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꽃목 [Passiflorales] 출처: 브리태니커
"오메~ 저 산에 지금 뭔 일이다냐?"
한참 풍혈냉천을 향해 달리고 있는데, 권사님이 차창을 통해 뭔가를 보신 것 같다. 우린 일제히 그곳을 향해 돌아봤다.
산 여기저기 붉은색 천지다. 꽃동산을 이루고 있었다. 일단 내려보자는 만장일치로 우린 주차를 해놓고 일제히 붉은 산을 바라봤다.
잔디에서는 제3회 꽃잔디 천국축제를 이제 막 끝마치고 추첨을 통해 상품을 나눠주고 있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온가족이 꽃구경도 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린 제일 먼저 화원 비닐하우스를 들어갔다. 허브를 시작해서 이름모를 꽃들의 모종이 있었다.
"오잉? 저것은 또 무슨 꽃이야?"
처음 보는 신기한 덩쿨 속에 보라빛 꽃 한송이가 덩그러니 앉아 있다.
알고보니 <시계초> 란다. 처음보는 꽃이다. 신기해서 우린 시계초 모종을 하나씩 사고 허브도 하나씩 샀다.
화원 여기저기를 구경하며 앙증맞게 잘 자라고 있는 꽃들을 구경했다.
그런 후 우리는 붉은 산을 따라 올라갔다. 꽃잔디가 여기저기 지면에 깔려 있다. 사실 꽃잔디도 제 이름이 별도로 있다. 일명 [지면 패랭이꽃]이다.
누가 이렇게 산에 꽃잔디를 심으려고 생각 했을까? 보통 정성이 아닌데...또 얼마나 범위가 넓은지 한참을 올라가도 끝없이 꽃잔디가 펼쳐져 있다.
마이산 모양을 본뜬 꽃잔디표 마이산..
꽃잔디를 양날개 삼아 한 마리의 나비가 되어~
우리는 꽃잔디따라 끝까지 올라가 봤다. 그 곳엔 이렇게 쉴 수 있는 정자도 있다. 그 높은 곳에서 밭농사도 하고 있었다.
등산화를 벗고 정자에 올라 앉으니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발이 시원하다. 누군가 후대를 생각하고 이렇게 멋진 꽃동산을 만들어 놓았다. 참 고마운 분이다.
눈이 부시도록....온통 꽃향기에 취해서 머리가 어질어질 할 정도로 꽃구경을 실컷 했다.
마이산에 살풋 실망을 했는데, 우연찮게 이렇게 꽃동산에 오게 되어서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그래도 계획에 있었던 풍혈냉천을 다시 가기로 했다.
날씨는 뜨겁고 바람구멍이 있다는 곳으로 네비양의 안내에 따라 출발~
조금 달려서 [풍혈냉천]에 도착했다. 그런데 안내책자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였다. 네비양도 이정표와는 다른 곳을 알려준다. 그래도 네비양이 말한대로 갔다가
경로를 벗어났다고 하길래 이정표대로 찾아갔다. 주차를 하고보니......여긴 왕실망이다. 안내책자를 들고가서 비교분석하니 정말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안내책자에 넣지 말든지 넣었으면 관리를 제대로 하든지...암튼 자연이 만든 천연 냉장고 [풍혈냉천]을 보고 왔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나온다는 풍혈 대문은 굳게 닫쳐 있다. 틈 사이로 손을 넣어보니 시원한 바람이 나온다.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너무 허무하여 한쪽으로 걸어가보니 한두군데에서 여기저기 바위구멍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온다. 그런데 관리 허술로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실망하고 돌아오는데, 내 눈을 고정시키는 것이 있었으니...
바위 틈에서 불굴의 의지를 내뿜어주는 야생화~~~
어쩜 이리도 앙증맞고 곱단 말인가? 그리고 어디에 뿌리를 내리고 이렇게 생생하게 살아있는지...생명이 참 신기할 따름이다.
이건 현호색인가? 모양이 비슷한데...참 곱다.
알 수 없는 노란꽃도~
꽃대 끝에서 꽃이 피는 것이 아니고 줄기 중간쯤에 꽃을 피우고 있는 신기한 꽃~
척박한 바위틈에서 살아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야생화...
참으로 그 모습이 거룩하다.
이런 모습을 보면 정말로 야생화한테 배울점이 참 많다.
인간은 얼마나 환경탓을 잘하는가. 이래서 저래서 하기 힘들다. 지레 겁을 먹고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가 아니던가.
이번 마이산 여행을 통해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바위틈에서 곱게 자라고 있는 야생화이다. 조금 힘들면 남의 탓을 일삼은 우리네 삶속에 오롯히 꿋꿋하게 잘 자라고 있는
야생화의 모습을 우리가 닮아야 할 것들이다. 좋은 추억 쌓고 많이 웃고 연신 즐거웠던 산행이다. 벌써 내년에는 어디를 갈까? 무척 기대된다.
<꽃에 이름표를 달아봅니다>
시계꽃 밑=>라벤더, 그 밑은 모르겠어요. 제가 허브엔 좀 약해서리..ㅎㅎ
주홍색꽃=>한련화, 흰꽃=>봄맞이, 짝퉁현호색=>꽃색은 좀 연하나 '산괴불주머니'로 추정,
노랑꽃=>애기똥풀, 꽃대 중간에 핀 꽃=>광대수염, 흐릿한 꽃=>꽃마리, 노란꽃=>'갓'으로 추정
-야생화를 좋아하는 마음 님-
'순수산 이야기[2] > 힐링,나의 산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등산] 무아지경의 옛길따라 가을을 느끼다 (0) | 2011.09.26 |
---|---|
[축령산] 피톤치드의 탱크 (0) | 2011.08.08 |
[마이산] 야생화와 매콤한 더덕구이 (0) | 2011.05.09 |
[마이산] 산은 없고 석탑만 보이네 (0) | 2011.05.09 |
제암산-사랑하오리 (0) | 2010.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