷산을 오르는 것처럼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하다. 곧 비가 올 것 같은데도 걱정이 되지 않고 온전히 산행을 즐겼다.
“담배 피우는 사람이 스트레스까지 받으면 암 발병률이 엄청 크다고 하네.”
“자기는 담배도 피우지 않고 신앙으로 웬만해서는 이겨내고 욕심 내려놓고 이렇게 시간 날때마다 사랑하는 마누라랑 산행을 하니 분명 장수할 거예요.”
이런저런 얘기 속에 장수하려면 올바른 신앙생활이 큰 도움이 된다. 요즘 노인심리상담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노인에게 신앙이 있으면 장수의 비결이 된다고 했다. 우리는 교회를 다니는데 매주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모르고 지은 죄, 또는 알고 지은 죄를 회개하게 하시고, 정결한 자가 되기 위해 죄를 멀리하게 만들고, 걱정거리가 있더라도 내려놓고 기도하게 만든다. 또한 기쁨으로 찬양하게 하고 좋은분들과 교제를 나누고, 주님이 주신 달란트로 섬기고 봉사를 하며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 특히 몸에 좋지 않는 술,담배를 멀리하니 이것이 장수의 비결이 아니겠는가!
높은 고지로 올라갈수록 날씨가 흐리더니 가량비가 소리없이 내렸다. 우리는 우비를 챙겼기에 걱정없이 산행을 할 수 있었다. 비가 올테면 와봐라. 우리에게는 우비가 있다. 그야말로 유비무환이다. 산속에서 비를 맞으니 그리 나쁘지 않았다. 1,000 고지가 넘는 정상에 거의 다 올랐을 때 급기야 굵은 장대비도 내렸다. 그러나 숲속으로 들어가면 비를 덜 맞게 되었다. 그렇게까지 질퍽거리지 않았다. 비가 쏟아지는 정상에서 인증샷을 빨리 찍고 하산을 했다. 불어오는 바람이 우리를 시원하게 했다. 인적이 드물어 조용하고 한적하여 참 좋았다. 우비 입고 처음으로 인증샷도 찍어봤다. 장안산은 단풍과 억새의 산이니 가을에 가면 더 좋을 듯 싶다. 1데크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산세가 탁 틔여서 눈을 정화시켜준다. 녹색의 광활한 대지가 엄마의 품처럼 아늑하다.
웬만해서는 차량 기름통 마크에 빨간불이 들어오기 전에 주유를 하는 남편인데, 하필이면 고속도로에서 마크에 빨간불이 들어와서 깨나 긴장하며 운전을 했나보다.(산행후 나는 자동적으로 조수석에서 명상에 들어간다) 이런저런 이야기 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 장안산행이다. 비록 몸은 고단했지만 산행을 하고나면 이상하게 몸과 마음이 깨끗하게 청소가 된 듯 가벼워지고 개운하다. 이 비밀스럽고 짜릿한 맛을 알기에 힘들어도 다시 산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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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간식 준비 끝!]
[퍼옴]
[장안산 정상]
[흐리고 비가 오는 날씨로 변화무쌍한 날씨]
[2 데크 전망대에서/ 내 얼굴이 엄청 크다고 비난하는 남편]
[우리의 식량을 담은 배낭과 고마운 스틱]
[하트로 보인단다]
[남편이 찍어준 사진 중에 제일 마음에 든다]
[우비 입고 셀카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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