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크루즈 선상에서>
시아버지 칠순기념 온가족 제주도 여행~ 출발
부모님 모시고 칠남매 가족들을 합하니 무려 26명~
올해 칠순이 되신 아버지를 비롯하여 가거도의 복덩이 생후 2개월도 안된 하늘이까지~
추석연휴 2박 3일 여행을 떠나기 위해 5개월전부터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여러차례 여행설명회까지~
태풍 꾸랍으로 심상치 않는 날씨에 연휴기간 동안 내리 비가 온다는 예보~
여행을 떠나기 전날까지 아버지께서는 여행을 취소하자고 하시고...
우여곡절도 많았고, 장남인 남편과 나는 사실 힘든점이 참 많았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하나님이 도우사 우린 아주 무사히 잘 다녀왔다.
날씨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로 화창했고
생글생글 복덩이 하늘이까지 아주 잘 견뎌줘서 고마웠다.
토요일 밤, 목포 큰아가씨집에서 하룻밤을 자고 우린(18명) 목포항 국제여객터미널로 갔다.
서울 형제팀(8명)은 비행기를 타고 이미 제주도에 도착한 시간이였다.
명절연휴라 티켓이 없어 새벽행도 겨우 구한 상태,
우린 이제 배로 4시간 동안 갈 것인데...
"오빠, 제주도에 언제 도착해? 지금 제주도에는 비가 오고 난리가 아니야. 숙소도 못 들어가고 어떻게 해?"
새벽에 제주도에 도착한 둘째 아가씨는 큰 오빠한테 애타는 심정으로 전화를 했다.
"우린 오후 1시 정도에 도착할꺼야. 그때까지 힘들어도 참고 즐겨라. 여행이지 않느냐. 밥도 사먹고 목욕도 하고 그래."
크기가 어마어마한 목포-제주도를 오가는 스타 크루즈는 처음 타본다.
우린 단체라 일반실을 예매했는데, 이렇게 가족단위로 객실을 사용할 수 있어서 참 편하고 좋았다.
추석명절이라 그러하겠지만 제주도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정말로 많았다.
여러 국적의 외국인들도 많았다.
제주도~
우리가족이 이렇게 셋이 함께 가는 것은 처음이다. ㅋㅋ
남편은 고등학교 수학여행때 갔고
나는 직장 산악회에서 한라산에 갈때 갔고
아들은 중, 고 수학여행때 두번이다 갔다.
그러니 이렇게 인증샷을 날린만하다.
가거도에 살고 있는 둘째 동서의 늦둥이 하늘이다.
생후 2개월도 안된 이 녀석은 얼마나 똘똘하고 잘 놀던지
정말로 이 녀석이 복덩이다.
혹시나 멀미를 할까봐 나는 멀미약도 미리 먹고 나름 무장을 했다.
객실에 앉아 간식을 준비하면서
"언제 배는 출발하는 거야?"
"엄마, 출발한지 좀 됐는데..."
"정말?"
그만큼 배가 크기에 출발한지도 모를만큼 승선감이 뛰어났다.
<선상에서 조카들 사진도 찍어주고>
이번 여행 동안 맏며느리인 내가 해야 할 일은
비용지출 및 결산, 기념촬영 등 행사기록 이다.
다들 각자의 임무가 주어진만큼 철저히 수행해야 한다.
돈과 카메라와 기록하고자 수첩까지 넣은 무거운 가방을 항상 어깨에 매고 돌아다녔더니
지금 어깨가 뻐근하다.
공무원인 큰 고모부가 선박 및 렌트카 콘도예약 등 중요한 일을 도맡아 하셨다.
이번 여행에서 남편을 도와서 참 많이 고생하셨다.
원래 사진찍는 것 좋아하지 않는데,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나보다.
사진 찍어준다고 하니 이렇게 포즈까지
우리도 이렇게~
멀미하지 않고 잘 돌아다니고 있는 내가 기특했는지 울황제가 배 여기저기 손잡고 구경시켜줬다.
원래 나는 멀미 선수이다. ㅋㅋ
멀리 해양경찰선이 지나가면서 선장님이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셨다.
"추석 멸절 잘 보내시고 좋은 여행 되세요~"
우리 배에서도 다같이 기쁜 마음으로 손을 흔들어줬다.
배가 워낙 커서 전체를 사진 찍는 것은 힘들다.
이렇게 부분 부분 찍을 수 밖에~
이번 여행코스를 보더니
울아들, "엄마 나는 여기도 가봤고 저기도 가봤는데...그럼 나는 세번째 보는 거다."
"아들, 네가 아무리 여기저기 갔어도 인증사진은 하나도 없더라."
"귀찮아서 사진 안 찍었어~"
제주도 여행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는 울아들~
그러나 가족이 함께 한다는 것이 좋고
친척들을 만난다는 것이 좋았다는 울아들~
스타 크루즈 층별 안내이다.
열심히 돌아다녔는데도 못가본 곳이 많다.
로비 라운지에서는 관광객들이 편하게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잠시 후 10시부터 1시간 동안 라이브 콘서트가 있으니 많은 참여바랍니다.
안내 방송이 나오길래 아들 손을 잡고 콘서트장으로 갔다.
필리핀 가수라고 하는 사람이 익히 들어온 가요와 팝을 불렀다.
함께 따라 부르며 1시간 동안 즐거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신나는 음악이 나와도 팔장을 끼고
'어디 네가 얼마나 잘 하나 보자~'
이런 식으로 쳐다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그 흥을 고스란히 느끼며 춤도 추고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문화의 차이를 볼 수 있었고, 즐길 줄 아는 그네들이 멋져보였다.
나와 아들은 열심히 박수치며 어깨도 들썩들썩했다.
나와 아들만 이 콘서트를 보고 다른 16명은 무엇을 했을까...ㅋㅋ
일부는 객실에서 동양화(화투) 그림을 그리고
일부는 선상 카페에서 시원하게 한잔하고
일부는 사진 찍고 놀고 먹고~ ㅎㅎ
전혀 지루하지 않게 4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제주도가 보인다.
제주도에 도착했다.
제주도 이번 여행은 시리즈로 계속 포스팅할 예정이다.
간혹 내 블러그에 들어와서 읽어주는 고마운 우리 가족 형제들(서너명 정도, 전혀 댓글은 달지 않음. ㅋㅋ)을 위해서~
그날의 즐거움을 생생하게 남겨 두고 싶어서
먼훗날에도 이 포스팅을 보면 그날의 기쁨을 고스란히 느끼겠지.
나는 행사기록를 맡았기에~ 지금은 임무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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