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있는 싸움은 행복하여라/도종환
희망이 있는 싸움은 행복하여라
믿음이 있는 싸움은 행복하여라
온 세상이 암울한 어둠뿐일 때도
우리들은 온몸 던져 싸우거늘
희망이 있는 싸움은 진실로 행복하여라
참답게 산다는 것은
참답게 싸운다는 것
빼앗기지 않고 되찾겠다는 것
생명과 양심과 믿음을 이야기할 때도 그러하고
정의와 자유와 진실을 이야기할 때도 그러하니
밀물처럼 달려오는 죽음의 말발굽 소리와
위압의 츱츱한 칼바람에 맞서
끝끝내 물러서지 않는 것도
우리들의 싸움이 지켜야 하는 싸움이기 때문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잃어버리지 않기 위하여
싸우는 싸움이기 때문
그러한 이유로 우리가 살아 있고
살아 있어야 하므로
우리가 싸우는 때문
참답게 싸운다는 것이
참답게 산다는 것이기 때문
희망을 가진 싸움은 얼마나 행복하랴
앞길 전혀 보이지 않는 어둠일 때도
우리들은 암흑과 싸우거늘
빛이 보이는 싸움은 얼마나 행복하랴
새벽을 믿는 싸움은 얼마나 행복하랴
결혼하고 나서 2년 반 만에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떠날때
생후 넉달된 딸아이가 있었다는 도종환 시인.
원자력 병원 바닥에 주저앉아 희망이 없으니까 희망 있는 싸움을
해 보고 싶어서 이 시를 썼다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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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신랑이 많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내 마음도 많이 아프다.
우린 부부동반으로 만나 잘 알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믿기지 않는 거짓말처럼 들렸으나 현실이란다.
세상에 기적은 일어나는 법.
분명 우리모두의 간절한 기도로 이 힘든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꿋꿋하게 일어나리라 믿는다.
그 친구 옆에는 서로 속속들이 알고 있는 우리가 있으니...
분명 힘을 낼 것이고 희망을 잃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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