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힐링,나의 산얘기

[고창 선운사] 1000m처럼 느껴진 정상 수리봉을 찍다

순수산 2018. 11. 9. 09:50

 

[용문굴 앞에서 단체사진]

 

 

 

늦가을, 단풍철이다. 어딜가든 울긋불긋 자연스럽게 눈이 돌아간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사계가 있어서 아름답고 좋다. 지난 주에는 교회 권사회에서 연합으로 야유회를 다녀왔다. 여수와 순천만 정원을 다녀왔다. 그 다음날에는 교회 고등부 교사들과 장성 백양사를 다녀왔다. 교회 산악회에서 고창 선운사까지 다녀왔으니 원없이 단풍을 봤다. 남들은 체력도 좋다고 하는데, 나는 자연과 함께라면 10시간도 걸을 수 있는데, 사방이 막힌 백화점 쇼핑을 하라고 하면 1시간도 걷기 힘들다.

 

산이 좋아서 올해 초 교회 산악회에 가입했는데 바쁜 일정으로 자주 동행하지는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분명 산악회인데 여러 사람들의 참석을 위해 완만한 산책 코스를 주로 잡았다. 그러니 정말로 등산하고 싶은 사람들은 좀 실망하게 된다. 남편과 둘이만 산행하다가 그래도 교회 산악회에 참석하면 여자들과 함께 산행하게 되니 좋다. 좋지 않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회비 2만원만 내면 좋은 공기 마시고 맛있는 간식을 먹고, 점심식사까지 즐겁게 교제의 시간을 가진다.

 

산악 회원이 100명 정도 되는데 딱 10명 출발했다. 고창 선운사는 여러 차례 갔지만 갈 때마다 좋다. 관광버스가 수십대 주차되어 있다. 그만큼 전국에서 찾아왔다는 것이다. 산행 초입부터 멋진 풍경의 단풍을 찍느라 앞으로 걸어가지 못한다. 연세가 지긋한 권사님 세분이 연신 나들이가 좋다,하면서 즐거워 하신다. 얼마나 간식을 싸오셨으면 달리는 차안에서 우리들에게 막 나눠주신다. 나는 멋진 구도를 잡아서 사진을 찍어 드리고 혼자 앞장서서 걸었다. 다들 이야기 나누며 풍경을 보느라 천천히 걸었기 때문이다.

 

쉼터가 나오길래 각자 집에서 준비해 온 간식을 꺼내놓고 간식을 먹었다. 그런데 단감과 삶은 계란이 중복된 간식이었다. 제일 먼저 내가 오크로 찐 계란을 10개 내놓았더니 다들 맛있게 잘 먹는다. 숲 속에서 자연을 벗 삼으면 욕심이 사라진다. 작은 간식에도 감사하게 된다. 우리 세분의 귀요미 권사님들은 정상까지 올라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냥 이렇게 나들이가 좋아서 함께 했으니 당신들은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만 가고 내려와서 기다린다고 하셨다.

 

장사송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우리 일행은 용문굴까지 함께 갔다. 지나가는 노란바지를 입은 아저씨한테 단체사진을 찍어 주라고 부탁을 드렸더니 이분 사진 전문가이다. 사진을 찍어주면서 어찌나 재밌게 멘트를 날리든지 우리는 즐겁게 웃었다. 다같이 박수 세 번을 외치면서 오른쪽으로 기울게도 만들어서 찍게 했다. 그 노란바지 입은 아저씨 덕분에 행복했다.

 

삼삼오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우리 4명의 여인들은 소리재를 거쳐서 수리봉(336m) 정상을 향해 걸었다. 굳이 정상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데 그래도 이왕 올라 왔으니 정상은 찍고 내려가야 한다는 생각에 일행들과 따로 걷기 시작했다. 나도 수리봉은 처음가는 코스라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물어물어 걸어가는데 꽤나 돌아가게 되었다. 산행은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향이 중요한데 어쩜 함께 한 일행들은 앞만 보고 직진을 하던지 내가 이정표을 보고 두 번이나 방향을 정정해 줬다. 정상이 336m의 고지인데 1000m처럼 힘들게 느껴진 것은 체력이 약한 두 사람 때문이기도 했지만 6명의 일행들이 차 안에서 우리를 기다린다는 전화를 받고 마음이 급해서 그랬다.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그분들은 우리를 기다리며 잠도 자고 교제도 나눴다고 한다. 그래도 기다리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닌데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선운사 근처는 죄다 장어집이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면 많은 관광객들로 제대로 대접도 받지 못할 것 같아서 우리는 광주 근처 붕어찜 식당으로 갔다. 오후 3시에 점심을 먹으니 맛없는 것이 없다. 모처럼 먹는 붕어찜 요리에 다들 행복해 한다. 역시 먹는 것이 남은 것이라며 어찌나 맛있게 드시는지 보기만 해도 즐겁다. 11월 교회 산악회는 고창 선운사 수리봉을 찍고 왔다.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잘 보냈다.

 

 

 

[나도 풍경 속으로]

 

[주변이 다들 붉은데...이런 색상도 멋지다]

 

 

[붉다]

 

[산행의 백미 간식타임]

 

 

[정상 수리봉에 오른 네여인들]

 

[혼자 걷다가 셀카찍기]

 

 

[장사송 앞에서]

 

[나그네 부부]

 

[노란바지 아저씨의 재치있는 멘트에 다들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