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한 낙락장송 옆에서...
남들이 다 지나가는 길을 선택하지 않고 조금 옹삭한 숲길을 선택했더니 그림같은 곳이 펼쳐졌다.
아마 이곳을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 많을 것이다. 권사님네보다 철계단을 늦게 올랐기에 우리는 뒤쳐져서 정상을 가게 되었다.
혹시, 권사님네는 정상에 도착했을까? 아니면 힘들다고 한곳에 앉아계실까? 나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고 있었는데,
먼저 정상에 도착했으니 천천히 오라는 장로님의 전화를 받고 놀랐다. 아니 이런 힘든 길을 권사님이 오른거야~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산행 잘 못하시는 분인데, 배드민턴을 몇년째 하고 수영을 시작하더니 몸이 많이 단련되었나보다.
우리는 고고하게 서있는 낙락장송 옆에서 멋진 사진을 찍고 있었다. 오붓하게 둘이 사진을 찍으며 돌아오는 길에 권사님 부부도 함께
사진 찍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천대 정상에는 어찌나 사람들로 북적대던지....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등산객에 비해 정상이 너무 가파르고 넓지 않아 위험했다.
그래도 대둔산의 정상에 올라~ 한바퀴 휘익 둘러보고, 사진 찍으려고 줄서 있는 곳에 우리도 기다렸다가 행복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다.
김치~ 위스키~하면서 이렇게~
사진을 찍고보니 나름 옷을 비슷하게 입고 왔네~ㅋㅋ
지난 무등산 옛길을 가면서 울황제가 나한테...
옷이 어울리고 참 예쁘다, 고 했다.
귀한 분이 선물해준거야~ 이쁘지. 나도 정말로 예뻐서 항상 산에 가면 이 옷을 입게 되네.
산행은 잘 못하면서 옷은 칼라풀하게 잘 입어요~ 그리고 썬그라스까지~
권사님, 원래 그러는 법이예요~ ㅋㅋㅋ
해맑게 웃는 저 모습이 오래오래 가시길...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참 멋진 부부다.
두 사람은 동갑~
여러말이 필요없다. 동갑을 만나면 일단 오래된 벗을 만난 것처럼 마음이 훈훈해진다.
역광이라 인물이 시커맣게 나왔다. 카메라 조작만 잘했어도 더 멋지게 나왔을텐데...
조작하기가 귀찮아서....이리 됐다. ㅎㅎㅎ
그래서 아예 희멀겋게 효과처리했다.
토실토실 통통하구만...
권사님의 노란 바람막이는 왜 내 가방에 걸려있는건지..ㅎㅎ
대포로 찍으면 이 사진 분명 작품인데...
내 카메라가 영 그렇다.
그래서 또 희멀겋게 효과처리했다.
구도 하나는 끝내준다. 한폭의 산수화다.
멋있다는 표현을 격하게 해버렸네~
살리는 말을 사용해야 하는데...ㅎㅎㅎ 멋진 것 중에서 가장 멋지다... ㅋㅋㅋ
우리는 낙락장송 옆에서 사진을 찍고 남들이 모르는 조용한 가운데
점심시간이 되어 김밥을 먹었다. 참치김밥, 매운김밥, 고추김밥 다양하게 준비해 온 김밥을 맛있게 먹고
사과, 귤, 오이, 고구마, 커피를 양지바른 곳에 앉아 맛있게 먹었다.
가을 햇살이 왜그렇게 따사롭고 좋은지...천연자연난방시스템에 온몸을 잘 말리고 데웠다. 몸안에 있는 음지같은 생각과 안좋은 것은 죄다 빠져나갈 것
같았다. 해바라기만 어느 정도 해줘도 우리몸은 건강해진다. 가을햇살이 백만불처럼 느껴졌다.
점심과 간식을 먹고 금강구름다리에 도착했다.
좁은 다리에 사람들이 많아서 독사진 찍기엔 역부족이였다.
그래도....
뒷사람한테는 미안하지만...사진을 찍었다.
단풍으로 온 산이 불타고 있을때는 구름다리도 저런 모습을 하고 있겠지.
다리 아래는 땅이 보이지 않을만큼 정말로 높았다. 아래를 쳐다보면 아찔할 정도이다.
동심바위...기이하다.
무사히 우리는 모든 산행을 마쳤다. 많이 웃기도 하고 농담도 하고 경치좋은 산 구경도 실컷 하고 부자가 따로 없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갖었다.
산행에 동행해준 분들께 감사하고 이 산행이 참 좋기에 기분 좋은 추억을 간직하며 다음 산행을 또 기약한다.
산채비빔밥이나 먹을까? 아니.
저녁 먹기엔 이른 시간이라 우린 집 근처 최근에 발굴한 오색월남쌈 오리샤브샤브 를 먹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조수석에 앉아 열심히 고개운동(?)을 했다. 울황제는 열심히 운전하는데...미안하게시리..
노곤했던지 의자에 앉자마자 졸음이 쏟아졌다. 산행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준 권사님께 고맙고~ 다음엔 국립공원 산행을 가기로 했다.
잠시 정읍휴게소에 들려 따뜻한 원두커피를 마시고 그 곳 공원산책을 한 후 광주로 돌아왔다.
오색 월남쌈~ 오리 샤브샤브~
황금버섯과 야채, 오리~ 생새우 생면~(개운하다)
4인분을 시켰는데, 정말로 푸짐하게 맛나게 먹었다.
나는 2주에 세번을 찾아왔으니 자칭 단골이다.
쥔장 및 서빙하시는 분이 친절하게 잘해주셔서 기분까지 오케이~
뭐 부족한 것 없으시냐 고 틈나는대로 물어봐주시는 센스~
다음에 또 좋은 분을 모시고 이곳을 와야겠다.
눈도 즐겁고 배도 부르고 마음까지 행복한 하루였다.
이 기분으로 한주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서로 밥값을 결재하겠다고 나서는데...이런 모습 우리나라에서만 보여지는
훈훈한 모습니다. 이번 산행에서는 일절 모든 결재를 권사님네가 하셨다.
되려 함께 산행하자고 한 것이 미안할 정도로...
그러니 다음엔 진짜 우리가 섬겨야 할 차례라는 것...잊지 말자.
산행 후 뭉친 종아리를 풀어줘야 한다고 여자들은 대중탕으로 고고~~~ ㅋㅋ
이 음식의 마지막 코스는 [죽] 담백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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