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바위 정상에서]
교회 산악회에서 장성 입암산(641m)을 다녀왔다. 전남대수련원~입암산성갈림길~남문~북문~갓바위~새재갈림길~전남대 수련원으로 돌아오기까지 총 5시간의 산행이다. 10.3km을 걸었으니 짧은 거리는 아니다. 산악회에서 섬마을 투어를 할때는 20명도 넘게 참석하더니, 무더위에 산행이라 힘들어서인지 5명만 참석하게 되었다. 소수정예라 조촐해서 나름 좋았다.
입암산성은 삼한시대 축성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송군비 장군이 입암산성을 요새로 삼아 몽고군을 물리쳤을 때가 고려 말인 1256년이라고 한다. 효종 때 산성 둘레가 2795보에 달하고 남겨진 산성 내부에 6개 사찰과 각종 무기를 보관하는 군기고, 군량 7000석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가 있었다는 기록에서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700년이 넘는 역사를 알게 되었고 그때의 숨결을 조용히 느껴본다.
장성 8경 중에 하나로 속하는 입암산성은 피와 땀으로 나라를 지키려 한 조상의 숨결이 깃든 호국유적지이자 지금은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힐링 코스로 유명하다. 한여름에는 시원한 계곡 물소리가 일품이고, 가을에는 단풍으로 겨울에는 눈꽃으로 사계절 어느 때나 찾아가도 실망하지 않는 곳이다.
산악회장은 안전하게 운전을 담당했고, 총무는 국립공원 직원이라 예전 근무지였던 장성 입암산성을 죄다 꾀고 있어서 충분한 길라잡이가 되어주었다. 예전에 우리가족과 여러차례 갔을 때는 은선동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 은선동 계곡만 따라 갔었다. 삼거리 갈림길 우측에 있는 입암산성은 전혀 몰랐던 것이다. 늘 가던 길로 갔었기에 한번도 우측으로는 가보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총무랑 동행하면서 새로운 산행 코스를 알게 되었다.
일찍 출발했기에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한적하니 좋다. 숲속 그늘진 산책로를 걸으면서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니 한결 더위가 씻겨간다. 음이온이 팡팡 나온다. 산을 좋아하는 일행들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산행이 전혀 힘들지 않다. 배낭의 무게를 줄이고자 자기의 간식을 제발 먹어달라고 서로 애원한다. 계곡의 중간 쉼터에서 간식을 먹으며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 비록 습한 날씨로 땀은 많이 흘렸지만 운동으로 흘린 땀이라 오히려 기분은 상쾌하다.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다. 연일 장마로 우중충했는데, 사진 찍으면 잘 나올수 있도록 날씨까지 우리를 도와준다. 짙은 녹색의 숲길이 눈을 정화시킨다. 한주 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산책으로 모두 날아간다. 인간은 자연과 어울려야 심신이 회복 된다.
다섯 사람의 간식이 겹치는 것 없이 다양하다. 뽕따 쭈쭈바를 얼려서 가지고 온 회장님, 천도복숭아, 떡, 수박, 도라지배즙, 참외, 영양갱, 과자 등 다 꺼내 놓으니 한상 차려진다. 산에서 먹는 것이 무엇인들 맛이 없으랴. 땀 흘린 후 먹는 것은 모든 것이 꿀맛이다.
정상 갓바위까지 힘차게 걸었다. 찍힌 사진을 보니 참 멋지다. 우주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처럼 보인다. 하늘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땀 흘리면서 오른 보람이 있다. 산행을 하면서 우거진 숲 때문인지 소복하게 눈이 쌓인 겨울에 아이젠을 챙겨서 꼭 다시 한번 오고 싶다. 일행들도 눈오는 날 다시 한번 뭉치자고 한다. 모든 여건이 생각한 것보다 월등하게 좋은 산행이었다. 기대 이상이다.
[5명이 챙겨온 간식~ 푸짐하다]
[녹음의 숲속에서~ 무슨 동상 같아]
[처음 본 꽃]
[정상 갓바위에서]
[계곡물이 시원해서 좋다]
[이 계곡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손에 손을 잡고]
[양산이 멋진 소품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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