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힐링,나의 산얘기

금당산과 풍암호수공원 왕복 11km 걸어도 행복한 날

순수산 2017. 6. 7. 14:16

 

[풍암호수 공원]

 

 

북구에 살고 있는 우리가 서구에 있는 금당산을 다녀왔다. 치료차 매주 원광대병원을 다니던 남편이 병원 근처 금당산 산행을 하자고 제안을 했다. 마침 풍암호수에서 장미축제가 있었다. 우리는 금당산을 산행한 후에 풍암 호수공원까지 왕복 11km를 걸었다. 1,000고지가 넘는 산을 등산한 것과 같은 거리였다. 왕복 4시간의 산행이었다.

 

아침 일찍 도착한 금당산 입구에서 꽤 이름 알려진 호떡을 6개 샀다. 무성하게 우거진 숲속에 들어가니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새의 안식처인 숲속에서 ‘휘리릭~’ 새소리가 들린다. 듣고 있던 남편이 이 새소리만 들으면 시골 앞바다에서 잠수하던 해녀들의 숨비소리처럼 들린다고 한다. 잠수하던 해녀가 바다 위에 떠올라 참던 숨을 휘파람같이 내쉬는 소리라 듣기에도 참 평안한 소리라고 했다.

 

자연과 함께 걸을 때 최고의 소통이 이루어진다. 그만큼 마음이 열려있다는 증거이다. 지금도 좋지만 앞으로 우리부부가 걸어갈 길도 지금처럼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맞벌이 부부인 우리가 앞으로 은퇴를 하게 되면 캠핑카 한 대 마련하여 전국을 투어하는 것이 꿈이다. 그때에는 깊은 산속에서 라면만 끓여먹어도 행복할 것 같다.

 

금당산은 서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뒷산일텐데, 산행하는 등산객들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등산복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많다. 좀 답답한 생각이 들긴 했지만 자연에 대한 겸손한 산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우리집 뒷산을 오를때는 아무래도 편한 복장으로 산에 오르기 마련인데 이 동네에는 좀 다른 풍경이다.

 

산책을 하면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런저런 이야기기 속에 서로를 더 알게 되고 무슨 생각으로 살고 있는지 이해하게 된다. 남편은 텃밭에서 작물 키우는 재미가 큰지 이야기를 자주 하고 나는 피해갈수 없는 나이라 갱년기 증상을 말한다. 바쁜 일상으로 텃밭에 가는 남편을 따라서 자주 동행하지 못해서 내심 미안하다. 또한 순간순간 오는 갱년기 증세로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남편이 특별히 해주는 것은 없지만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풍암 호수공원에서 장미를 구경하고 여유롭게 공원을 산책한 후 다시 금당산을 거쳐 주차장에 도착했다. 호떡 한 개를 겨우 먹고 너무 달아서 남편에게 내 몫까지 더 먹으라고 줬다. 마침 메밀식당이 보이길래 콩물국수와 냉모밀을 시켜서 둘이 시원하게 먹는데, 순간 행복이 밀려온다. 맞아. 행복이 뭐 별건가.

 

 

[금당산]

 

 

[우거진 숲속]

 

 

 

[풍암호수 공원 장미]

 

 

 

[수련]

 

[풍암정]

 

 

 

 

 

 

[풍암호수 공원 장미터널]

[콩물국수와 냉모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