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줌마(지씨, 형씨, 현씨) . 이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30대 아줌마들의 모습이다.
누가 누구의 자식일까요? 줄로 이어보세요. 세기의 걸작품들이다. 우리는 큰 일을 해냈다.
“이상없다 도토리” 개나리 멤버 7명만 알 수 있는 암호이다. 학교 반장들만 가입할 수 있는 반의 리더인 우리들이 “개나리”모임에 등록된 것은 고2 학기가 끝나는 시점이였다. 1988년 올림픽이 개최된 그 해에 우리들은 뒹구는 낙엽만 봐도 몇시간씩 웃을 수 있었고 2교시 끝나고 노릇노릇한 고로케를 빨리 먹고자 매점으로 100미터 달리기를 했다.
올해까지 17년 동안 기쁨과 슬픔을 같이 나누고 숙녀에서 점차 이 시대의 기둥인 ‘아줌마’로 변해가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친구이다. 순수하고 날렵했던 그 시절에서 세월만큼이나 세파에 찌들이고 통통하게 살이 올랐다. 그러나 성숙과 지혜도 같이 따라왔다.
만난 횟수만큼이나 추억도 켜켜이 쌓인다. 살면서 추억을 꺼내 야금야금 요리해 먹는다는 것이 한없이 좋다. 책임감 있고 듬직한 성품의 장남들과 우리는 결혼했다. 그래서 얘기도 한결같다. 맏며느리의 고달픔... 자식, 남편, 시댁과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기들...
내 이름 석자를 찾기란 사실 힘들다. 그렇게 우리들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며 살고있다.
지씨 아줌마: 똑소리나는 살림꾼에다 현명 9단이다. 보석덩어리가 세 개나 있다. 부자다.
현씨 아줌마: 애교 십만점에 늘 살가운 며느리. 정이 풀풀 넘치고 세기의 걸작품이 2점있다
형씨 아줌마: ?
이렇게 아줌마 셋이 만나면 제일 부지런한 것이 입이다. 쉼없이 말해야 그나마 스트레스 풀리고 먹어야 이겨낼 힘이 생기는 것이니까.
11.24. 형씨 아짐의 집들이 날.
일곱의 친구들이 다 모였으면 좋았을텐데 광주의 아줌마 셋만 모였다. 뭐 항상 모이는 멤버이다. 오늘의 메뉴는 돼지갈비, 잡채, 된장국, 김치, 조촐하지만 맛있었다. 요리사가 맛있다면 맛있는 것이다. 지씨와 현씨의 얘기를 많이 들어줬다. 폭발하려는 열정과 학구열을 잠시 뒤로하고 오직 가족, 가정을 위해 한 발작 물러서 있는 용감하고 적극적인 그녀들이다.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찜질방”에서 “수영장”에서 모임도 하고 배낭여행도 했으면 한다. 삶의 윤활유인 친구들과 오래도록 추억을 엮어 나가기 위해 자주 연락하고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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