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순수산, 해외여행

[일본] 가깝고도 먼나라 기타큐슈 온천 여행

순수산 2017. 1. 20. 16:18

 

[가마도지옥 온천순례]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을 다녀왔다. 현 직장에서 근속 20주년을 축하하며 보내준 부부동반 여행이다. 3박 4일, 짧은 기간이지만 배행시간이 길지 않은 기타큐슈라 그나마 다행이다. 무안국제공항으로 가는데 구름 떠있는 하늘이 예술작품이다. 구름을 탄 기분이라 하늘도 멋있게 보였으리라. 전세기를 타고 1시간 날아서 일본 남쪽에 있는 섬에 도착했다. 후지버스 전용 차량에 34명을 태우고 일본에서 20년간 가이드를 한 김상의 설명을 들으며 첫 숙소인 뉴다가와 고쿠라 호텔로 이동했다.

 

친정엄마는 입원중이고 회사 업무는 많아서 도저히 여행 갈 상황이 되지 못했다. 여러 가지 걸리는 것이 많아서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만 20주년을 기념하는 여행이니 아무리 바빠도 다녀오라며 여행지와 일정까지 대표님이 잡아서 준 것이다. 그래,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게 주는 선물이다. 한 직장에서 20년 근무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는데 참고 이겨낸 것에 대한 포상이리라.

 

여행가방은 하루만에 쌌다. 틈틈이 일본 여행에 필요한 회화도 공부했다. 일본은 처음 가는 곳이라 무엇이 필요한지 검색하며 준비를 하는데 여행이 주는 작은 설레임을 느꼈다. 2년 전에 뉴질랜드, 호주여행을 가서 느꼈던 행복한 순간들이 속속들이 떠올라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기타큐슈 공항에서 출발해 호텔에 도착하자 모든 일상을 잊고 그야말로 푹 잤다.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식사를 하는데 개인 쟁반에 아이들 소꿉장난할 때나 사용하는 종지에 단무지 한두개와 한국에서는 반찬 축에도 들지 않는 반찬같지 않는 반찬과 흰쌀밥 한 공기를 줬다. 푸짐하게 잘 먹는 전라도 사람들한테 일본음식은 완전 꽝이다. 그러나 모든 음식이 기름진 중국식보다는 나은 편이라 생각하며 여행 내내 현지식을 감사한 마음으로 잘 먹었다. 일본여행은 시차 적응이 따로 없고 음식맛도 그런대로 괜찮다.

 

여행 첫날, 우리는 기타큐슈를 대표하는 고쿠라성을 관람했다. 일본인과 달리기를 해서 누가 먼저 도쿄에 도착하는가,라는 게임판이 있는데, 여러 관광객들 중에서 남편과 내가 달리기에서 이겼다. 발모양이 그려진 곳에 발을 올려 놓고 계기판에 있는 일본인보다 빨리 달리면 이기는 게임인데, 그때 나는 가방과 겉옷을 벗어놓고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렸다. 그순간의 기쁨을 만끽하며 사진을 찍었는데 초점을 흐리게 찍을 줄이야. 그래도 평소에 운동한 보람이 있었다. 또 NHK가 선정한 가장 일본적인 초록빛 온천을 자랑하는 유후인 마을을 구경했다. 일본인이 유황 연기쇼를 보여주며 “신기하네, 희안하네”라고 말했는데 얼마나 강렬했으면 여행 내내 그말이 귓전에 맴돌았다. 유황으로 구운 계란이 하나에 70엔인데 5개를 사서 구슬담은 사이다와 함께 먹었다. 그리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유황 재배지인 유노사토를 구경했다. 유황 냄새 때문에 코를 잡고 다녀야 했다. 일본 3대 온천지 중의 하나인 벳부를 거쳐서 가마도지옥 온천순례도 했다.

 

일본인은 생활속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한다. 역사를 보면 꼭 그런것만은 아닌 듯 싶은데... 아주 어렸을때부터 교육을 받았기에 어딜 가든 자기 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한다. 첫날 온천에 갔을 때이다. 온천을 한후 머리를 말릴려고 의자에 앉아 있는데, 어디서 나를 봤는지 현지인이 의자에는 개인수건을 깔고 앉으라며 쏜살같이 달려와서 지적을 했다. 우리동네에서는 탈의실에 개인의자 자체가 없어서 생각없이 나온 행동이었다. 같이 사용하는 의자이니 깨끗하게 사용하라는 뜻이라 생각했다. 바로 수건을 깔고 앉아서 드라이를 하고 있는데 현지인이 미소로 보답을 했다.

 

복잡한 유후인 마을을 구경할때였다. 시골 장터같은 곳을 걸어가는데 골목길도 좁았지만 수많은 관광객들을 피해서 빠져나가는 자동차들이 대단했다. 경적 한번 울리지 않는다. 여행 내내 클랙슨 소리를 듣지 못했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추운데 바로 튀긴 금상 고로케를 사 먹었다. 그리고 card no, take out ok,라고 써있는 카페에 들어가서 600엔 하는 아메리카노 두잔을 샀다.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면 자판기 커피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그곳에는 없었다. 호텔로 돌아와서는 모처럼 푸짐하게 뷔페식을 했다. 종류도 다양하고 특히 대게와 스시를 많이 먹었다. 남편이 얼마나 행복해 하던지 역시 먹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 둘째날, 호텔에서 여유롭게 조식을 하고 있는데 창가로 비치는 해맞이가 예술이였다. 매일 보는 태양인건만 낯선 이국 땅에서 보기에 평소의 태양도 낯설게 느껴졌다. 호텔에서 아침 8시에 나카츠항으로 출발했다. 1934년 일본 최초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운젠으로 가기 위해서다. 연락선 3층에 올라가서 갈매기들과 사진을 찍으며 놀았다. 얼짱 각도로 사진도 찍고 남편과 둘이 셀카놀이를 했다. 멀미왕인 내가 배에서 이렇게 재밌게 놀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다.

 

기독교 순교지로 유명한 운젠 지옥계곡 관람을 했다. 유황으로 인해 팔팔 끓고 있는 계곡이 연기로 휩싸였다. 가스냄새가 심해 코를 잡고 걸었다. 화산과 유황으로 이렇게 끓고 있는 일본인이기에 그들은 팔팔 끓은 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음식만이라도 뜨거운 것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처럼 뚝배기에 팔팔 끓고 있는 음식을 쟁반에 들고 오면 기겁을 한다고 했다. 일본 최대의 길이 105M의 길이로 조성된 홋토홋토 족욕탕에서 단체로 족욕을 했다. 또한 순교와 원폭투하 도시 나가사키로 이동해서 원폭의 참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원폭자료관을 관람하고 “평화는 나가사키로부터”라는 슬로건으로 완성된 평화공원도 거닐었다. 그리고 나가사키 최대 번화가인 하마마치를 구경한 후 우레시노로 이동했다.

 

호텔에 가면 유카타를 주는데 유카타는 흔히 남색 바탕에 독특한 거친 무늬로 염색된 일본의 편안한 무명옷이다. 유카타는 원래 잠옷 또는 목욕 후에 집안에서 입는 옷으로 만들어졌다. 오늘날에는 더운 여름철 저녁에 옥외에서 입기도 하고 일본의 여관과 호텔에서는 고객들이 편하게 입고 다닐 수 있도록 제공한다. 온천 중에 우레시노 온천욕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유황 온천욕을 하자 피부가 부들부들하다. 피부미인이 된 것 같았다.

 

여행 마지막날에 우리는 1300년 역사의 도시 다자이후로 이동했다. 학문의 신 “스가와라 미치자네”를 모신 천만궁을 찾았다. 일행들은 학문의 신을 만나러 가는데 우리는 일찍 개화한 매화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산책을 즐겼다. 바로 큐슈 제1의 도시 후쿠오카로 이동하여 도심 속의 복합 쇼핑센터 캐널시티에 갔다. 이곳은 젊은층이 좋아할 쇼핑센터였다. 중국 크루즈 관광객들이 쏟아져 나와서 도시 전체가 시끌벅적 일본, 중국, 한국인들 뿐이다. 바다를 매립하여 새로 조성된, 모모찌 신도시에 234M 높이 일본 제일의 해변 타워인 후쿠오카타워에 올라갔다. 사랑의 맹세를 하듯 연인들이 만들어 놓은 사랑의 열쇠들이 빽빽하게 난간에 채워져 있었다.

 

일본인들은 튀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집이나 건물이 대체적으로 무채색이라 어두운 느낌을 준다. 그리고 도로에는 노란 번호판을 단 660cc 이하의 경차들이 많았다. 차는 작지만 매우 단단한 느낌을 줬다. 섬나라의 특징이겠지만 일본인들은 융통성이 없게 보이며 답답하고 깐깐하다. 친절한 것 같은데 진짜 속마음도 그런 것인지 알 길은 없다. 화끈한 맛이 없다. 일본여행은 학창시절에 일어를 공부한 남편 덕분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호텔에서 아침 뉴스를 보는데 남편이 통역을 해줬다. 34명의 일행들이 사고없이 3박4일의 여행을 잘 마무리했다.

 

바쁜 와중에도 일본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모든 일정을 허락하신 분께 감사하다. 내가 없는 동안에 형제들이 돌아가며 엄마를 잘 간병해서 감사하다. 거리로는 가까운 나라, 역사로 봐서는 밉고 멀게만 느껴지는 일본이지만 그들의 깔끔한 매너와 국민성은 닮고 싶다. 일본과 한국은 닮은 점이 참 많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현 시국의 문제들은 일본이 20 여년 전에 미리 겪은 일들이라고 한다. 이번 여행으로 인해 일본이라는 나라에 많은 관심이 생겼다. 일단 인사 한번 해보자. “오하요-고자이마스, 곤니치와, 곤방와, 아리가또-고자이마스, 스미마센”

 

 

[무안공항 가는 길에~]

 

[호텔 내에서]

 

[유황재배지 유노사토]

 

 

 

 

[호텔 세키아에서 본 야경]

 

[호텔 조식때 본 해맞이]

 

[나카츠항에서 타비라항 갈때 갈매기들과 놀다]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는 2층 승객들]

 

 

 

 

[코쿠라성 관람중 "도쿄에 누가 더 빨리 도착한가?" 게임에서 둘다 win]

 

[평화공원]

 

 

 

 

 

[후쿠오카타워를 전체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높다]

 

 

 

 

[234M 후쿠오카타워에서 바라본 모모찌 신도시 풍경]

 

 

 

[바다를 매립하여 새로 조성된 모모찌 신도시/ 결혼식을 주로 하는 예식장]

 

 

[반듯하게 주차하는 일본인들의 국민성]

 

 

[사랑의 열쇠]

 

[호텔 내에서 유카타를 입고]

 

 

[처음 유카타를 입고 인증샷]

 

 

[유후인 마을에서]

 

[초록빛 온천]

 

 

[코쿠라성 관람]

 

[호텔 복도에서]

 

 

 

 

 

[노란 여행 전용버스와 일본인들의 노란번호판의 경차]

 

[천만궁 산책 중에 만난 매화]

 

[모찌떡 사고 있는]

[우레시노 호텔 앞에서]

 

[훗토훗토 족욕체험을 한 후]

 

 

 

 

 

 

 

 

 

[여행 중에 먹은 일본 음식들]

 

 

 

 

 

 


2017.01.14~2017.01.17(3박 4일)

*근속 20주년 축하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