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창계곡 시원한 물줄기 앞에서>
집안 행사로 인해 목포에서 시부모님과 큰아가씨네가 올라왔다.
우리가족 3명까지 겨우 7명의 음식을 준비하는데... 아이구~
광복절날... 아침식사를 끝내고 12시까지 내리 3시간 서서 음식준비를 했다.
갈비, 생선, 무쌈, 나물 3가지 등 상다리가 뿌러질만큼(?) 차렸으니... ㅋㅋ
준비만 3시간이지, 시장보고 다듬고 식재료 준비한 것은 전날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내가 이렇게 글까지 남기는 것은 누굴 초대해서 음식를 대접한다는 것은
워킹맘으로 그렇게 녹록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러니 반찬이 없다는 둥, 맛이 없다는 둥 이런 말로 아내의 성질을 건드리지 말지라.
그저 아침밥 차려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드셔야 할 것이라.
<직장에서 퇴근하면 아내들은 다시 가정에서 집안일로 노동이 시작된다. 집안일은 퇴근이 없다 !>
"아버지, 어머니, 상다리가 뿌러질라고 하네요~ ㅋㅋ 준비많이 했습니다. 많이 드세요."
내가 선수를 치자,
"이 음식 준비하는데, 큰 아들도 거들고, 우리 손주도 거들었지~"
어머니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씀하시자,
"아니오. 이번에는 윤수엄마 혼자 다 했습니다."
울황제가 한마디 하자,
"진짜? 아이고 고생했겠다."
꼭 필요한 음식만 간단하게 했더니 골고루 맛있게 드신다. 그런 모습을 보니 그동안 피로가 확 풀린다.
무쌈을 맛있게 먹는 아가씨도 고맙고,
100가지 반찬이 있어도 생선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아버지를 위한 생선찜이 있어서 아버지도 맛있게 드시고,
간이 딱 들어간 갈비도 인기만점이였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우리는 후식으로 거봉과 복숭아를 먹고 2시 정도에 장성 남창계곡으로 출발했다.
먹고만 가면 의미가 없다. 볼거리까지 함께 제공~
<공원직원인 셀가족과 함께>
1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남창계곡은 막바지 여름을 보내기 위해 많은 인파들로 가득찼다.
주차를 해놓고, 계곡을 따라 산을 오르는데, 산 입구쪽에서 우리셀 가족을 만났다.
약속한 것도 아닌데...이쪽 근무가 항상 있는 것도 아닌데..그것도 시간대를 맞추기도 힘든데
만난 것이다. 이또한 가족이니 서로 마음이 통한 것이겠지. 우리는 텔레파시가 찌르르 통한 것이다.
정말로 반가워~ 이렇게 사진도 찍었다.
두 아들과 함께 산행(근무)을 한 셀가족이다.
남들 다 쉬는 날 근무를 하게 되었으니 두 아들을 데리고 함께 입암산까지 갔다온 것이다.
일석이조인 셈이지.
"엄마, 왜 우리는 꼭 쉬는 날 산에만 가야 돼~"
이제 산에 가는 것이 이골이 났는지, 더운날 땀 흘리며 산에 가는 것에 대해 아들이 한마디 한다.
그럼 그렇지, 올 여름에는 물에서 한번도 제대로 못놀았으니...물이 간절하겠지.
수영을 하고 싶은데, 못한 것이다.
먼저 걸어가 항상 이렇게 멋진 포즈를 잡고 있는 울황제~
나름 귀엽다. 푸하하하
우헤헤헤~ 나름 커플 룩이다.
울셀가족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에 부모님과 아가씨네는 저만치 먼저 올라가셨다.
한참 걸어가니..편백나무가 우거져 있는 쉼터에서 쉬고 계신다.
다들 이곳이 처음이라고 했으니,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을 기억하시겠지.
어라~
먼저 도착한 고모부가 계곡에 내려가 이렇게 신선놀이를 하고 계신다.
원래 무표정이고 말수가 없는 고모부도
사진 찍을테니 웃으라고 강요하자 마지못해 미소를 던져준다.
갓바위 입암산까지 오를 계획인데, 다들 여기가 종착지라도 되는 것처럼
신발을 벗고 계곡으로 들어간다.
"여기서 조금만 쉬다가 다시 산에 오르게요~"
"아이구, 나는 여기에 있을란다."
조금 올랐는데, 어머니는 힘드신듯 여기가 너무 좋다고 여기서 쉬다가 가자고 하신다.
웃으실 때 정말로 해맑으신 울 아버지~
공사가 다망하신 분이라 모임을 하고 있는데도 여기저기서 걸려온 핸드폰을 받으시느라
바쁘시다.
저 다리를 건너서 빨리 산에 올라갔다 와야 하는데...
갈 길이 멀어 자꾸만 저 다리를 보게 된다.
사진 찍기 정말로 싫어하는 큰아가씨도 어쩔수 없이 내 요구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그것도 부부가 같이 좀 앉아서 찍자고 하자, 이것 또한 마지못해 앉아 있는 모습~이다.
블러그를 하면서 사진을 찍는 것은 내 경우에는 일상인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사진 찍는 것이 정말로 싫은 것 같다.
사실, 나도 내 모습 마구 찍힘을 당하면 그리 기분은 좋지 않다. ㅋㅋㅋ
늙어가는 모습을 재차 확인해야 되는 것도 싫고,
사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한다는 것도 마음이 우러나오지 않아 내키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추억이지 않는가.
사진을 보면 그때 그시절이 단박에 떠오르지 않는가.
이런 의미를 생각한다면 그냥 찍자. 아주 즐겁게 말이다.
삼대가 한자리에 모였다.
부모님 사진만 찍기 위해서 포즈를 취해 달라고 하자,
울황제 그틈에 어머니한테 물세례를 준다.
옷 젖는다고 하지 말라며 피하는 어머니가 소녀처럼 예쁘다.
우리 가족들 7명만 계곡에 있고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것이 또 얼마나 좋은지...사진 찍기에 얼마나 편하던지...
이곳이 입수금지 구역은 아니겠지~
우린 산에 오르다가 잠시 쉬고 있을 뿐인데,
다른 사람들은 저 아래 아래 그 계곡에서 열심히 물놀이 하고 있다.
이제 그만~ 철수하자 말하니,
"이번 추석때 제주도 여행가지 말고 여기에서 놀면 정말로 재미겠네~"
처음으로 한마디 던지는 고모부이다.
그만큼 이곳이 좋은지 제일 재미있게 놀고 발도 씻고 오래 앉아 있었다.
우린 또 한참 산을 향해 걸어갔다.
굽이 높은 운동화를 신고 오르신 어머니가 다리가 불편한듯 뒤쳐져 오신다.
은선동 삼거리에 도착하자, 잠시 쉬면서 물을 마셨다.
갓바위까지 1시간 20분이 걸린다는 것을 알고, 다들 여기에서 다시 돌아가자고 한다.
우리가족만 있었다면 갓바위까지 올라갔다가 왔을텐데...
부모님을 생각하니 그럴수가 없었다. 다시 목포로 가셔야 하기에 그리 하자고 했다.
아쉬움을 달래고자 마지막 사진을 찍고~
우린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남창계곡에 오면 꼭 들리는
장성호를 바라보며 맛난 메기탕을 먹기 위해 [호반가든]으로 갔다.
국물 맛이 끝내주는 메기탕을 먹으며 우린 못다한 얘기를 나눴다.
더덕꽃~
산더덕이 아니여서 인지 향기는 별로 없었다.
이름을 알수 없는 신기한 꽃도 호반가든에 피어 있었다.
<책을 읽다가 옥잠화꽃이라는 말이 나와 궁금하던 차 검색을 해보니...
바로 이 꽃이다. 정말로 신기하다. 이제 옥잠화 꽃은 잊지 않으리.>
2011. 08. 29.
오전에는 음식 준비로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오후에는 가족이 함께 웃고 얘기 나누며 즐겁게 보낸 시간이였다.
올 여름의 막바지 더위를 남창계곡의 시원한 물줄기에 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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