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친구,삶의 윤활유

[개나리] 나이를 먹는다는 것

순수산 2017. 3. 27. 11:12

 

 

[중년의 여인들이 만나기만 하면 10대 소녀들처럼 놉니다. ㅎㅎ]

 

 

사람은 1년에 한 살씩 나이를 먹는다. 나이 먹음은 내 의지와는 상관이 없다. 늙어가는 자신이 싫다는 사람이 더러 있다. 젊었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억만금을 주고라도 팽팽한 젊음을 사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나를 만든 조물주가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이유가 있듯이 나이를 먹게 하는 이유도 분명 있으리라 본다.

 

고등학교 동창들과 오랜만에 만났다. 풋풋한 10대 때부터 만나 30여 년의 세월을 동고동락했다. 50세를 바라본 나이가 되었건만 이 친구들을 만나기만 하면 금새 10대로 돌아가서 유치찬란하게 논다. 해를 더할수록 소중한 친구들이다.

 

눈가에는 주름이 자글자글거리고 뱃살이 도톰하게 나왔어도 내 눈에는 친구들이 참 예쁘다. 남편, 자녀, 시댁이야기가 아닌 정말로 우리들 본인의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나이를 먹으니 어떠냐?”라고 친구들에게 물었더니 친구들은 대체적으로 나이 먹은 지금이 좋다고 한다. 지금껏 쥐고 있었던 쓸모없는 곁가지를 쳐내서 자유롭다고 한다. 아름드리 튼실한 나무로 크기 위해서는 생가지를 쳐내야 하는 아픔은 비록 있었지만 그것으로 인해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나이를 먹으니 괜한 자존심도 버리고 아집도 버리고 욕심도 내려놓게 된다. 타인의 시선을 버리고 나니 훨씬 자유롭다고 했다.

 

나이를 먹으니 우리는 웬만한 것은 너그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상대방의 돌출된 행동에 ‘절대로’ 용납할수 없었던 것이 이제는 무슨 이유가 분명 있었을 것이라고 이해하게 된다. 살다보니 세상에 이해못할 것이 없다. 예전에는 나도 내 안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호랑이로 돌변해서 상대를 물어 뜯었다. 지금은 시간을 두고 자세히 지켜본다. 거짓말처럼 별것 아닌것에 흥분해서 화내고 있는 부끄러운 내 자신을 보게 되었다. 세월이 흐르니 온순하고 부드러운 사람이 되어간다.

 

나이를 먹으니 욕심을 줄여준다. 사실 욕심(慾心)이란 무언가를 바라고 얻고자 하는 마음이다. 뜻은 좋으나 그 바라고 얻고자 하는 마음이 지나치고 절제를 못하기에 꼭 탈이 난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는다고 성경에도 있지 않는가. 그만큼 욕심을 잘 다루어야 한다. 욕심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욕심덩어리가 가득 들어차 있다. 이런 사람들과는 만남을 삼가하게 된다.

 

나이를 먹으니 내 삶에 더 집중하게 된다. 어릴적에는 남의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무엇이 객관적인지는 모르면서 그 기준에 맞추고자 나를 종종 괴롭히며 살아왔다.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소중하게 바라보려고 생각하면서 산다. 예전에는 내게 없는 것만을 들춰내어 원망하고 불평하며 살았는데 지금은 자족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 내가 나를 사랑하니 남도 나를 사랑하는 것이 느껴진다.

 

나이를 먹으니 지난날의 후회되는 삶도 겸허히 받아들이게 된다. 실수하고 넘어지고 깨진 것도 내 삶의 소중한 일부분이다. 오히려 깊이 배우는 계기가 된다. 내 삶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기에 타인의 삶도 소중하게 여길 줄 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마음의 사이즈가 훨씬 넓어짐을 뜻한다.

 

우리들의 10대가 풋사과였다면 지금은 늙은호박에 가깝다. 비록 볼품은 없지만 몸을 건강하게 챙겨주는 늙은호박 말이다. 친구들은 삶의 지혜가 생겼고 여유가 묻어나는 원숙한 여인들이 되었다. ‘왕년에 내가~’라는 말을 굳이 하지 않아도 지금의 삶에 만족하며 알차게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노래가사처럼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우아하고 멋지게 익어가고 있는 중이다

 

나이를 먹어서 또 좋은 것은 잔손 들어가는 자녀들이 웬만큼 컸다는 것이다. 워킹맘으로 얼마나 정신없이 바쁜 삶을 살아왔던가. 이제는 나를 위해 나를 챙기며 열심히 살 것이다. 모임 중에 집에 빨리 들어오라고 전화하는 자녀들도 지금은 없다. 남편 저녁밥을 하루쯤 차려주지 않아도 되는 여유도 생겼다. 아마 60대가 되면 더 자유로운 영혼이 될 것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나쁘지 않다. 오히려 좋다. 나이를 먹으니 젊었을 적에는 결코 알수 없었던 삶의 지혜를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 영혼의 더께를 말끔하게 닦게 되어 행복하다. 쓸모없는 것을 미련없이 버리니 홀가분하다. 불필요한 몸피를 줄이게 되니 군더더기가 없어서 깃털처럼 가볍다. 모난 돌처럼 날카롭던 우리가 지금은 동글동글 조약돌이 되었다. 친구들을 바라보니 얼굴에서 잔잔한 빛이 난다. 사랑스럽고 여유로워 보여서 좋은 나이다.

 

 

 

[유달산 입구 계단에서]

 

 

 

[내 카메라에 찍힌 본인의 웃긴 사진을 보며 해맑게 또 웃는 친구들]

 

 

[이 거리는 역사의 거리]

 

 

[유달산 둘레길을 걸으며~]

 

 

[모닝커피 한잔하러 들어간 카페에서 사진놀이]

 

 

[사진찍어준다는 친구가 이런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어줍니다. ㅎㅎ]

 

 

 

[아직은 중심을 잘 잡고 걷는 우리들 ]

 

 

[사랑스러운 친구]

[이 모임의 중추적인 역활을 하는 회장~ ㅎㅎ]

[지적인 올드미스 친구]

 

[천재 친구, 전도사님]

 

[닮은 친구들, 한 빌딩에서 같이 근무]

 

 

 

[다같이 뒤를 찍자고 했는데, 배신자 (?) 친구들 나만 속았어! ㅎㅎ]

[이러니 웃지요.]

 

[통통한 3살 어린아이마냥 귀여운 친구]

 

[자연스러운 이모습들]

 

 

 

[이렇게 노니, 우리의 만남은 힐링]

 

[10대 아줌마들]

 

 

 

 

 

[목포대교]

 

 

 

[뒷모습도 예쁜 울친구들]

[친구들은 카페에 있고, 혼자 해변을 달리다가 셀카!]

 

[4총사 합체]

 

 

[목포 북항에서 이런 맛난 음식을 먹고, 아이구 회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네]

 

[추억의 카페, 노인과 바다에서 우리 5총사는 차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