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 윤수에게
맑은 가을 하늘은 내 아들의 환한 미소를 닮았구나. 오늘 너는 아침에 기분이 무척 좋지 않더구나. 친구들은 보란듯이 컴퓨터워드프로세서(필기)2급을 합격했는데 아슬아슬 턱걸이에서 떨어져 불합격을 하니 상심할법도 하지. 친구들 보기에 자존심 상하고 했던 공부 또 하려니 짜증도 났을거야. 그래서 앞으로 컴퓨터 수업 그만 받겠다고 엄마한테 얘기했는데 엄마는 들어주지 않고 야단만 쳤지.
앞으로도 마찬가지겠지만 지금까지 내 아들 윤수는 그 누구의 아들보다도 더 착하고 성실했으며 용감했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다. 또한 가끔은 슬퍼할 줄도 알고 불쌍히 여길 줄도 아는 마음이 착한 고귀한 아들이었다. 태권도, 특공무술 등 강해지려는 운동을 항상 즐겁게 해서 그곳에서의 친구들과 우정도 돈독히 쌓아왔지. 5학년 2반 네 반에서는 “인기짱”인 아들로 친구들이 부러워할 만큼 재능을 보여주고 선생님께도 칭찬받는 학생으로 모범을 보여주었지. 가끔은 싫을때도 있었을텐데 일기도 꾼준히 써서 반에서 ‘일기왕’도 되었지. 일기 쓰는 좋은 습관을 칭찬하고자 써왔던 일기장을 1년씩 묶어 소중한 너만의 책을 만들어 줄 계획이다. 두고두고 아름다운 유년시절을 잊지않겠지. 요즘에는 독서도 엄마,아빠보다 더 많이 하여 ‘가족독서그래프’에 단연 일등으로 달리고 있지. 또한 자동차를 정말 좋아해 차량 헤드라이트만 보고도 차종이 무엇인지 단박에 알아차리고 누가 더 빨리 알아 맞히는가 아빠랑 내기를 하면 꼭 네가 이겼지.
이렇듯 셀수없을 만큼 많이 훌륭한 점을 가진 내 아들이 어쩌다 오늘처럼 엄마,아빠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또 너는 너대로 아침식사때 눈물로 밥을 말아먹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엄마 아빠의 지나친 욕심은 아니었을까, 하고 후회도 해본다. 그러나 이것 하나는 꼭 너에게 깨우쳐 주고 싶은 아빠의 솔직한 심정이다. 나는 이번 너의 컴퓨터워드프로세서(필기)2급이 불합격된게 너의 인생에 있어서 몸에 좋은 약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왜냐하면 만약 이번에도 무난히 합격했더라면 “더욱 더 노력하는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개그콘서트 경비의 말처럼 “그까짓거 대충대충”처럼 생활하지 않을까 우려가 되었거든. 어제는 “그까짓거 대충대충하다 인생 망쳤다”라고 의미있는 노래를 부르더라.
아들아! 꼭 기억하렴. 실패(패배)를 두러워하지 말아라. 피하려 하지 말고 다시 한번 도전하는 끈기와 용기를 가지길 바란다.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그래서 정상에 올라 “이겼다”라고 외칠 수 있는 네가 되길 아빠는 기도한다. 이번 일의 교훈을 꼭 세겨두렴. 그리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튼실하게 커다오.
2005.09.27
이 세상에서 너를 가장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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