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여행,일상을 벗다

[고창] 청보리밭과 고창읍성, 고창휴스파로 가족 나들이

순수산 2016. 5. 19. 17:33


[고창읍성 대나무 밭에서]



5월에 접어들어 아들과 함께 두 번째로 나들이를 떠났다. 고창 청보리밭에 먼저 들렸다가 고창읍성 소나무 길을 걷고 휴스파를 들려 개운하게 목욕하고 돌아오자는 계획을 세웠더니, 두남자들은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그저 영혼없이 따라가주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만사가 귀찮다는 남자들.


날씨는 여름을 방불케할만큼 아침부터 뜨겁다. 반팔을 입고 모자와 썬글라스로 무장을 해보지만 더운 기운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다행히 고창까지 이동거리가 길지 않아서 좋았다. 9시 30분쯤에 청보리밭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보리밭 길을 걸었다. 아들이 초등학생일 때 가족이 함께 온 후 아주 오랜만에 다시찾은 보리밭이다.


우리의 먹거리가 되었던 보리가 이제는 볼거리가 되어서 관광객들을 끌어오고 있다. 한쪽에서는 청보리와 대조적인 황토밭에서 허리굽은 어머니들이 밭농사를 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구경 나온 내가 괜히 미안해진다. 평일 5일 동안 업무로 힘들었으니, 주말만큼은 자연을 벗삼아 휴식을 취하자,는 뜻이라고 어줍잖은 합리화를 해본다.


보리밭에서 사진 몇컷을 찍고 우리는 소나무 숲길을 걷고자 고창읍성으로 달렸다. 읍성에 들어가자마자 벤치에 간식을 내려놓고 과일과 감자를 먹으면서 사진찍고 놀았다. 다 쓰러져 가는 소나무를 일으켜 세워보자는 컨셉으로 사진을 찍어주라고 아들한테 부탁했더니, 썩소를 날리며 우리 부모님 참 재밌게 노시네,라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소나무가 우거져서 태양을 가려주니 소나무 길이 시원하다. 느릿느릿 걸어가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이것이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대나무 숲을 거닐때는 쑥쑥 자라나는 죽순이 신기해서 쳐다봤다. 왕대나무 숲에서 사진을 찍으니 멋지다.


무더위에 물에서 노는 것만큼 좋은 것이 또 있을까. 게르마늄으로 유명한 고창 휴스파 온천을 찾아갔다. 목욕시간 2시간을 배려해준 두 남자들한테 물이 좋아서 탕에 더 있고 싶으니 30분을 더 달라고 카톡으로 통보를 하고 나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즐겼다. 노천탕에서 처음 본 여인과 스스럼없이 얘기도 나눴던 오늘 하루, 행복하다.





[고창 청보리 밭에서]




[청보리밭을 거닐다]



[아들이 있으니, 사진도 찍어주고]


[무더위에 밭을 일구는 일꾼들한테 괜히 미안하다]



[잉어가 잠수하고 있다]



[역시 간식 타임이 좋다]




[고창읍성: 다 쓰러져가는 소나무를 일으켜 세우려는 우리 부부 ㅎ ㅎ]



[웬만해서는 사진 안찍는데, 부탁해서 한컷 찍어줌]


[우리가족 이름 한자씩 적어보고]


[죽순이 쑥쑥]








[고창읍성 소나무 길에서 가족과 함께 힐링의 시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