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17개, 국립공원등산

[지리산] 노고단 정상은 탐방 예약을 해야 한다

순수산 2018. 10. 19. 17:42

 

 

1박2일 동안 시댁 가족들과 추석 명절을 잘 보내고, 남은 연휴 첫날은 지리산노고단을 찾아갔다. 추석 연휴때가 되면 이렇게 남편과 함께 산행을 한다. 그리고 나는 이 시간의 산행이 가장 행복하다. 마음속 깊이 감사하며 살고 있다. 내가 자유로운 며느리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것이 명절 때 잘 먹어서 대체적으로 몸무게가 느는데 산행을 통해 몸을 정상 몸무게로 돌려놓게 된다.

 

지리산 노고단(1507m)은 성삼재 휴게소(1102m)까지 차로 올라간다. 그래서 누구라도 편히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라 탐방객들이 많다. 노고단 주차장은 이미 만차라 도로 갓길에 주차를 할 수가 없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노고단 입구를 지나 주차를 하려고 한참 내려가는데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몇 십미터를 내려갔는지 수없이 주차된 차 뒤로 드디어 주차 공간이 하나 나왔다. 내려간만큼 찻길을 걸어서 노고단까지 가야 하는데 그 거리가 만만치 않다.

 

산행 전날,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남편은 노고단 정상까지 가려면 인터넷에서 탐방 예약을 해야 한다며 내가 해주기를 바랬다. 그러나 그 시간 나는 오랜만에 텔레비전을 보기 있었기에 남편 말을 귓등으로 듣고 말았다. 남편은 내가 예약을 하지 않아서 정상까지는 못가고 정상을 500미터 놔두고 아쉽게 내려오게 된다며 툴툴거렸다. 하기사 정상 표지석에 인증샷을 찍은 것이 우리 산행의 1차 목적인데 그것을 생각하면 아쉽긴 하다. 그것이 뭣이 중한가. 산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힐링이 아닌가. 그리고 노고단은 처음 가보는 코스라 일단 설렌다.

 

쾌청한 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쉬엄쉬엄 올라가니 노고단 대피소가 나왔다. 따사로운 가을볕을 마주하며 준비해간 간식을 벤치에 차려놓았다. 사과, 배, 도라지정, 고구마, 오크에 찐 계란, 커피. 산에서 먹는 간식은 유별나게 맛있다. 등산할 때 땀을 많이 흘렸는데 하나도 힘들지 않는다. 간혹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땀을 씻겨주기 때문이다.

 

간식을 먹고 한참 더 올라가니 노고단 정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탐방 예약을 하지 못해 눈에만 담고 가는가 싶었는데, 탐방 입구에서 남편이 어서 오라며 내게 손짓을 했다. 자연보호지구라 훼손의 우려가 있어서 1일 탐방객을 제한하는데, 다행히 예약자가 많지 않았는지 비탐방객도 숫자가 어느정도 모이자 올라갈수 있도록 허락해줬다. 그러나 탐방 예약자가 많으면 예약자 우선으로 탐방할 수 있으니 노고단은 필히 탐방 예약을 해야 된다.

 

정상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생각지도 못한 행운이라 더 기뻤는지도 모든다. 정상에 오르니 표지석에서 인증샷을 찍으려고 줄을 서있다. 우리도 급할 것 없으니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다. 자연이 주는 혜택을 또 누리게 되는 귀한 시간을 갖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자연속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 산행 뒤에 지리산온천랜드에서 피로를 풀고 근처 국수 식당에서 비빔국수, 콩물국수, 한그릇 더 들깨칼국수까지 둘이 맛있게 잘 먹었다. 등산이 주는 행복이 내게는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이질풀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