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을 다녀온 후 우린 곧바로 장성 축령산으로 갔다.
피톤치드의 탱크라 불리우는 그곳에서 편백나무의 향기를 맡고 싶었다.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올때가 오후 2시부터 3시라 하기에
특별히 그 시간을 맞춰서 갔는데,
햇볕은 쨍쨍 어찌나 덥던지...오르는 그길이 무척 버거웠다.
그도 그럴것이 험한 내장산을 방금 다녀온 뒤라...
축령산 오르는 길에 우리를 제외하고 한가족만 달랑 있었다.
그렇지, 다들 물이 있는 계곡과 수영장으로 가셔겠지.
그래도 우리는 즐거웠다.
오붓하잖아.
아스팔트 길을 걷는데, 전에는 없었던 치유의 숲, 하늘숲 길이라는 길이 나온다.
우린 이길을 가보기로 했다. 이미 땀은 온몸을 젓시고
땀냄새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들이 되어버렸다.
내장산에서 흘린 땀이 온몸에 배어 있었고, 이곳에 오르니 또 땀이 흐른다.
하늘숲길을 오르는 길은 정말로 가파르다.
어떤 치유의 숲이 나오는지 우린 계속 걷고 걸었다.
한참을 걸어 올라가니 꼭대기쯤에
편백나무로 만든 긴 의자(3m 정도) 3개가 나온다.
여긴 우리밖에 없었다.
매미소리는 우렁찼고 간간히 바람은 불고 고단한 몸을 쉬게 하려고
우린 일단 긴의자에 앉아 등산화와 등산양말을 벗고 바지를 무릎까지 올린후
들어누웠다.
캬~ 하늘을 얼마만에 올려다 봤을까. 하늘이 참 예쁘다.
숲속에서 나오는 향기로운 향기속에 우린 30 여분 꿀잠을 잤다.
그것도 나무그늘이 졌던 햇살이 시간이 지나 내 얼굴에 비추지 않았다면
아마 저녁까지 잤을지도 모르겠다.
잠에서 깬 우리는 다시 정상을 향해서 걸었다.
이또한 한바퀴 휙 돌지는 못했지만 어느정도 걷다가 내리막길로 내려갔다.
'치유의 숲길이 아니라..이건 골병의 숲길이다.'
ㅋㅋㅋ
이미 몸은 지칠대로 지쳐서 내 마음속에서는 이런 말들이 새어 나왔다.
지금은 많은 부분이 단장되지 않는 모습이라 빈틈들이 보이지만
강산이 세번 정도 지나면 나름대로 잘 가꾸어지지 않을까, 싶다.
그땐 훨씬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겠지. 둘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가까운 곳에 이런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축령산에도 다녀왔음을 이렇게라도 남겨야지.
<땀범벅, 몰골이 말이 아니여서 흑백처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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